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 (Halloween)
1978년 미국영화
감독, 음악 : 존 카펜터
제작 : 데브라 힐
제작 총지휘 : 무스타파 아카드
각본 : 존 카펜터, 데브라 힐
출연 : 제이미 리 커티스, 도날드 플레젠스, 낸시 카이스
P J 솔스, 찰스 사이퍼스, 카일 리차드
브라이언 앤드류, 존 마이클 그래함, 토니 모란
원래 공포영화는 여름에 잘 어울리는 장르입니다. 그래서 주로 여름용으로 종종 만들어지곤 했지요. 그런데 올해 늦가을, 좀 뜬금없이 두 편의 공포영화가 찾아오는데, 뭐 늘상 만들어지는 공포영화 장르가 그냥 가을에도 개봉한다는 그런 의미와는 달리 과거 꽤 유명했던 작품의 향수를 활용한 두 작품입니다. 하나는 국산 공포영화의 컬트적 전설 '여곡성'의 리메이크 작이고, 또 한편은 슬래셔 무비의 원조격이었던 '할로윈' 시리즈의 새로운 신작입니다. 우선 원조 '할로윈'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헐리웃 공포영화가 활성화 된 것은 70년대입니다. 물론 30-40년대 유니버셜 호러 전성시대가 있긴 했죠. 유니버셜 호러가 끝물이 된 이후 50-60년대는 영국의 해머 영화사의 호러무비와 이탈리아 공포영화들이 호황이었습니다. 영국 해머사는 유니버셜 호러에서 사용했던 '드라큐라' '프랑켄슈타인' '미이라' 등을 다시 재생산하여 칼라 공포영화로 성공적인 재활용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마리오 바바로 대표되는 이탈리아 공포영화는 이후 다리오 아르젠토까지 이어지면서 B급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유니버셜 호러 이후에 다시금 헐리웃에 공포영화의 활성화가 부활된 것은 70년대 등장한 몇 편의 영화들의 영향이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엑소시스트' 나 '오멘' 같은 오컬트 무비의 수작 두 편은 일종의 '메이저 공포영화'입니다. 흥행도 꽤 성공했고, 세련된 메이저 영화였고, 수준도 높았습니다. 메이저 감독과 배우들이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이후 이들 영화보다는 좀 B급스런 느낌을 준 두 감독이 바로 브라이언 드 팔머와 존 카펜터 인데, 각각 '캐리'와 '할로윈'을 발표했습니다. 두 편 모두 크게 성공하면서 공포영화의 본격 활성화를 부추켰는데, '캐리'는 끝난줄 알았는데 마지막에 한 번 더 깜짝쇼를 하는 패턴의 원조격이 되었고, '할로윈'은 심령이나 괴물이 아닌 연쇄살인마가 등장하는 슬래셔 무비의 원조격이 되었습니다. 이후는 많이 아시다시피 '13일의 금요일'과 '나이트메어' 시리즈가 등장하면서 공포영화가 엄청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존 카펜터 감독은 다양한 오락 장르를 연출한 브라이언 드 파머 감독에 비해서는 비교적 공포영화 위주로 일관성을 보인 인물입니다. 78년에 발표한 '할로윈'과 80년의 '안개' 그리고 82년작 '괴물' 83년 '크리스틴'까지 초기에 공포영화 장르를 많이 연출하면서 저예산 B급 공포영화의 상징적 존재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할로윈'은 이후 다른 감독에 의해서 계속적인 후속편들이 등장하기까지 했습니다.
'할로윈'은 제이미 리 커티스가 여주인공인데 이 배우는 2년뒤에 발표된 존 카펜터 감독의 '안개'에도 출연했으니 초장기 존 카펜터 영화를 통해서 데뷔한 배우가 된 셈입니다. 그리고 2018년 최신 할로윈에도 40년뒤의 설정으로 등장하고 있지요.
1963년, 마이클 마이어스라는 이름의 6세 소년이 할로윈 데이에 누나를 칼로 난도질해 살해하는 끔찍한 일을 저지릅니다. 이후 그는 정신병원에 감금되고 15년이 흐릅니다. 1978년 할로윈데이가 다가온 어느날 마이클 마이어스는 정신병원을 탈출하고 과거 자신이 살았던 일리노이주의 마을로 돌아옵니다. 그곳에서 로리(제이미 리 커티스)라는 여학생의 뒤를 쫓고, 할로윈 데이에 로리의 친구들을 무참히 살해합니다. 로리 역시 살해당할 뻔 하지만 극적으로 반격하여 살아남는데 죽은 줄 알았던 마이클 마이어스는 계속 일어서고, 결국 마이클을 쫓아온 주치의 루미스 박사(도날드 플레젠스)가 마이클을 발견하고 극적으로 로리를 구출합니다. 하지만 총까지 맞은 마이클은 죽지않고 사라지고........ 이렇게 해서 계속해서 속편이 등장합니다.
'할로윈 '시리즈와 '13일의 금요일' 시리즈는 정말 지겹도록 속편이 등장했고, 리부트까지 되었는데 너무나 난무하여 속편이 거듭될수록 혹평을 받으면서 싸구려 영화가 되었습니다. 여러 편이 등장한 할로윈 시리즈를 그나마도 좀 골라 보려면 제이미 리 커티스가 등장하는 영화와 등장하지 않는 영화로 구분하여 보는게 그나마도 낫습니다. 제이미 리 커티스는 이어지는 속편에도 등장하는데 어떻게 보면 2편과 1편은 이어지는 내용인데 3년이나 지나서 등장한게 좀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후 3편, 4편 등 계속적으로 속편이 이어지고, 전편 무시하고 새로 이야기를 이어간 경우도 있고... 제이미 리 커티스는 20년이 지난 '할로윈 20년후'에 중년이 되어 등장하기도 했는데 이번에 40주년 작품 신작에 할머니가 되어서 재등장하는 셈입니다. 예고편을 보면 꽤 터프한 모습이지요. 40년간 끈질기게 이어온 마이클 마이어스와의 대결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합니다.
원조 '할로윈'은 꽤 저예산 소품입니다. 존 카펜터 감독도 신예 감독이었고, 제이리 미 커티스도 이 작품으로 영화데뷔를 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이미 리 커티스는 50년대 헐리웃의 유명 배우인 토니 커티스와 자넷 리의 친딸입니다. 부모가 꽤 선남선녀이면서 비교적 아담한 체구인데 제이미 리 커티스는 부모의 잘생긴 외모를 전혀 닮지 않은, 배우치고는 꽤 평범한 외모이고, 대신 부모와는 달리 모델같은 몸매를 지녔습니다. '할로윈'과 '안개'에 연속 출연했지만 공포영화 전문 배우라고 할 수는 없고 여러 장르의 영화에 출연했는데 '안개'이후 '공포의 수학열차'라는 작품에 바로 출연했으니 초기에는 공포영화로 경력을 쌓은 셈입니다.
데뷔초기, 중년기, 그리고 노년기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다시 출연한 '할로윈'으로 찾아오는 제이미 리 커티스, 이왕이면 40주년 기념으로 존 카펜터 감독이 다시 연출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그렇진 못했습니다. 이 시리즈의 단골 출연자인 루미스 박사역의 도날드 플레젠스는 1995년에 사망하여 그해 출연한 6편이 결국 마지막 출연작이 되었습니다.
뜬금없는 늦가을에 공포영화가 찾아온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은 10월 31일 할로윈 데이에 맞추어 개봉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시기에 찾아오는 셈이죠. 비슷한 시기에 '여곡성'이 함께 개봉되기 때문에 공교롭게도 70-80년대 공포영화 팬들의 향수를 동서양 공포영화가 함께 일으키는 셈입니다.
ps1 : '할로윈' 1 편은 제작비 대비 훨씬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가성비 좋은 영화' 중 한 편입니다. 워낙 저예산 영화인데 수익은 그 몇십배 이상이었지요.
ps2 : 존 카펜터는 음악도 직접 담당했는데 꽤 여러 영화에서 음악을 직접 담당했지요.
ps3 ; 존 카펜터는 21세기 들어서 사실상 거의 은퇴상태인데 참 빨리 활동을 중지한 감독에 속하네요. 21세기이 연출한 작품이 고작 2편입니다.
ps4 : 영화속 영화로 1951년 하워드 혹스가 제작한 '괴물(The Thing)'의 장면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존 카펜터가 괜히 1982년에 이 영화의 속편격인 '괴물(The Thing)'를 연출한게 아니었습니다.
[출처] 할로윈(Halloween 78년) 슬래셔 무비 원조격|작성자 이규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