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책소개>
‘문학동네소설상’, ‘세계문학상’ 수상작가 박생강의
첫 청소년 장편소설
조기유학 광풍이 한창이던 시절, 엄마와 함께 미국 이민 길에 오른 고등학생 이태리, 이태조 남매. 테디, 니키, 루이, 민형, 애니가 기다리는 미국의 오렌지 고등학교. 학교 최고의 아웃사이더에서 모두가 부러워하는 인싸가 된 한 소년의 이야기.
쥐똥 같은 영어 실력에 한국사와 게임 덕후인 태조, 아메리카 학교에 가다
고등학생 이태조. 이름에 걸맞은 한국사 덕후이자 <워해머>와 <바이오하자드>에 폭 빠진 게임 덕후. 그러던 그가 어느 날, 이태원과 보광동을 함께 뛰놀던 절친 ‘보광동 7인방’을 뒤로 하고 미지의 세계, 아메리카로 떠난다. 이태원의 ‘메추리알 부자’ 모친과 누나 이태리와 함께. 영어는 한 마디도 못하고, 한국 친구들과의 우정이 전부인 평범한 10대 남매는 이제 낯선 아메리카 학교, 오렌지 고등학교의 학생이 된다(오렌지 고등학교는 이전에 오랫동안 오렌지 유치원이었기에 본문에서는 줄곧 ‘오렌지 유치원’ 이라고 부른다).
미국에 조기 유학을 간 거냐고? 아니다. 그들은 공부에 크게 의미를 두는 부류가 아니다. 그들은 미국에 ‘그냥’ 살러 간 아이들이었다.
등교 첫날, 그들 앞에 펼쳐진 아메리카 스쿨 라이프! 미국 아이, 멕시코 아이, 중국 아이, 한국 아이들의온갖 언어와 서로 다른 가치관이 섞여 난무하는 그곳. 한국 아이들 사이에서도 ‘냉면’과 ‘라면’이라 불리며 편이 갈라진 서로 다른 그룹들 속에서, 태리․태조 남매는 어떻게 하루하루 버텨낼 수 있을까. 그들은 이제 어제의 자신과는 다른 결심들을 하게 된다. 오직 그들의 생존을 위해서.
틴에이저의 삶은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이나 미국이나 쉽지 않다
태조는 한국에서 학교와 집과 친구 집을 오가며 ‘공부만 하면 되는’ 평범한 삶이 기다릴 줄만 알았다. 그러나 삶은 10대에게도 의도치 않게 흘러간다. 쥐똥만 한 영어실력을 가진 그에게 이제 더 이상 연습은 없다. 실전영어로 돌입하지 않으면 학교의 하루, 수업 한 시간도 버티기 힘들다! 절박함 속에 식은땀이 흐르던 그때, 손을 내밀어주는 건 역시 친구였다. 민형이와 민희 남매, 테디와 애니 남매가 그렇게 그의 삶 속에 들어온다. 니키와 루이도.
하루를 버티기 위해, 조기유학생이 아닌 미국 시민으로서 살아갈 아메리카에서의 미래를 위해 태조는 영어 실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 보기로 한다. 바로 ‘America’s Survival(아메리카 생존기)’로 이름 붙인 영어일기를 매일 쓰는 것! 한 페이지, 한 줄을 쓰기 위해 영영사전과 몇 시간씩 씨름하기 일쑤인 고된 나날들이 흘러간다. 한마디 말도 통하지 않는 현지 친구들과도 멀뚱멀뚱 좀처럼 친해질 수가 없다. 그때 떠오른 한마디는 별로 친하지도 않는 아는 형이 미국행 비행기에 오르기 며칠 전에 해준 금쪽같은 말이었다.
“미국 가면 한국 애들 말고 미국 애들하고 친해져. 그냥 친해져서 놀기만 하면 돼. 그러면 거기서 살 수 있는 거야. 알았지? 친해지면 끝이야.”
한국의 고등학생인 보광동 7인방은 힘들어하는 태조에게 어디 대한민국 고등학생의 삶을 앞에 두고, 엄살이냐며 핀잔을 준다. 하지만 태조는 미국의 10대나, 한국의 10대나 생존하기 위해 발버둥치는 삶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까마득한 영어와 낯선 학교에서의 적응과 맛없는 피자, 조기유학 온 대부분의 한국인 친구들과의 겉도는 대화, 힘든 짝사랑……. 그 어느 것도 쉬운 게 없다. 그 어느 것도.
10대, 혼란과 우정과 사랑… 그리고 생존력이 불타오르는 때
어느 날 홀연히,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낯선 곳에 내던져진 혼란 속 10대 남학생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이 책은 무거운 주제를 탁월한 언어유희적 감각과 유쾌함을 잃지 않는 문장력으로 재미있게 주제를 풀어나가는 박생강 작가의 청소년 첫 장편소설이다. 마치 청소년기라고는 지내본 적도 없는 듯한 꼰대 어른의 모습이 아닌, 한때 분명히 혼란의 10대였던 자신을 잊지 않고 사랑하는 어른의 마음을 지닌 박생강 작가. 그는 10대의 고민과 성장통, 그리고 어른의 그것보다 응축된 의미를 담고 있는 그들의 우정, 그리고 짝사랑에 대한 진한 감정들, 자신과 세상의 잣대에 대한 혼란과 씁쓸함을 《나의 아메리카 생존기》를 통해 치밀하게 묘사한다. 또한 이 작품은 박생강 작가의 이웃인 청년 M 군의 실제 이민기를 바탕으로 씌어졌다는 점에서 흥미로움과 현실성을 더하고 있다.
스피리투스의 첫 청소년문학 시리즈의 첫 책이기도 한 이 책은 아무런 준비 없이, 익숙한 곳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낯선 곳에서의 삶에 부딪힌 10대의 ‘잘 적응하고 잘살아보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주제가 돋보인다. 《나의 아메리카 생존기》는 오늘도 생존을 위해 날카롭게 날이 선 그들, 세상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바치는 헌정작이다.
첫댓글 그런 10대의 과정이 가장 소중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