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아름다워(451) - 대만일주걷기 기행록(42)
~ 대만의 심장부에 들어오다(林內- 南投 27km)
3월 28일(월), 날씨가 맑고 기온도 약간 올랐다. 숙소에서 간단한 아침을 들고 7시 반에 버스에 올라 전날 도착했던 林內 공소로 향하였다. 오전 8시에 출발, 3번 공로를 따라 북쪽으로 30여분 걸으니 彰雲대교에 이른다. 강폭이 2km쯤 되는 긴 강, 다른 곳보다 수량이 많다. 아스라이 큰 산들이 웅자(雄姿)를 드러낸다. 강의 중간에 雲林현과 彰化현의 경계표지가 있다.
강물이 제법 불어난 彰雲대교를 건너며
강을 건너니 二水鄕(얼수이향), 동쪽으로 꺾어든다. 도로 옆으로 강을 끼고 공원이 조성되어 걷기 편한 길이 2km쯤 이어진다. 공원길이 끝나고 한참을 걸으니 산록에 원숭이생태교육관이 있다. 대만자생(自生)원숭이들을 보호하고 관찰하는 곳인 듯. 그곳에서 10분쯤 지나니 南投(난투)縣 名間(밍지엔)鄕으로 행정구역이 바뀐다. 彰化縣은 잠시 스쳐 지나친다. 대만일주걷기라서 그런가, 대만의 모든 현을 거치는 코스가 이어진다.
대형차량이 질주하는 도로가 위험하게 느껴지는데 도로 옆에 소로가 개설된 지역이 있다. 그쪽으로 한 시간여 걸어서 대로로 나오니 名間시가지로 접어든다. 입구의 음식점에서 소고기를 얹은 국수(牛肉麵)로 점심을 들고 휴식을 취한 후 오후 걷기에 나섰다. 잠시 후 名間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방향을 꺾어 南投로 향한다. 한 시간쯤 걸어 멈춘 곳은 도로변의 조용한 사찰 善覺禪寺, 그 맞은 편에는 南投지방법원 청사가 있다. 스스로 절제하고 깨치는 종교의 계율과 강제로 규율하는 세속의 법정이 마주 서 있는 것을 바라보는 기분이 묘하다.
南投시가지에 들어서니 두 시가 가깝다. 시내를 관통하여 잠시 멈춘 곳은 3급 고적으로 지정된 藍田書院, 조선시대 학문의 전당인 서원을 떠올리며 경내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서원의 중심부에 大學之道를 크게 새긴 현판이 보인다. 무릇 대학은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의 전당이어야 하리라. 대학들은 그 역할을 잘 감당하고 있는가?
서원에 머무는 중 도로변에서 빵을 파는 여인이 단팥빵을 여러 봉지 들고 와서 일행들에게 전한다. 그 마음이 갸륵하다. 뒤를 좇아 트럭에서 빵을 만들어 파는 현장에 다다르니 환한 웃음으로 맞는다. 메모지에 성명을 적어달라고 하니 반듯한 글씨로 林惠燕, 張育勝이라 쓴다. 하늘이여, 선한 일꾼을 축복하소서.
밝은 모습으로 단팥빵을 파는 林惠燕, 張育勝 부부
14시 30분에 서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南投文化園에 도착하였다, 걸은 거리는 24km, 오늘로 걷기 43일째, 총 918km를 걷고 내일은 쉰다. 숙소는 유산(玉山)국가풍경구의 水里鄕 시내의 산록에 있는 大觀회관, 숙소에 가기 전에 시가지 입구에 유산(玉山)국가풍경구관리처에 들렀다. 그곳에서 유산(玉山)의 면모를 소개하는 자료와 영상을 살피노라니 曾偉宏 관리처장을 비롯한 간부들이 일행을 반갑게 맞이하며 전면에 玉山이라 새긴 모자를 하나씩 선물한다. 관리처에 유산(玉山)을 일컬어 세계의 명산, 대만의 성산(聖山)이라는 표제를 내걸었다.
유산(玉山)국가풍경구관리처에서 나눠준 모자를 쓰고 기념촬영
풍경구에서 구한 팸플릿에는 난토우(南投)를 이렇게 표현하였다. ‘대만의 심장-난토우, 동남아에서 가장 높은 산봉우리-옥산, 3천미터 이상의 높은 산봉우리로 가득하여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가는 곳마다 경이롭다. 따뜻하고 훈훈한 이정미가 넘치는 곳, 스트레스를 풀면서 흥겹게 놀 수 있는 곳, 대만관광투어의 명소로 풍요로운 마음을 가득 안겨다 주는 곳, 난토우’ 큰 걸음 내딛어 표고(標高) 3952m의 명승지에 이르게 된 것을 기뻐하며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