가톨릭 성가 *329번 (미사곡 여섯)
김동출 프란치스코(창원시 남성동성당)
늘 부족한 가톨릭 신자로서 미사에 참여하며 제법 입에 익은 성가가 여러 곡 생겼다. 이제는 악보에 그려진 음표대로 성가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2026년 7월 12일, 연중 제15주일이었던 어제 오전 10시 30분에 시작된 본당 교중미사의 입당송은 프란츠 슈베르트(Franz P. Schubert)가 작곡한 가톨릭 성가 *329번(미사곡 여섯)이었다. 십 년이 넘는 신앙의 길 위에서, 어제 교중미사에서 울려 퍼진 성가 329번은 내 마음 깊은 곳에서 늦가을 산골짜기 고향의 저녁, 수수밭 고랑을 파고드는 부드러운 바람결처럼 다가왔다.
“기쁨이 넘쳐 떨 때 뉘와 함께 나누리…” 성가대의 목소리에 나도 함께 목소리를 얹으니 가슴이 뭉클해지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성당에서 바쁘게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와 차분히 성가 329번의 가사를 음미하며 따라 부르니, 그 안에 담긴 기쁨과 슬픔, 희망과 뉘우침이 부족하고 죄 많은 내 영혼을 감싸 안아 주었다.
성가 329번(미사곡 여섯)은 프란츠 슈베르트의 유명한 독일 미사곡(Deutsche Messe) 중 *Wohin soll ich mich wenden(어디로 가야 하나까)*을 우리말 성가로 편곡한 곡이다. 깊은 성찰과 주님을 향한 갈망이 담긴 아름다운 곡이다. 부족한 내 신앙의 길에서도 어제 교중미사에서 울려 퍼진 성가 329번은 여물지 못한 내 마음 깊은 곳을 흔들어 놓았다.
◎ 1절
기쁨이 넘쳐 떨 때 뉘와 함께 나누리
슬픔이 가득할 때 뉘게 하소연하리
영광의 주 우리에게 기쁨을 주시오니
서러운 눈물 씻고 주님께 나가리
이 성가는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신앙 공동체의 삶과 가톨릭 영성을 담아낸 고백이다.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공동체적 연대성, 세속적 성공이 아닌 하느님의 은총에서 비롯되는 참된 기쁨, 그리고 고통 속에서도 주님께 나아가 위로와 희망을 얻는 믿음을 드러낸다.
◎ 2절
당신이 아니시면 그 누가 빛을 주리
인생은 어둠 속에 길 잃고 방황하리
희망의 주 내 삶의 길 인도하시오니
나 언제나 주 안에서 평화를 누리리
이 노랫말은 하느님을 참된 빛과 희망으로 고백하며, 그분의 인도 안에서 평화를 누리는 신앙의 길을 노래한다. 인간은 스스로 빛을 낼 수 없고, 하느님의 빛 없이는 어둠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그러나 그리스도께서 주시는 은총은 삶의 방향과 희망을 밝혀 주며, 결국 신앙인은 주 안에서 참된 평화를 얻는다.
◎ 3절
부당하오니 영혼 주 앞에 어찌 가리
주께서 살피시면 결백함 있을런가
사랑의 주 우리의 뉘우침 굽어보사
불쌍히 여기시어 받아주옵소서
이 노랫말은 인간이 죄와 나약함을 지닌 존재임을 고백하며, 하느님 앞에서 스스로 의롭다고 주장할 수 없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동시에 사랑의 주님께 진실한 회개를 드리면 자비로 받아주신다는 희망을 드러낸다.
십 년이 넘는 신앙의 길 위에서 다시금 울려 퍼진 성가 329번은 단순한 선율이 아니라, 내 영혼을 감싸 안아 주시는 주님의 목소리였다. 기쁨과 슬픔, 희망과 뉘우침을 모두 품어내는 이 노래는 내 삶의 여정이 곧 하느님께로 향하는 길임을 일깨워 주었다. 성가대와 함께 목소리를 얹으며 느낀 벅찬 감동은, 신앙이란 홀로 걷는 길이 아니라 공동체와 함께 나누는 은총의 길임을 다시금 확인하게 했다.
빛과 희망을 주시는 주님, 자비로 받아주시는 사랑의 주님 앞에 겸손히 서서 부족한 내 삶을 봉헌하며 앞으로도 그분의 평화 안에 머물기를 다짐한다. 성가 329번은 내게 이렇게 속삭인다.
“서러운 눈물 씻고 주님께 나가리.”
그 고백을 내 삶의 기도로 삼아, 오늘도 주님께 나아간다.
https://youtu.be/J0q5O_t1qyQ?si=Y_qnZ6AFGFNU5S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