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문화의 다양성 확보 방안
영상예술의 이해
애니메이션과 2학년 이혜영
‘영화 문화는 이미 다양하지 않는가?’ 라는 아래의 어느 학우의 말에 동감하며 글을 시작해 보기로 한다. 그렇다 뤼미에르 형제 이후로 영화는 거의 백년이라는 역사를 가지게 되었는데, 영화는 한 나라에만 국한 된 것이 아니라 먹고 사는 것이 좀 수월하다 싶은 나라들은 모두 자국영화를 가지고 있다. 독립영화나 소규모 회사의 영화 그리고 메이져급의 영화들 모두 누군가 “몇 편이다!” 하고 수를 세어 놓은 것이 있을 것인가? 곧 영화는 많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영화 또한 다 천편일률적인가?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영화는 많은데 왜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영화들은 다 똑같은가? 라는 의문점이 생긴다. 요즘 극장가는 스파이더맨3가 거의 점령하고 있다. 극장은 영화를 상영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돈을 벌어들이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대형 배급사들은 스파이더맨3와 같이 흥행이 보장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식의 영화들이 많은 스크린을 장악하고 한번에 대박을 터트리려는 속셈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지난 주말에는 스파이더맨의 극장 점유율이 전국 44%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그야말로 독점이다.
하지만 “스파이더맨이 극장에 도배를 했다.”, “다른 건 별로 볼게 없구나.” 불만을 늘어놓으면서 결국 스파이더맨을 관람하는 것 또한 관객인 것이다. 수요가 많지 않다면 공급이 많지 않고 또한 공급이 적다면 당연히 그 수요 또한 적어지는 생산의 원리인 것처럼 영화의 경우에도 같다고 생각한다.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축적된 이 배급과 상영방식이 하루아침에 엎어 질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하여 여기서 그러려니 하자는 말은 아니다. 다양성 확보 방안이 주제인 만큼 이 안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상영 측면에서 다양한 장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의 아트플러스를 비롯한 예술영화 전용상영관이 대 도시마다 하나씩 자리 잡고 있다. 영화를 조금 봤다고 하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대구의 동성 아트홀이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 것이다. 쉽게 볼 수 없는 영화를 상영한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아주 고마운 극장인데 이곳을 찾는 이가 많지 않다고 볼 수 없다. 그만큼 영화를 찾아서 보는 사람이 적다는 얘기이다. 다양한 영화를 이 극장을 통해서만 보는 것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얼마 전 대구지역 대학인 계명대학교 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애니메이션을 모아 작은 영화제를 개최 하였는데 이는 좋은 본보기가 아닌가 한다. 비슷한 예로 서울의 연세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들을 학교 내에서 상영실을 마련하고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도 관람 할 수 있게 하여 좋은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 호응은 좋았지만 역시 관객 수는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고 한다. TV 역시 영화문화 다양성 확보에 좋은 매체가 아닌가 한다. TV독립영화관이나 HD TV 문학관처럼 시청률에 휘둘리지 않고 가볍지 않은 교양 프로그램이 더 많이 편성되어 관객과 대중의 눈을 높이는 것 또한 중요한 방안이라 할 수 있겠다. 이는 관객의 요구가 결국에는 영화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극장뿐만 아니라 지역의 자치 단체나 학교처럼 주민과 가까운 기관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TV처럼, 좋은 취지로 여러 가지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영화문화 다양성 방안에 있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이처럼 정책적인 노력이 뒷받침 되어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바로 관객의 관심이다. 밥상을 차려 놓아도 떠먹지 않으면 그 누가 다시 밥상을 차리겠는가. “요즘은 볼 영화가 없다. 극장을 찾아 가기가 귀찮다.”하면서 집에 앉아 클릭 한번으로 쉽게 영화를 보는 사람들, 그러면서도 동시에 영화감상이 취미라고 말하는, 아마 나를 포함해 우리 모두 해당 되는 말이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해본다.
우리가 영화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큰 일이 아니다. 그저 영화에 대해 다양하고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것이 그 시작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관심은 결국 피드백 되어 우리에게 좀 더 좋은 영화로 돌아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