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가게 되었다. 매번 시간이 없는 남편이라 ㅠㅠ
오늘은 특별한 약속이 없는 것을 알아서
"오모크 가자."
"거기가 어딘데 ? 아침부터."
"칠곡 다부동 전적비 있는데."
"왜?"
"그냥 시험도 끝났고, 머리도 식히고 눈도 행복을 느끼게."
이번에는 아무말 없이 준비한다. 우와. 아침먹고 10시에 출발
ㅎㅎㅎ
도착해서 바로 2층으로
가연이는 먼저 휘리릭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작품 찾았어'하고는 작품 하나씩 보았다.
"엄마 여기봐 여긴 이렇게 봐야 해. 그림이 다양한 방향으로 되어 있어."
"여기 토끼도 있어. 귀여워. 여기 사람도 재미있는데."
쫑알쫑알 끝도 없이 말하며 보았다.
"엄마 여기는 네모가 크기가 같은거 같은데?"
"그래. 자세히 보면 미세한 차이도 발견하지 않을까?"
"아니 그렇게 작은 차이를 어떻게 발견해. 시력이 좋아도 그건 찾기 어렵지."
그러면서 가까이 가서, 멀리서 보더니
"엄마 그림자가 달라."
"어떻게?"
"방향이 잘 봐."
그러고 보니 그림자의 방향이 다양했다. 둘이 어떻게 다르지 불의 위치를 다르게 하면 또 달라질까 하면서 작품앞에서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욕탕같은데 블라인드가 내려왔어 이야기하면서 두 그림의 틀린 부분찾으며 재미있게 보았다. 다 보이는틀린 그림 찾기였지만 ㅋㅋㅋ
또 <시간의 흐름> 하면서 작품명도 만들어 보았다.
"엄마 이 그림이 마음에 들어."
호랑이가 너무 귀엽고 재미있어서라는 이유로...
큰 고양이 하면서 ㅋㅋㅋ
너무 귀여운 그림.
아이들이 벽이나 땅에 그림을 그리고 놀았던 흔적이란다.
얼마전 안동 줄불놀이 갔을때 돌맹이 주워서 바닥에 글자만들고 그림그리고 놀았던 거랑 같다면서 추억까지 말해주며 종알거리는 모습이 귀여웠다. 그러면서 가자고 하면 입이 밖으로 나오면서 도착해서 그림보면 입이 계속 쫑알쫑알 ㅎㅎㅎ
그림을 보면서 착각 했다고 어떤 부분인지 하나씩 가르키면서
설명해주었다. 무슨 착각인지 듣고 어떻게 착각 할 수 있냐고 하고 웃었더니
"그럴수도 있지. 그걸 가지고 웃어. 흥"
아래에서 보더니 년도랑 그림이 있다며 웃부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왜 이 그림만 이렇게 했을까 하며 물음을 달았다.
3층의 입구
들어가자 마자 눈에 들어온 그림
어떻게 만들었을까 궁금해서 상상해보았다. 추측이 맞았지만 장지를 여러겹 붙여서 했다는 말에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장지는 한 장만 생각하는 일반인이라 ㅠㅠㅠ
그림을 보고 전혀 다르게 생각한 모녀
"폭포 같지!"
"어떻게?"
"여기는 물이 내리는 곳. 폭포를 위에서 다른 위치에서 본 그림."
"어 난 아닌데"
"그럼 뭔데?"
"새"
그러면서 부리는 여기 날개는 머리는 하며 설명해주는데 듣고 보니 그렇게도 보여서 많이 웃었다.
또 시선을 잡은 그림
작가님이 이렇게 그린 것이냐 배치도 이렇게 하신것이냐고 물었더니 작품의 배치는 갤러리오모크에서 한다는 말씀에 작품 배치의 느낌에 감탄했다.
만약 이 그림이 벽에 걸려있다면 혹은 옆에 다른 그림이 있다면 어떤 느낌일까 상상하니 그림의 느낌이 많이 떨어졌을 것 같다.
그 느낌은 직접 가서 보셔야 할 듯 하하하
이 작품과 아래 작품이 같은 화가의 작품이라는 말에 놀랐다.
다른 분의 작품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작가를 상상해보았다. 한 붓으로 그린 느낌이여서 어떤 색으로 어떤 방향으로 그릴지 물감의 흘러내림의 우연성까지 고려해서 그림을 그린다면 모든 구상이 머리속에 들어 있어야 가능한 것인데 궁금한 화가분이 되었다.
사진으로 찍어서 그림을 본 느낌이 많이 반감되었다.
발테 벤야민의 아우라가 떠오르면서 사진, 미디어 등이 발달되어서 다양한 방법으로 볼 수 있지만 본연의 아우라는 따라 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그림은 더욱...
금으로 그린 그림도 있었는데 폰의 이상인지 분명 소리가 났는데 없어졌다. 아 이런 일이 ㅠㅠㅠ
그림을 보면서 가연이와 어떤 것을 그린 것 같은지 어떤 그림이 좋은지 검은 색인데 무서운 느낌이 아니라 포근한 느낌이다라고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속에서 역시 우리는 다르구나를 느꼈다. 같은 작가의 그림에서도 좋아하는 그림이, 같은 그림을 보고도 어떤 것을 그렸을까 상상해 보는데도 전혀 다른 이야기 하하하
이렇게 즐겁고 재미있는 그림으로의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