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찬』(작사 김병걸, 작곡 이호섭)은 1992년 발매된 「편승엽」
제1집 정규 앨범 앨범 타이틀 곡입니다.
'작사가 김병걸' 은 시인(詩人)으로 문단(文壇)에서 먼저 펜을 든
그는 순수 시(詩)보다는 대중가요 가사(歌詞)에 더 큰 매력을 느끼고,
어느 날 부터 인가 전문 작사가로 가요계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가요계에서 그의 별명은 '마당발'이라고 합니다.
「편승엽」의 무명 탈출 작품 『찬찬찬』 이 만들어진 사연을 들어보면
코메디 처럼 우스운 동기(動機)가 있습니다.
아버지의 반대 때문에 가수로서 활동이 여의치 않았던 「편승엽」은
‘서울 민들레’ 란 노래로 겨우 가요계에 명함을 내밀고 활동 중
이었습니다.
그럴듯한 히트작 하나 찾기 위해 동분서주(東奔西走)하던 「편승엽」은
운 좋게도 '김병걸'과 만나게 되었는데, 그는 무명 가수를 인기 가수가
되도록 만드는 신묘한 재주가 있는 '작사가' 였습니다.
완성된 곡의 악보를 건네받고 '멜로디'에다 가사(歌詞)를 붙이는 작업을
하던 그는 벌써 며칠 째 끙끙 앓고 있었죠. 그럴듯한 테마가 영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었죠.
그 날 따라 아파트 창 밖으로 희미하게 비치는 가로등 불빛 속으로 쏟아
지는 빗물이 어느 여인의 눈물처럼 보였다고 합니다.
시장기를 느낀 그는 '야참'을 먹기 위해 챙기던 식기(食器)가 실수로
떨어지면서 순간, 거기에서 "테마" 를 잡았습니다.
손에서 놓친 식기가 싱크대에 부딪치면서 "쨍" 소리를 내며 깨졌습니다.
'쨍쨍쨍’이 노래 제목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생각 끝에 우선 제목을
『찬찬찬』으로 정했습니다. 리듬이 경쾌한 곡이기 때문에 가벼운 노랫말로
시작된 이 가사(歌詞)는 "식기(食器)가 술잔"으로 바뀌고 ‘쨍쨍쨍’이
『찬찬찬』으로 바뀌었습니다.
남녀노소(男女老少) 누구랄 것도 없이 따라 부르고 애주가(愛酒家)들의
권주가(勸酒歌)로 사랑 받던 「편승엽」의 노래 『찬찬찬』의 탄생 비화
(秘話)입니다. “주루룩 주루룩 주루룩 밤새워 내리는 빗물”, 그날 따라
'김병걸 작사가' 의 아파트 창 밖으로 비는 밤새워 그렇게 내리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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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그라스에 빨간 립스틱
음악에 묻혀 굳어버린
밤 깊은 카페의 여인
가녀린 어깨 위로 슬픔이
연기처럼 피어오를 때
사랑을 느끼면서 다가선 나를 향해
웃음을 던지면서
술잔을 부딪히며 찬찬찬
그러나 마음 줄 수 없다는 그 말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그 말
쓸쓸히 창밖을 보니
주루룩 주루룩 주루룩 주루룩
밤새워 내리는 빗물
노란 스탠드에 빨간 립스틱
그 누굴 찾아 여기 왔나
밤 깊은 카페의 여인
가녀린 어깨위로 슬픔이
연기처럼 피어 오를 때
사랑을 느끼면서
다가선 나를 향해
웃음을 던지면서
술잔을 부딪히며 찬찬찬
그러나 마음 줄 수 없다는 그 말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그 말
쓸쓸히 창밖을 보니
주루룩 주루룩 주루룩 주루룩
밤새워 내리는 빗물
밤새워 내리는 빗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