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이하는 제주에서 새해 새봄을 여는 전통 민속의례 ‘탐라국 입춘굿’이 펼쳐진다. 제주도는 제주민예총이 주최·주관하는 ‘2026 병오년 탐라국 입춘굿’이 2월 2일부터 4일까지 제주목 관아지를 중심으로 도내 일원에서 열린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입춘굿은 4개 분야, 총 21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제주의 새해와 새봄을 알리는 공동체 축제로 운영된다. 행사 기간 동안 소원지 쓰기, 굿청 열명 올리기, 굿청 기원차롱 올리기 등 입춘 맞이 참여형 프로그램이 상시 진행된다. 굿청 열명 올림은 가족 이름이나 상호명을 굿청에 올리면 심방이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1년의 행운과 평안을 비는 의식이며, 기원차롱 올리기는 쌀과 과일을 담은 차롱을 신에게 올려 무사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절차다.
첫날인 2월 2일에는 액운을 없애고 한 해의 무사 안녕을 비는 춘경문굿이 도내 주요 관공서와 지역 곳곳에서 열린다. 이어 새봄맞이 거리굿과 함께 자청비 여신에게 풍농을 기원하는 세경제, 나무로 만든 소를 모시는 낭쉐코사, 액운을 쫓고 풍요를 비는 사리살성, 관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신명풀이가 이어진다.
둘째 날인 3일에는 입춘 기행 프로그램과 함께 수명과 건강을 관장하는 칠성신에게 평안을 비는 칠성비념, 입춘 휘호 퍼포먼스, 공연 마당이 마련된다. 입춘일인 4일에는 초감제를 시작으로 자청비놀이, 말놀이와 세경놀이, 입춘굿 탈놀이, 입춘 대동굿이 이어지며 축제의 절정을 이룬다.
올해는 전통적으로 생명력과 풍농을 상징하는 용비늘 문양을 낭쉐에 적용해 농경제의 의미를 강화했다. 또한 제주시 원도심에서 열리는 입춘성안기행과 함께 ‘서귀포의 신성을 찾아’라는 신규 기행 프로그램을 선보여 행사 무대를 제주 전역으로 확대했다.
탐라국 입춘굿은 신구간이 끝나고 새로운 신들이 좌정하는 입춘에 민·관·무가 함께 한 해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던 제주 고유의 공동체 의례로, 탐라국 시대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제강점기 문화 말살 정책으로 단절됐다가 1999년 복원됐으며, 이후 매년 열리며 제주의 대표 민속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 축제는 2024년과 2025년 2년 연속 제주도 최우수 축제로 선정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