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변호사비 대납 의혹’ 김성태 前쌍방울회장 태국서 체포
[이재명 검찰 출석]
해외 도피 8개월만에 붙잡혀
양선길 現회장도 같은 장소서 검거
김성태, 쌍방울 현 회장과 골프장서 붙잡혀 10일(현지 시간) 태국 골프장에서 검거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오른쪽)과 양선길 현 쌍방울그룹 회장. CBS 노컷뉴스 제공
횡령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다가 지난해 5월 해외로 출국해 8개월째 도피 생활을 이어오던 쌍방울그룹 실소유주 김성태 전 회장이 10일(현지 시간) 태국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키맨’으로 꼽히는 김 전 회장의 신병이 확보되면서 검찰 수사에 새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태국 빠툼타니 골프장에서 이날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에 의해 체포됐다. 김 전 회장보다 먼저 해외로 도피했던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도 같은 장소에서 붙잡혔다. 태국 수사당국은 한국 측에 김 전 회장의 체포 소식을 알렸고, 검찰 역시 이날 오후 김 전 회장 검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검거 소식을 확인하고 즉시 태국 현지 수사당국과 김 전 회장 송환 절차 조율에 착수했다. 앞서 수사팀은 김 전 회장에 대해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고, 외교부를 통해 여권도 무효화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31일 싱가포르로 떠난 뒤 거처를 태국으로 옮겨 머무르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5월 검찰 수사관 출신 쌍방울 임원이 현직 수원지검 수사관으로부터 수사기밀을 몰래 받아본 뒤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당시 쌍방울 측은 검찰이 쌍방울 관계자들을 상대로 진행한 계좌 압수수색 영장 초안 등을 통째로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수사기밀 유출에 연루된 수사관을 구속 기소하고, 지난해 7월부터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쌍방울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3억여 원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을 건넨 사실을 포착해 이 전 부지사와 방모 쌍방울 부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재판 없이 한국에 들어오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이르면 이달 말 송환될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태국 파타야에서 붙잡힌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이자 김 전 회장의 매제인 김모 씨처럼 태국 법원에 한국 송환을 거부하는 절차를 밟을 경우 송환까지 5∼6개월가량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
유원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