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가 저무는 12월. 오늘은 서산 팔봉산 산행이다. 물같이 흐르는 세월은 연두연두 하던 봄이 엇그제 같은데 벌써 한해를 마무리하며 또 지난 시간에 아쉬움을 갖게한다.
사랑많은 우리 산악회 .. 아침 버스에 올라서니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코끝을 자극한다. 방고문님께서 맛있는 절편 도시락으로 모두에게 행복을 나눠주신다. 여행을 다녀왔다고 빵을 나눠주시는 하회원님. 참 나눔의 기쁨이 배가 되는 따뜻한 아침이다.
가을과 겨울이 몸을 바꾸는 늦가을의 끝자락 . 추수가 끝난 넓은 서해안의 들녁에는 곤포(梱包)사일리지가 마치 공룡알처럼 평화로운 들판을 장식하고 있다. 요즈음 어수선하고 심란한 시국에 불안하기도 하지만 그저 빨리 나라가 안정을 되찾기만을 빌어본다. 답답하고 아프지만 ... 이 또한 지나가리라..
9시50분.팔봉면 양길리 주차장 도착. A팀 1봉~8봉~서태사~ 어송리 주차장. B팀 둘레길~어송리 주차장. 서산 팔봉산은 8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는 361.5m의 아기자기한 암릉산으로 1봉부터 뽀족한 바위틈으로 올라서면 한폭의 수체화같은 서해바다와 갯벌과 농촌풍경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는 조망이 탁 트인 멋진산이다. 비록 해발 361.5m의 낮은 산이지만 4봉까지는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해야한다. 다행히 예전과 달리 테크계단과 철계단이 잘 정비되어 있어 수월하게 가파른 계단을 오르고 울창한 숲길을 지나 큰바위에 올라서서 산아래 펼쳐진 겨울바다 잔잔한 낭만도 싣어보고 신선한 산공기 한모금에 꺼내놓은 달콤한 사과 한조각에 힘내어 걸으며 벼랑에 길게 설치해 놓은 철계단을 올라서니 팔봉산 정상이다. 팔봉산에서 정상인 3봉은 삼면이 석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등산의 재미를 더해준다. 호기심 많은 회장님은 조금 더 어렵게 용굴과 통천문을 통과하며 정상에 오르시겠다고 끙끙~ 힘들었지만 정상에서 바라보는 온사면의 풍경은 한푹의 그림이다. 하얀 눈이 내리지 않는 겨울산행도 이리 아름답구나. 새삼 감탄을 해본다.
천천히 정상 계단을 내려서며 또 암릉4봉과 5봉을 지나니 발밑에서 밟히는 갈잎의 바스락 소리가 떠나는 가을을 더 실감게 한다. 6봉부터는 차츰 기암괴석은 사라지고 ...몇명은 6봉을 슬쩍 건너뛰고 7봉을 거쳐 마지막 원만한 오름인 8봉에 올라선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에 살짝 불어오는 솔바람으로 산행하기 딱 좋은 날씨에 틈틈히 내놓은 간식으로 여유도 있었고 여럿이 함께하는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었다. 특히 지난번 산행때처럼 길을 막는 수북한 낙엽도 없이 잘 정비된 완만한 산길에 올겨울 산행이 오늘만 같았으면 하는 은근한 바램도 해보고... 하산은 길 좋은 서태사로 정했다. 서태사를 지나 길 옆 양지녁에서 겨울바람을 피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화려한 중식과 커피한잔으로 팔븡산 산행을 마무리 한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더 바랄것 없는 오늘 산행이었습니다. 날씨도 참 좋았고요. 여러회원님들이 함께 시끌시끌. 하하. 적당하게 힘도 들고. 먹거리는 끝도없이... 사랑가득한 행복한 우리 산악회 ...
일지도 빠르게 재미 있게 읽었습니다.
빨리도 쓰셨네요. 멋진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팔봉산인데 포근하고 따뜻한 느낌 무척 좋았어요. 은옥샘의 글 보니 행복한 하루였다는 생각에 다시 미소짓게 되네요. 피곤하셨을텐데 멋진 산행기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