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字 隨筆 문득.1386 --- 잘못된 선입감은 오만이다
낮에 데워진 지표면이 밤에는 차가워져 맑은 날 밤에 이슬이 만들어진다. 아침에 길을 나서면 풀잎이나 나뭇잎에 물방울이 대롱대롱 맺혀있다. 지난밤에 촉촉이 젖어 든 이슬이 모아져 작은 구슬처럼 합쳐진 것이다. 햇볕을 받으면 은구슬로 반짝거리다가 슬그머니 사라지므로 일찍 서둘러야 볼 수 있다. 은구슬을 품은 녹색 풀잎은 윤기가 잘잘 흘러 건강미가 돋보인다. 이슬방울이 맺힌 풀잎은 살짝만 스쳐도 떼굴떼굴 흘러내릴 것 같아 은근히 조심스럽다. 이처럼 널려 있는 풀잎에 이슬이 모여 은구슬을 만들고 아름다움에 잠시라도 눈길 끌고 감동을 줄 수 있다. 평소에 없던 진기한 모습이다. 네가 하는 것은 무조건 위대하고 남이 하는 것은 무조건 보잘것없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잘못된 선입감이고 오만이다. 보이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많다. 본래의 모습 외에 다양한 재능을 알게 모르게 지니고 있다. 아직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다. 첩첩산중 동쪽 능선에서 불끈 솟아오르는 큼직한 일출을 보노라면 황홀경이다. 그렇게 찬란하고 온 천지를 대낮으로 환히 밝히는 태양도 간혹 짙은 구름에 휩싸여 그 존재조차 확인이 안 될 만큼 보지 못할 때가 있다. 그토록 위대한 태양이지만 말 그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비록 잠깐이라도 빛이 가려진 것이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않는 것이다. 할 마음이 없어 아예 외면한 것이다. 선택은 각자의 몫으로 강요할 일이 아니다. 꼭 필요하면 하지 말라고 해도 다투며 할 것이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하는 사람은 없다. 몰라도 반복하다 보면 할 수 있다. 취향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섣불리 속단하지 마라. 나는 해도 괜찮고 남은 하면 안 되는지. 거꾸로 남은 해야 하고 나는 안 해도 괜찮은 것인지. 어찌 일방적이면서 내 기준에만 맞추려 하는지. 그것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 될 수 있다. 경쟁 관계로 정당하게 다툴 수 있다. 어느 것이 옳고 틀린 것인지는 삼자가 가늠하고 판단한다. 우겨서 되는 것이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