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고향에 있던 \'기산봉과 영수정\' 어릴 땐 그곳이 가장 높고 깊은 곳이었는데 어느 지점에선가 너를 빼앗아 간 계룡산의 위엄에 약간은 기가 죽었을 때도 있었지. 산! 산이 좋아서 대한민국의 유명산은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다녔것만 그 기상과 패기는 다 어디로 가고 거대한 록키산을 바라다 보면서 나는 무기력해져만 간단다. 언젠가! 너와 나의 부부가 어느 계곡에 이르렀을 때 우린 약속이나 한 듯 스타킹을 벗어 던지고 그 맑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그었것만 지금 여기 나는 아무리 맑고 고운 물이 흘러도 손 한번 씻을 의욕이 없단다. 산도 내것이 아니요 물도 내물이 아니란다. 다만 내 저 山川과 어서 빨리 친해져야 할텐데 라고 생각할 뿐... 술과 벗은 오래 될수록 좋다고 해서인지 날이 갈수록 무뚝뚝한 네게 오매불망 이렇게 짝사랑하며 그리는지 모르겠다 이 가시네야. 맛있는 음식 보면 함께 나눠 먹고 싶고 좋은 경치 바라볼 때면 어서 빨리 네게 구경시켜 주고싶은 이 갸륵한 형님의 맴을 너는 아는지 모르는지 또 이 가시네야. 영희야! 내 삶이야 쬐끔은 엉성했다만 넌 정말 규모 있게 살림잘하고 현모양처로도 손색이 없더구나 친구로서 애정 어린 박수를 아낌없이 보내주마. \'내 친구 제 영희\' 제발 부탁이다 영희야 영순 에게 편지좀 하렴 희희낙락 재잘거리던 때가 그립지도 않니? --록키산밑에서 젊은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