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본격적인 발병 원인은 고엽제때문이지만 병의 근본을 파고 들면 타고난 약한 신경과 우리 어머니로 인한 고통이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따라서 미군 부대에서 고엽제에 노출되지 않았어도 언젠가는 또 다른 원인에 의해 발병했을것이라고 봄이 합리적이다. 고엽제의 타격은 고작 2년이지만 우리 어머니로 인한 타격은 60 평생을 관통해왔기 때문이다.
그 중 가장 큰 것이 습관적으로 건강에 나쁜 음식들을 주식으로 하며 내가 나쁜 음식이란걸 알고 먹기를 거부한 후 속임수까지 동원해 가며 죽을것 같다는 나에게 마구 먹인 일이고 그 다음으로 큰 것이 겪을 필요가 전혀 없는 어머니 본인의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함은 물론 자기가 낳고 기른 자식 넷을 불화에서 건져내지 못하고 집안을 멸문으로 이끄는 어머니의 망상이었다.
그렇게 어머니만 생각하면 극도의 스트레스가 올라오던 시간은 어머니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고 아무런 댓가없이 평생동안 일관되게 가문을 위해 헌신해온 나의 공로를 인정하기 시작하면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마음 속 깊은 곳의 분노와 울분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지라 어머니가 자기도 모르게 다시 신세타령을 하면 사라졌던 스트레스가 다시 올라와 나를 괴롭혔다. 전화로 만날 때보다 직접 만날 때 어머니의 어리석음은 더 크게 발현되었고 내가 받는 스트레스도 훨씬 더 심각했다. 그런데 이번 봄에 서울로 올라와 우리 집과 장남인 큰 아들 집을 방문한 후로(형과 어머니 그리고 누이들의 의사소통이 어긋나 못가는걸 내가 중간 역할을 해 갈 수 있도록 만들어줬다 : 이렇게 쉬운 일이 왜 중생들에게는 그토록 어려운 일인지...) 우리 어머니의 성자화는 획기적인 진보를 이루어 나를 자극하지 않을 경지로 올라서게 되었다.
대면한 상태에서도 우리 어머니께서 단 한번도 어리석음을 표출하지 않고 아들과 함께 즐겁게 놀기만 한 그 날, 나는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한 후 처음으로 다섯시간에 가까운 긴 시간동안 깨지 않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잠시 깨었다 소변만 보고 또 세시간 이상 숙면을 취했으니 여덟시간 넘게 온전한 잠의 혜택을 보게 된 것이다. 그러자 체력이 획기적으로 상승하여 다섯시간 가까운 승용차 음식 배달에도 전혀 피곤함을 느끼지 않는 기적을 맞이하게 된다.
아침 7시부터 12시까지 승용차로 전업 배달원처럼 일했지만 큰 무리가 없었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한 번 승용차 배달에 2시간이 최대치이고 3시간 정도면 체력이 급격히 떨어져 사고를 낼 정도로 허둥대는 내 모습을 발견하고 불안하였는데 또 장족의 발전을 하였다.
5시간 승용차 배달 후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는 다시 40여분에 걸친 도보 배달과 30여분에 걸친 시장보기를 한다. 그렇게 할 일을 다하고서야 휴식을 취한다. 그리고 저녁 먹기 전에 도보 배달 한 건, 저녁식사 후에 도보 배달 한 건을 처리한다. 둘 다 40~50분을 빼앗는 상당히 긴 도보 배달이었다. 자기 전에 다시 한 번 승용차로 한시간 음식 배달을 한다.
그래도 피곤을 모른다. 젊은 시절의 스테미나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나이가 60을 넘어 인생 최고의 전성기가 열렸다. 건강한 음식으로 몸을 최대한으로 바로 잡고 어머니의 성자화로 마음도 최대한으로 바로 잡히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시간들이 계속 되고 있다.
첫댓글 고기를 다시 먹기 시작한 후
건강이 돌아 왔나요?
고기를 다시 먹기 시작한 후 불면증이 다시 시작되었었지요.
그래도 계란만 먹기에는 심리적 부담이 있어 하루 한 번의 고기는 계속 먹고 있습니다.
고기가 병이 되었다 약이 되었다 하는군요.
약이 되는건 아직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계란은 예외라서 건강에 좋은 일만 일어납니다. 계란조차도 안먹을 때에는 변고가 심각했습니다.
부디 이 컨디션을 유지하시어 병약한 성자보다
건강한 중생이 되시길 바랍니다.
건강한 성자가 되려 합니다. 그래야 하나라도 더 구하죠.
건강한 성자가 되면 금상첨화가 되겠지요.
그렇게 되시리라 믿습니다.
그건 그렇고 자가용을 이용한 배달일은
토,일에 하시나요?
매일 합니다.
자세한건 다음에 제 일과를 본글로 올릴테니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