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비해 그래도 조금은 매실 작황이 나아서 둘째 동생과 둘이 힘을 합쳐 약간의 매실이나마 수확해서 6월 초에 매실청을 담궜다. 매실이 열리지 않아서 벌을 키우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예년 같았으면 하늘이 안 보일 정도로 매실이 달리고 친지들과 나누었을 텐데 형제 간 나누기도 빠듯하다.
매실을 나눠 각자가 매실을 담갔으니 매실 발효액이 만들어질 것이다. 나는 농막 뒤 토굴 속에서 매실을 발효시키고 있다.
두 며느리들에게 나누어 줄 정도는 될 것 같다.
그로부터 20여 일이 지나자 익은 매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익지 않은 매실이나 잎의 색깔이 모두 녹색이어서 눈에 잘 띄지 않더니 이파리 사이로 노란 매실이 제법 보인다. 잘 익은 매실을 먹어 보니 별로 시지도 않다. 신맛을 즐기는 사람들은 즐겨 먹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되는 정도이다.
그냥 두면 곧 썩어버릴 게 뻔해서 발효식초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이니 깨어지거나 상처가 난 매실이 많다. 아침마다 매화나무 아래로 가서 익은 매실을 주운 다음 식초를 담갔다.
매실을 씻고, 물기를 뺀 다음 항아리에 담고 설탕과 효모를 넣고 막걸리를 부었다. 막걸리와 효모는 처음에만 넣고 추가로 매실을 주워서 재울 때에는 설탕만 추가했다. 대략 매실 10에 막걸리 1, 설탕 2 정도의 비율로 투입한 것이다. 막걸리와 효모 대신 누룩을 넣어도 식초가 된다.
날이 덥다. 시작된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인데 덥고 후덥지근한 날이다. 아침에 예초기 돌려 풀 베고, 동부 콩 좀 땄는데 땀 투성이다. 아니 땀띠가 난다.
모자 쓰고 두건까지 두른 내 모습 사진 올리니 산신령, 노가다, 의적 일지매, 원장 수녀 같다는 댓글이 달린다.
황장군은 잔차 손보려 오랜 만에 북행이다.
탄천을 따라 수내교, 잔차점을 도려 수원성으로 회군이다. 도장군은 양재 시민의 숲 입구까지 페달 밟는다. 하장군은 찬민군 부인상 문상을 위해 잔차를 끌고 성모병원 가고, 도와 돌, 쇠장군도 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