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옹 선사(懶翁 禪師)의 시(詩)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
靑山兮要我以無語[청산혜 요아 이무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
蒼空兮要我以無垢[창공혜 요아 이무구]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聊無愛而無惜兮[료무애이 무석혜]
에오라지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如水如風而終我[여수여풍 이종아]
물 같이 바람 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靑山要我生無言 (청산요아 생무언)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
蒼空請吾活無塵 (창공청오 활무진)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解脫貪慾脫去嗔 (해탈탐욕 탈거진)
탐욕도 벗어버려 성냄도 벗어버려
如水若風居歸天 (여수약풍 거귀천)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훨훨훨,
사랑도 부질없어 미움도 부질없어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버려 성냄도 벗어버려
하늘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사랑도 훨훨 미움도 훨훨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탐욕도 훨훨 성냄도 훨훨훨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네
아~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네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사랑도 훨훨 미움도 훨훨
버려라 훨훨 벗어라 훨훨
탐욕도 훨훨 성냄도 훨훨훨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네
아~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네.
ㅡ훨훨훨, 나옹 선사
나옹 선사는 고려 말 공민왕의 스승이었습니다.
또 무학 대사의 스승이기도 했습니다.
무학 대사는 조선을 건국 한 이성계의 왕사(王師)였습니다.
이 뿐 만 아닙니다.
나옹 선사는 인도의 붓다, 중국의 선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깨달음을 우리말로 풀어냈던 사람입니다.
내면에 확고한 견처(見處ㆍ깨달음의 자리)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나옹 선사를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정도로만
기억하는 건 너무 아쉬운 일입니다.
당시 나옹 선사는 고려는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이름을 날렸던 고승(高僧)이었습니다.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