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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8]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흰 눈이 쌓인 산록(山麓)의 바람 소리가 시리다. 그것은 바로 사형 집행장에서의 일임에 틀림없다. 나는 권총 사격에 몇 점, 카빈에 몇 점, 엠원 소총에는 몇 점 하는 명사수의 하나로, 나의 소속 부대에서도 알려져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이 이 사형 집행의 사수로 지명될 줄은 몰랐다. 또 그렇게 달갑지도 않은 일이다. 더욱이 일단 지명된 이상에는 피해 낼 도리가 없다. 아무도 이런 일을 선두에 서서 하겠다고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그것도 전기 장치로 된 집행장에서 단추 하나를 누르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계가 스스로 모든 일을 처리하여 주는 경우라면 몰라도, 이런 경우는 따분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그렇지 않아도 나는 전에 형무소에서 사형을 집행하는 관리들의 고역을 상상해 본 일이 있다. 그럴 때마다 소름이 끼쳐 그런 일을 어떤 불우한 사람들이 직업으로 삼고 맡아 할 것인가 하고 동정했던 것이다. 사실 그 경우의 죽는 사람과 죽이는 사람 사이에는, 개인적으로 생명을 여탈(與奪)할 하등의 이해관계가 없는 것이 거의 전부의 경우이기에…….
지금 나의 경우는 약간 다르다. ㉠B가 오늘 집행되는 수형(受刑)의 당사자라는 것을 알았을 때 나는 순간 — 그것은 참말 계량할 수 없는 눈 깜짝할 찰나였지만 — 복수의 만족감 같은 회심의 미소를 지을 뻔했던 것이다. B의 얼굴에 겹쳐 경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러나 그것들이 다 어릴 때부터의 벗이던 순진하고 아름다운 정에 얽매인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언젠가 가족 동반 에서 만난 당황하는 표정들이 점점 혐오를 느끼게 하던 그런 모습들인 것이다.
나는 눈을 떴다.
십 미터의 거리. 전방에는 B가 서 있다. 목사의 기도는 끝났다. 유언(遺言)이 없느냐고 물었다. B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내 앞에서 졌다고 항복한 일이 없는 B다. 그렇게 서로 대결이 되는 경우는 늘 내가 양보 하는 위치에 서게 되었었다. 오늘도 이 숨가쁜 마지막 고비에서, B의 목숨을 앞에 놓고 B와 나는 여기 우리 둘이 한 번도 같이 와 본 적이 없는 눈 덮인 산골짜기에서 이렇게 대결하고 있는 것이다. 나를 알아보는 B의 눈은 조금도 경악의 표정은 없다. 일체의 체념이 나까지도 안중 에 없게 하는가 보다. 그러면 나는 벌써 이 마지막 순간에도 이미 B에게 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내가 이 자리에 사수로 나타나지만 않았다면 B는 무슨 말이든 한 마디 남겼을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경희에게만은 무슨 마지막 당부의 한 마디를 전하여 주고 파했을 것이 아닌가.
다섯 명의 사수는 일렬로 같은 간격을 두고 나란히 횡대로 늘어섰다. B의 손은 묶인 대로이다. 그의 눈은 검은 천으로 가리어졌다. 왼쪽 가슴 심장 위에 붙인 빨간 헝겊의 표지가 햇빛에 반사되어 더 또렷하다. 헛기침 소리 이외에는 아무의 입에서도 말 이 없다. 다만 몸들의 움직임이 있을 뿐이다.
㉡B가 이적적인 모반(謀反) 혐의로 구속되었다는 신문 보도를 본 얼마 후 나는 B의 집으로 경희를 찾아갔다. 이 근래의 B의 의식 상태에는 약간의 이상적인 징조가 나타나 발작적인 행동이 집 안에서도 거듭되었다는 사실은 이날 들은 이야기다. B는 나의 절친한 친구의 한 사람이었다고 나는 지금도 그 생각은 버리지 않는다. 그와의 개인적인 대결이 치열할수록 나는 그를 잊어 본 적이 없다. 내 삼십 년의 지나온 세월에 있어서 B는 내 마음속에 새겨진 가장 오랜 친구였고, 접촉된 시간도 가장 긴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와 그는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사귀어 왔다. 다만 경희의 경우를 비롯한 몇 고비의 치열한 대결은 B와 나의 의식적인 적대 행위가 아니라, 환경적인 조건이 주어진 불가피한 운명 같은 것이 더 컸다고 나는 생각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아끼던, 아니 현재도 아끼고 있는 유일한 친구이고, 그와의 어쩔 수 없는 대결이 거세면 거셀수록 그에 대한 관심이 더 강력하게 작용했던 만큼, ㉢그의 혐의를 받는 죄상에 대한 내막은 이 이상 더 소상하게 늘어놓고 싶지는 않다.
나를 만난 경희는 시종 울기만 하였다. 그것은 오랫동안 떨어 졌다가 만난 육친의 애정 같은 것이어서 그 자리에서는 그와 나 사이에 아무런 장벽도 없는 것만 같았다. ㉣경희는 남편인 B의 구출 문제보다도 나에 대한 자신의 변명 같은 호소로 일관하였다. 사변 통에 나의 행방은 알 길이 없었고, 수복 후에 우연히 만난 것이 나와 자기와의 과거를 가장 잘 아는 B였기에, 나의 생사에 대한 수소문을 서두르는 사이에 나의 소식은 묘연했고, B와의 결혼이 정식으로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나로서는 지금이라도 경희가 B를 버리고 나의 품으로 뛰어오겠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애정의 여신(餘燼) 이나 아량이 없는 바도 아니었지마는, 몇 번이고 죽음에 직면했던 나로서, 경희의 행방에 대한 관심에 얼마 동안 적극적이 되지 못하였던 나 자신에 대한 자책이, 이제야 더 욱 거세게 싹터 나로 하여금 아무의 힐난(詰難)도 못 하게 만들었고, 오히려 경희에 대한 미안한 생각으로 가슴이 뿌듯해지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때는 늦었다. ㉤B의 구명 운동이 우리 둘의 긴급한 일로 당면될 뿐이었다.
- 전광용, 「사수」 -
✽여신: 타고 남은 불기운.
34. 윗글의 서술상 특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인물들의 대화를 직접 제시하여 현장감을 살리고 있다.
② 서술자가 자신의 내면 심리를 주관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③ 부차적 인물들의 다양한 시각에 입각하여 사건을 입체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④ 시간에 따라 바뀐 공간적 배경을 섬세하게 묘사하여 인물들의 복잡한 내면 심리를 암시하고 있다.
⑤ 상이한 공간에서 동시에 전개되는 두 사건을 교차시켜 제시하면서 긴박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35.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 ‘나’가 과거에 B에 대해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음을 암시한다.
② ㉡: B가 어떤 연유로 현재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를 알려 준다.
③ ㉢: B의 과거 행적에 대해 현재 서술한 것 이상으로 ‘나’가 더 소상하게 알고 있음을 암시한다.
④ ㉣: 경희가 ‘나’와의 재결합을 위하여 과거의 행적을 왜곡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
⑤ ㉤: ‘나’와 경희는 B를 구명하기 위해 모종의 방안을 모색했을 것임을 암시한다.
36. 양보, 체념, 아량을 중심으로 윗글을 이해한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나’는 사형 집행장에서 B가 ‘체념’한 것을 ‘나’에 대한 항복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② ‘나’는 다른 대결과 달리 경희와 B의 결혼에 대해서는 ‘양보’가 아니라 정당한 대결에서 패배한 결과로 간주하고 있다.
③ ‘나’가 경희에게 ‘아량’을 베풀 용의가 있다고 한 데는 경희를 적극적으로 찾지 못한 데서 오는 미안한 마음이 깔려 있다.
④ ‘나’가 사형을 앞둔 B의 ‘체념’을 근거로 자신의 패배를 예감한 것은, 과거의 대결에서도 항상 B의 ‘체념’때문에 ‘양보’를 했었기 때문이다.
⑤ ‘나’는 B가 경희와 결혼한 것을 ‘나’에 대한 의식적인 적대 행위의 결과로 보고, 사형장에서는 B의 ‘양보’를 얻어 냄으로써 이에 대해 복수하고자 했다.
37.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3점]
<보기>
「사수」에서 묘사된 사형장의 대결은 ‘ 나 ’와 B가 어린 시절부터 벌여 온, 운명적이면서도 소모적인 대결의 연장선상에 있다. 다음의 ㉮와 ㉯는 어린 시절에 있었던 대표적인 대결이다.
㉮ 수업 시간에 선생님으로부터 서로의 뺨을 때리는 벌을 받게 되었을 때, 처음에는 서로 때리는 흉내만 내다가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 B가 ‘ 나 ’를 세게 때리기 시작하여, 서로 감정이 격 해져서 서로 더 세게 때렸고 결국 ‘ 나 ’의 코피가 터지면서 마무리되었음.
㉯ ‘나’와 ‘경희’가 서로 호감을 가지고 있을 때, B의 제안으로 사격에서 진 사람이 경희를 양보하기로 하고 벌인 공기총 시 합에서 ‘나’가 이기기는 했으나, ‘나’는 B의 오발로 인해 오른 쪽 귓불이 찢어짐.
① ㉮의 대결은 선생님이라는 인물에 의해, 사형장의 대결은 우연히 주어진 상황에 의해 촉발되는군.
② ㉮에서는 B의 태도 변화로 인해, 사형장의 대결에서는 ‘나’의 도발적인 행동으로 인해 대립이 심화되는군.
③ ㉯는 경희를 차지하려고 하는 목표를 앞세운 대결인 데 비해, 사형장의 대결은 뚜렷한 목표가 없이 이루어진 대결이군.
④ ㉮와 ㉯에서와 달리, 사형장의 대결은 동등하지 않은 조건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운명에 의한 대립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장면이겠군.
⑤ ㉮와 ㉯에서와 마찬가지로, 사형장의 대결은 당사자들이 모두 결국에는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모적인 대결이라 할 수 있겠군.
38. ⓐ에 해당하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만시지탄(晩時之歎) ② 망양지탄(亡羊之歎)
③ 맥수지탄(麥秀之歎) ④ 비육지탄(髀肉之歎)
⑤ 풍수지탄(風樹之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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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8]현대 소설
전광용, 「사수」
http://commentary.tistory.com/274
http://blog.naver.com/kls12/110181392648
http://blog.naver.com/acupofcaffe/220077102990
http://blog.naver.com/haenyv/220224917143
해제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두 인물의 미묘한 경쟁 심리를 그려낸 작품으로서 1959년에 발표되었다. ‘나’가 친구인 B를 처형하는 사수가 되어 사형을 집행하고 나서 그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외세에 의해 이루어진 민족 분단의 비극을 우의적으로 그린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주제 외부적 힘에 의해 이루어지는 운명적인 대결 의식
전체 줄거리 모반 혐의로 사형 집행장에 선 B를 사수로서 처형한 ‘나’는 B에 대한 패배감이 들면서 과거를 회상한다. 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선생님으로부터 서로의 뺨을 때리는 벌을 받았던 일, 경희를 차지하기 위해 공기총 쏘기 대결을 벌였던 일, 6·25 전쟁으로 셋이다 헤어지지만 B의 계략으로 경희가 B와 결혼한 일 등을 겪으면서 ‘나’는 B에 대해 패배감을 느낀다. B는 이적 행위로 구속되고 ‘나’는 B의 사형 집행을 맡은 사수가 되는데 다른 사수들이 쏜 총에 B가 쓰러진 뒤 ‘나’도 B에 대한 패배감으로 총을 쏘지만 결국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34 서술상 특징 파악 답 ②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② 확인 내면 심리, 주관적으로 묘사
1인칭 시점에서 서술자인 ‘나’의 주관적 시각으로 자신의 내면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대화를 직접 제시
‘나’의 목소리로 상황이 서술되고 있을 뿐 대화를 직접 제시하고 있는 부분은 나타나 있지 않다.
③ 확인 부차적 인물들의 다양한 시각
‘나’가 자신의 시점에서 경희와 B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부차적 인물들이 다양하지도 않고, 경희를 부차적 인물로 보더라도 경희의 시각에 입각해서 서술하는 대목은 보이지 않는다.
④ 확인 내면 심리를 암시
사형 집행장의 풍경에 대한 묘사가 약간 나타나 있지만 인물들의 내면 심리를 암시하고 있지는 않으며, 시간에 따라 공간적 배경이 바뀌지도 않았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는 공간에 대한 묘사가 나타나지 않는다.
⑤ 확인 동시에 전개되는 두 사건
B의 사형 집행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건이고, ‘나’가 경희를 찾아간 사건 등은 과거의 일로서, 동시에 전개되는 사건들이 아니다.
35 구절의 의미 파악 답 ④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④ 확인 재결합을 위하여 과거의 행적을 왜곡
경희는 사변 통에 ‘나’의 행방이 묘연해진 사이 B와 결혼하게 된 정황을 설명하며 스스로를 변명하고 있다. 이는 ‘나’에 대한 경희의 미안함이 드러난 것일 뿐, 경희가 ‘나’와 재결합하기 위해 과거의 행적을 왜곡하였다는 진술은 적절하지 않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패배감
‘나’는 자신이 사형을 집행하는 대상이 B라는 것을 알게 된 순 간 잠깐이지만 ‘복수의 만족감 같은 회심의 미소’를 지을 뻔했는데, 이를 통해 평소 ‘나’가 B에게 패배감을 느끼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② 확인 B가 어떤 연유로 현재와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의 내용을 통해 B의 구체적인 죄목이 ‘이적적인 모반 혐의’임을 알 수 있고, 이로 인해 현재 사형 집행장에 끌려와 있음을 알 수 있다.
③ 확인 서술한 것 이상
㉢의 내용을 통해 ‘나’가 B의 죄상에 대한 내막을 더 자세히 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⑤ 확인 B를 구명하기 위해 모종의 방안을 모색
‘나’는 B가 구속되었다는 신문 보도를 본 후 B의 집으로 경희를 찾아갔다. 이는 B의 구출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것이며, ㉤의 내용을 통해 B의 구명을 긴급한 일로 여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나’와 경희가 B를 구명하기 위해 어떤 방안을 모색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36 인물의 태도 파악 답 ③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③ 확인 미안한 마음
‘아량’은 너그럽고 속이 깊은 마음씨를 뜻하므로, ‘나’가 경희를 받아들일 아량이 있다고 한 것은 경희가 자신에게 어떤 잘 못을 저질렀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문의 마지막 부분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경희의 행방에 대한 관심에 적극적이지 못했던 점에 대해 자책을 느낀다고 한 데는 경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깔려 있다. 따라서 경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상쇄시키기 위해 그런 아량을 베풀 용의가 있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항복의 뜻
‘나’가 B의 체념을 확인하고 B에게 지고 있다고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아, ‘항복’의 의미가 아니라 오히려 대결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② 확인 패배한 결과
서로 대결이 되는 경우 늘 ‘나’가 양보하는 위치에 있었다고 한 점으로 보아, 경희와 B의 결혼 또한 ‘나’의 양보로 간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④ 확인 B의 ‘체념’
과거의 몇 차례의 대결에서 항상 B에게 양보를 한 것은 사실일 수 있으나, 경희와 B의 결혼만 고려해 보더라도 이를 B의 체념 때문인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⑤ 확인 적대 행위의 결과, 복수
‘나’는 과거를 회상하면서 경희의 경우를 비롯한 몇 고비의 치열한 대결은 의식적인 적대 행위가 아니라 환경적인 조건이 주어진 불가피한 운명 같은 것이 더 컸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37 외적 준거에 따른 작품 감상 답 ②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② 확인 ‘나’의 도발적인 행동
㉮에서 비록 선생님의 지시가 있었다 하더라도 B가 태도 변화를 일으켜 ‘나’를 더 세게 때린 것은 사실이므로, 태도 변화로 인한 대립의 심화는 적절한 판단이다. 그러나 사형장에서 ‘나’의 도발적인 행동은 나타나지 않는다. 참고로, 실제 작품에서는 ‘나’가 사격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뒤늦게 총을 쏘면 서 기절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① 확인 선생님이라는 인물, 우연히 주어진 상황
㉮에서는 선생님에 의해 ‘나’와 B의 대결이 촉발되고 지속되지만, 사형장에서의 대결은 사형 집행인과 사형수의 관계로 우연히 만나는 데서 시작된다. 그 대결이 비록 ‘나’의 눈을 통해 해석된 것이어서 ‘나’의 일방적인 인식의 소산이라 하더라도, 우연히 주어진 상황에 의해 촉발되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③ 확인 뚜렷한 목표가 없이
㉯에서는 경희를 목표로 삼고 대결이 이루어지는 데 비해, 사형장에서의 대결은 우연히 사형 집행인과 사형수의 관계로 만나서 이루어지는 대결이므로 뚜렷한 목표가 있을 수 없다.
④ 확인 동등하지 않은 조건
사형장에서 사형수와 사형 집행인의 대결 조건이 동등할 수도 없고, 심지어 이를 대결이라 하기에도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 따라서 ‘나’가 이를 대결이라고 했을 때는, 실질적인 대결 이라기보다는 우연히 주어진 운명에 의한 대결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고자 하는 의도의 소산으로 볼 수 있다.
⑤ 확인 당사자들이 모두 결국에는 피해자
㉮와 ㉯ 모두에서 표면적으로는 승자가 있지만 그 승자는 동시에 피해자이기도 하다. 사형장에서의 대결 또한 한 사람은 목숨을 잃고 또 한 사람은 친구를 쏘았다는 죄책감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두 인물 모두 피해를 입는 소모적인 대결이라 할 수 있다.
38 한자 성어의 적용 답 ①
| 정답이 정답인 이유 |
① 확인 만시지탄(晩時之歎)
‘만시지탄’은 ‘시기에 늦어 기회를 놓쳤음을 안타까워하는 탄식.’을 뜻하는 말로, 과거의 일을 돌이키기에는 이미 늦은 때 였다는 ⓐ의 상황에 적절하다.
| 오답이 오답인 이유 |
② 확인 망양지탄(亡羊之歎)
‘망양지탄’은 ‘갈림길이 매우 많아 잃어버린 양을 찾을 길이 없음을 탄식함.’을 뜻하는 말로, 학문의 길이 여러 갈래여서 한 갈래의 진리도 얻기 어려움을 이르는 말이다.
③ 확인 맥수지탄(麥秀之歎)
‘맥수지탄’은 ‘고국의 멸망을 한탄함.’을 뜻하는 말이다.
④ 확인 비육지탄(髀肉之歎)
‘비육지탄’은 ‘재능을 발휘할 때를 얻지 못하여 헛되이 세월만 보내는 것을 한탄함.’을 뜻하는 말이다.
⑤ 확인 풍수지탄(風樹之歎)
‘풍수지탄’은 ‘효도를 다하지 못한 채 어버이를 여읜 자식의 슬픔.’을 뜻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