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신사, 작별을 고하다
배우 막스 폰 시도.
지난 3월 8일 배우 막스 폰 시도가 91살로 세상을 떠났다. 1949년 <온리 어 마더>로 데뷔해 2018년 <쿠르스크>에 이르기까지 160편이상의 영화를 남긴 그에게 전세계 영화인들이 애도를 표하고있다. 배우 미아 패로는 “위대한 아티스트, 진정한 신사”로 그를 기억했고, 에드거 라이트 감독은 “70년간 시네마의 상징적인 존재였다”며 그를 추모했다.
1929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막스 폰 시도는 같은 스웨덴 출신이자 예술적 동지인 잉마르 베리만과 작품을 하면서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1957년 <제7의 봉인>에서 죽음의 사자와 체스 대결을 하는 기사 안토니우스 블로크 역으로 관객의 뇌리에 박힌 그는 <산딸기> <마술사> <겨울 빛> 등에도 출연하며 베리만의 페르소나로 자리매김했다. 1965년 조지 스티븐스가 연출한 <최고의 이야기>의 예수 역을 맡아 본격적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이후 그의 연기 스펙트럼은 더욱 넓어졌다. <엑소시스트>의 메린 신부 역,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의 프록펠드 역, <정복자 펠레>의 아버지 역이 대표적이다. 그는 2011년 드라마 <왕좌의 게임> 시즌6에서 ‘세눈박이 까마귀’ 역으로 에미상 후보에 올랐고, 2015년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에서 로르 산 테카를 연기하는 등 최근까지도 활발히 활동했다.
나치의 칼라브리타 학살을 다룬 영화 <에코스 오브 더 패스트>는 현재 후반작업 중으로, 막스 폰 시도가 남긴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글 남선우 2020-03-16
<쿠르스크> 침몰한 잠수함, 생존자는 단 23명
러시아의 해군 대위 미하일(마티아스 쇼에나에츠)과 그의 동료들이 평화로운 일상을 보낸 뒤 잠수함 쿠르스크호에 승선한다. 잠수함 내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 대부분의 승조원이 사망하자, 미하일을 포함한 23명의 생존자는 살기 위한 사투를 시작한다.
2000년 8월 12일 러시아의 오스카급 초대형 잠수함 쿠르스크호가 바렌츠해에서 침몰했다. 영화 <쿠르스크>는 이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잠수함에서 벌어진 사고라는 간단한 설정만 보면 <붉은 10월>을 떠올릴 수도 있는데, <붉은 10월>이 미소냉전이 한창이던 시기에 벌어진 신형 핵잠수함과 관련된 위기를 그린 군사 스릴러라면, <쿠르스크>는 냉전이 종식되고 푸틴의 장기집권이 막 시작되려던 시기가 배경이다. 탑승해 있던 승조원 118명은 전원 사망했다. 쓸 만한 구조정은 돈벌이를 위해 미국에 가 있고 유일한 구조정은 배터리를 12시간 충전해야 한번 물속에 들어갈 수 있는 상황. 러시아의 낙후된 장비 탓에 구조가 지연됐는데, 영국과 미국 등 서방국가들의 지원을 러시아가 거절하며 시간이 흘러, 사고만큼이나 이후 구조 과정이 재앙이었던 사건. 영화 <쿠르스크>는 이 사건의 발생부터 끝까지 러시아 해군 수뇌부의 오만과 판단착오를 고발하는 내용이 더해졌다. 벨기에와 룩셈부르크 합작 영화로 미하일의 아내 타냐 역으로 레아 세이두가, 생존자 구조를 위해 협력하는 영국군 장교 역으로 콜린 퍼스가 출연한다. 글 이다혜 2019-01-16
출처: 씨네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