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중불교의 극대화
불교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지 1600년,
이 땅의 불교도들이 한결같이 기려온
명절날이 음력4월 초파일(4월 8일)이었다.
가까운 사찰이나 집안의 원찰(願刹)을 찾아
불공과 예배를 드리고 등불을 켜며 자신과
집안의 무사태평을 염원하는 것은
지금도 마차 한가지일 것이다.
집에서 먼 곳에 있는 산사(山寺)는 초이렛날
밤에 점등(點燈)하고 집에서 가까이에 있는
도시 근교의 사찰은 초파일 당일 밤에
등불을 켰으며, 제등(提燈)행렬을 하기도
한 것이 4월 초파일을 경축하는 전부였다.
신라와 고려를 풍미한 불교는 국교였기에
우리겨레의 문화 전반이 불교 바로 그것이
었다고 할 수가 있다. 그중에서도
우리민족에게 뿌리 깊은 불교문화의
핵심이며 온 나라 사람들에게 삶의 희망의
날이기도 한 4월 초파일은 세시풍속으로
까지 토착화된 명절날 이기도하다.
그런데 크나큰 명절의 이름이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 없이
‘4월초파일’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
불탄절(佛誕節), 불탄일(佛誕日),
석탄절(釋誕節), 석존강탄절(釋尊降誕節)
등으로 혼란스럽게 부르는 실정이었다.
불탄, 석탄, 석존강탄 등의 어휘와 발음이
이웃종교의 성탄과 비교할 때 같은
한자(漢字)로 된 어휘지만 불교의 경우는
분명 2차적 사고와 해석이 필요한 매우
거북하고 난해한 단어들 이었다.
이러할 즈음에 필자가 동국대학교
부속여자고등학교 법사(法師)로
재직하고 있었다.
좀더 대중성 있고 국민정서에 접근할 수
있는 ‘부처님 탄신일’
용어는 없을까? 하는 생각이 필자에게
풀리지 않는 화두로
자리 잡고 있을 때, 동국대학교 재단 측에서
'초파일' 명칭제정을 부탁 해 왔던 것이다.
늘 생각중이었는데, “부처님 오신날”과
“부처님 나신날”두 명칭을 제출한 것이다.
조계종 총무원 ‘4. 8 봉축준비위원회’에서
심의 결과 불기 2512년부터
4월 초파일(1968. 5. 5) 공식명칭을
“부처님오신날”로 사용키로 확정하고
총무원에서는 전국 각 교구본사와 직할사암
및 신도단체에 공문을 발송하고
4월 초파일을 “부처님오신날”로 통일하여
사용하도록 하기에 이른 것이다.
따라서 모든 불교종단과 불자 및 전 국민이
함께 사용하는 친숙한 용어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이 용어 사용이 계기가 되어, 우리나라 불교
대중화 를, 더욱 극대화 시킬 수 있었다면
더없는 깊은 불은(佛恩)이 될 것이다.
자칫 성탄절에 매몰 당할 뻔한
부처님 탄생일이, 오히려 더욱 신선한 우리말
“부처님오신날”로 승화되어 생활화 된 것을
생각하면 언제나 필자는 감개가
무량할 뿐이다.
붓다는 우주법계에 새롭게 언제나 오신다.
<이원주-불교예술3집-권두논문참조-엠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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