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이번 수시 동국대에 최초합한 정희윤이라고 합니다. 오늘 나온 최초합 결과를 봐서 그런지 얼떨떨하고 믿기지 않네요. 약간 꿈속을 걷는 듯한 느낌? 제 1지망이 동국대여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오늘 정신없이 숙제하다가 확인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 제 후기가 다른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써 내려가 봅니다. 저도 종종 합격 후기를 찾아봤거든요.
저는 2024년 여름특강부터 고도를 다니기 시작했어요. 글을 쓰는 걸 좋아해서 중학교 때부터 글을 끄적이긴 했지만, 고도에 온 건 그때였어요. 들어올 때 제가 글을 잘 쓴다는 자부심에 가득 차 있었는데, 그 글 지금 보면 정말 엉망입니다……. 선생님들께서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던 요소들이 거의 없고, 현실성도 떨어지고……. 학원에서 주어진 시간 안에 글을 쓰다 보면 그런 문제점이 더 잘 드러났어요. 그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면 그런 생각이 드네요.
저는 인물의 욕망을 찾는 것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황으로 만드는 부분이 정말 약했어요. 발전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약한 부분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그 사실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적응할 때 힘들기도 했고요. 내가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발전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고통스러웠지만, 그래야 그 부분을 채울 수 있더라고요.
저는 오늘 40번째 글을 쓰고 있었습니다. 40번만 써도 이렇게 발전하는데 100번째 글을 넘기는 순간에는 얼마나 더 발전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물론 저는 글쓰는 게 좋아서 앞으로도 계속 쓸 거지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니까 고도에서 선생님께서 시키는 대로 과제를 꼬박꼬박해가면 실력은 확실히 느는 것 같아요. 선생님들께서 해주신 피드백이나 조언 떠올리며 글을 쓰다 보니 저도 모르는 새에 늘어 있더라고요.
저는 과제를 할 때마다 인물 만드는 것에 집중했어요. 잘 만들어지든 잘 안 만들어지든 주인공에 대해 고민해봤어요. 물론 아직 완벽하지 않지만, 그래도 인물에 대해 생각하고 쓰니 현실성이 조금씩 생겨 갔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 적용할 수 있게 공간의 제약을 덜 받으면서도 특색있는 직업을 찾으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비시각장애인이 쓰는 글자인 묵자를 점자로 바꾸어주는 점역사 같은 직업을 찾아봤어요. 점자는 아무래도 실생활 많은 곳에 쓰일 수 있으니까요.
동국대에서 시험지를 넘기는 순간 정적이 흘렀어요. 이번 시제에서 정해준 형식에 다들 당황스러워한 것 같았고, 저도 당황했어요. 준비작이 없었다면 더 많이 당황했었을 것 같아요. 다행히도 시제가 제 준비작과 엮기 쉽게 나왔습니다. 준비작이 중요한 이유를 그 순간 알겠더라고요. 주현 쌤이 제 글의 방향을 잡아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제가 갑자기 실기장에서의 이야기를 꺼낸 가장 큰 이유는 포기하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때 저는 30분도 채 안 남았는데 겨우 700자 정도 쓴 상태였습니다. 이야기가 잘 안 풀리니 머리가 어지럽고 호흡이 가빠졌습니다. 동국대에 정말 가고 싶었지만 포기해야 하나 싶었습니다. 그러다 심호흡하고 생각나는 대로 나머지 1300자를 시간 안에 다 썼습니다.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 30초 전에 마무리했습니다. 과장 하나 없이 펜 내려놓고 숨을 들이켜자마자 걷어가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실기장에서 멘탈 잘 부여잡고,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드리고 싶어요. 그때 포기했더라면 이런 기회가 오지 않았을 테니까요.
지금은 이렇게 말하지만 사실 많이 불안했어요. 학종으로 낸 곳도 떨어지고, 내신 성적도 애매하고, 수능 성적도 애매하게 나오면서 불안하더라고요. 더 열심히 할 걸.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으면서도 조금만 더 열심히 할 걸. 그래도 노력이 결실을 맺어서 다행인 것 같아요. 다른 분들도 열심히 노력하셨으니까 꼭 좋은 결과 있을 거에요.
여름방학부터 지금까지. 이 시간동안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다 고도 선생님들 덕분입니다. 주현 쌤, 남숙 쌤, 원장 쌤 감사해요!
첫댓글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