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넓은 마당과 잘 지어진 기와집에서.......................산적이 있었다. 사방에는 화단이 있었고................감나무 벚나무..............맨드라미 채송화...................텃밭 .................나팔꽃은 내가 뒤뜰에 심었다.
왼쪽뒤로 가면 앵두나무가 한그루 있고 작은 샘이 있었다.
그 위에는 조금 높이 위치한 뒷집의 감나무가.............가끔 바람이 불고난 날에는............거대한 동이감을 한개씩 우리 뜰에 떨어뜨려 놓곤 하였다.
하나만 먹어도..................배가 충분히 부른 감이었는데............
처녀누나 한사람이 우리 뒷집 그 감나무집에 살았는데..................
말이 없고....................얼굴은 달덩이처럼 둥글었고...............눈빛이 그윽하였다.
외할아버지 할머니를 모셨는데...............그 할머니는 완전히 늙으셔서............기동이 무척 불편해 보였고............늘외손녀인 그 누나....영자누나를 불러대었다.
때때로 인상을 짓기도 하면서..................누나는 요강도 씻고..........매일 늘.............두 노인을 돌보고 있었다.
세월이 가서.............우리집은 그 집을 팔고 부산에 거제리로 이사를 오고...........................중학교 고등학교로......그리고 공장부지로 동네는 완전히 철거되어.......................기억이 없어졌는데................
오늘 초하루 법회를 하면서.................사촌형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영자누나를 물어 보았다.
누나는 병영으로 시집갔다가............. 오래전에 죽었다고 한다.
참 착하고 말이 없는 누나 였는데..................어찌 일찍 돌아가셨는지...............잘 이해가 가진 않는다.
가끔씩 부산유학시절에도..............셋째누나보다 연상인 그 누나를 떠올린 적이 많았다.
나의 인생에................나를 기억하고 알아 줄 수 있는 사람이 몇사람이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