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로노이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연구개발 전문기업으로, 신약 후보물질을 전기임상(임상 1상, 2a) 이전에 기술이전(License-Out, L/O)하는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보로노이는 장 마감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제출한 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VRN11′의 미국 임상1a상 계획을 자진 취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앞서 지난달 20일 보로노이는 FDA에 임상시험을 신청했다는 소식에 당시 4만6550원이던 이 회사 주가는 이달 12일 8만200원까지 72.29% 치솟았습니다.
하지만 해당 공시가 나오고 주가는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일각에서 보로노이의 '임상 시험 자진 취하'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공시가 나온 당일 기타법인, 연기금, 외국인, 기관 등이 전부 주식을 매도했다는 것입니다.
이달 들어 12일까지 기타법인은 28억원 순매도였는데 처분 물량을 더 늘렸고, 연기금은 1억원 순매수였는데 ‘팔자’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외국인도 1~12일 83억원 순매수에서 15일 54억원 순매도로 핸들을 꺾어버린 것입니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주식을 공시가 나온 당일 118억원 규모를 사들였습니다.
이를 두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장 마감 이후에 공시가 나올 것을 알고서 기관, 기타법인, 외국인, 연기금이 주식을 매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이 나오는 이유는 '장 마감 후 나오는 공시'는 통상 장 중 한국거래소에 공시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찰나의 틈을 노린 기업의 내부자가 공시 내용을 밖으로 유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한 상장사의 공시 담당자는 “오후 2~3시쯤 거래소로 공시안을 보내면 확인 작업을 거쳐 장 마감 후 공시되는 식인데, 어느 단계에선가 정보가 빠져나가 투자자들이 알음알음 먼저 아는 경우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내부자는 정보를 넘겨 따로 뒷돈을 챙기거나, 자신이 주식을 직접 매도하여 차익을 챙기기도 합니다.
이에 일부 개인투자자들은 미공개 정보 이용(내부자 거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다만 문제는 정보 전달 경로가 불명확할 때가 많고 입증도 어렵기에 제대로 조사가 이루어지기는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거래소 시장감시본부는 선행매매 의혹이 있는 종목을 자체 프로세스를 거쳐 점검하고, 외부로는 결과만 공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