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백련사(萬德山白蓮寺)는 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大興寺)의 말사로서,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만덕산(萬德山)에 위치한 절집이다.
백련사에 대한 사적은 1432년(세종 13) 윤회(尹淮)가 저술한 팔도지리지(八道地理志)
와 정약용(丁若鏞)의 만덕사지(萬德寺誌) 등에 나타나 있다.
백련사는 통일신라 말기인 839년(문성왕 1년) 무염(無染) 스님이 창건하였으며, 이 때
부터 백련사라고 불렀다. 그러다 조선시대에 들어서는 만덕사(萬德寺)로 불렀다가,
근래에 다시 이름을 고쳐 백련사(白蓮寺)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고려 무신정권 시대에 원묘국사 요세(了世)에 의해 사찰의 교세는 확장되었고, 요세는
고려 후기 불교 정화운동으로서 백련결사(白蓮結社)라는 신행 단체를 결성하였다.
조계종이 승보사찰인 송광사를 중심으로 종세(宗勢)를 키우고 있을 때, 이 절은 천태
사상에 입각한 결사도량(結社道場)을 개설하여 침체한 불교 중흥을 꾀한 중심지 구실을
하였다. 그러나 외세의 잦은 침입으로 인해 많은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절 주위에 성을
쌓았는데, 이 성을 행호토성(行乎土城)이라고 한다.
현재의 절 또한 그때 쌓은 토성(土城) 으로 둘러싸여 있는 특이한 모습이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 시왕전(十王殿), 나한전(羅漢殿), 만경루(萬景樓), 칠성각
(七星閣), 요사채(寮舍寨) 등의 건물이 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의 팔작지붕
으로 각 추녀마다 네 개의 활주(活柱)를 세워 건물을 받치고 있으며, 전면 두 개의 주두
(柱頭)는 용두(龍頭)로 장식한 다포(多包)집 건물이다.
대웅전 안에는 석가모니불이 봉안되어 있다. 또한 만경루(萬景樓)는 규모가 큰 누각으로
강진만 일대의 바다를 환히 바라볼 수 있는 곳에 위치하고 있고, 안에는 다도(茶道)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절 입구에 동백나무 군락이 유명하며 어느 정도 올라오면 강진만이 보이며, 산 너머에는
다산초당(茶山草堂)이 있는데 이 절과 이어지는 오솔길이 만덕산 안에 있다.
다산 정약용이 강진 유배 시절 이 절집에 있던 혜장스님과 친하게 교류하면서 이 길을
자주 오갔다고 전해진다.
백련사는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제1권 남도답사 일번지 편에 소개되어 있는데
전(前)문화재청장 유홍준씨의 표현에 따르면 일주문이 아닌 만경루가 우뚝 서서 자리잡다
보니 백련사 절집은 오만할 정도로 불친절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고 했다.
그렇다고 유홍준이 백련사를 폄하하는 건 아니고 백련사 특유의 배경과 연관해서 풀이한
표현이다. 하지만 지금은 일주문도 다시 세운 듯 하다.
백련사를 둘러싸고 있는 동백숲(천연기념물 제151호)은 수령 300 - 400년이 넘는 동백나무
1,50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특히 다산 정약용의 유배지인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가는 길은 빽빽이 들어찬 동백이 하늘을 가려 어둑어둑할 정도다.
그러나 스테파노가 답사한 2월 말에는 동백꽃이 피기 시작하는 단계라서 그다지 화려하지는
않았다. 개화시기는 1월 - 4월인데 아마도 3월 중순에서 4월 초순이 절정일 것 같은 예감이다.
남도답사 1번지인 전남 강진은 생태와 문화재가 어우러진 매력적인 문화유산 답사지이다.
해안선 따라 생태탐방로를 걸어보는 청자타워가 있는 가우도, 한국문학의 꽃 영랑 김윤식
생가, 고려초 선종사찰로 유명한 무위사, 미륵대종 총본산인 남미륵사, 순천만에 버금가는
탐진강과, 강진만이 만나는 강진만생태공원, 보성차밭과 더불어 넓게 펼쳐진 초록빛 강진
다원, 이외에도 세계모란공원, 사의재저잣거리,전라병영성과 하멜기념관, 마량항과 주작산
자연휴양림 등등 2박 3일을 머물러도 강진을 모두 답사하기 쉽지않다.
스테파노는 수년 전에 이미 강진,장흥,고흥,해남 일대를 답사했는데 다시 가보면 또 다른
볼거리가 생겨나고 그 당시 느끼지 못했던 미묘한 감성이 새롭게 일렁인다.
모란 동백... ─┼ * 배아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