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태곳적부터 준비 되었던 조상님의 큰 선물
2026년 8월 27일 오전 9시 30분, 전화기에 딩동 하는 소리와 함께 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롯데택배 집배송 안내] 김창현 고객님! 기다리시던 상품을 가지고 출발합니다. ■ 보내는 곳: 현대 대구
단순한 택배 안내 문자 하나가 이토록 가슴을 웅장하게 하고 뭉클한 감동을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 오늘 우리 집에 찾아오는 이 물건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태곳적부터 조상님께서 준비하셨다가 마침내 내려주신 깊고 크나큰 선물이다.
얼마 전, 58년 전에 작고하신 둘째 누님의 딸인 생질녀(甥姪女)에게서 연락이 왔다. 공기업의 중책을 맡고 있는 듬직한 외아들이 오는 10월 결혼을 앞두고 있어, 사돈댁과 예단을 주고받는 중이라고 했다. 생질녀 부부가 사돈 어른께 보낼 편지글을 내게 보여주며 조언을 구하기에 글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생질녀와 질서가 사돈 어른께 올린 글]
"더운 날씨에 댁내 두루 평안하신지요. 보내주신 정성 어린 예단을 저희 가족 모두 감사한 마음으로 귀하게 잘 받았습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큰 정성에 사돈댁에서 저희를 위해 세심하게 마음 써주셨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참으로 감사하고 감동스러웠습니다.
귀한 인연으로 만나 뵙게 된 것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한데, 아들을 귀한 자식으로 받아주시고 두 아이의 앞날을 축복해 주시는 따뜻한 마음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저희 부부에게도 든든한 사돈 내외가 계시다는 것이 참으로 큰 복이라 생각합니다.
보내주신 귀한 마음에 저희도 작은 정성을 마련했습니다. 아이를 사랑으로 잘 키워주신 데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두 분께서 늘 건강하시고 평안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이불의 따뜻한 온기처럼 사돈댁에도 늘 좋은 일과 웃음이 가득하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의 가피 속에 두 아이가 귀한 인연을 만났으니, 서로 아끼고 존중하며 함께할수록 더욱 빛나는 부부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아이들의 인연으로 저희도 귀한 사돈을 만나게 되었으니,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편안하고 가까운 사이가 되어 정을 나누며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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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품격 있고 정성이 가득한 훌륭한 글이었다. 나는 외삼촌으로서 기쁜 마음을 담아 조언을 건넸다.
"정말 잘 썼구나! 첫인사인 '더운 날씨에 댁내 두루 평안하신지요'는 계절감과 격식을 모두 갖추어 아주 좋다. 훗날 손글씨로 옮겨 적을 때 문단 사이를 한 줄씩 띄워 쓰면 가로쓰기의 여유로움과 품위가 더욱 살아날 게다. 축하한다!"
이토록 훌륭하게 자란 아들을 장가보내는 생질녀를 보면 대견함과 함께 가슴 한구석에 아련한 슬픔과 그리움이 피어오른다. 내 일곱 남매 중 늘 으뜸으로 꼽히던 둘째 누님. 그 사랑하는 누님은 4남매를 두시고 너무나 일찍 눈을 감으셨다.
당시 초등학교 1학년, 겨우 여덟 살이던 어린 생질녀는 어머니가 숨을 거두는 그 비통한 순간을 목격했다.
고모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식어가는 엄마의 젖가슴을 찾던 세 살배기 막내여동생의 모습…
그 처절하고 슬픈 기억을 가슴에 묻은 채 살아온 어린 딸이, 어느덧 예순여섯의 든든한 어머니가 되어 아들을 장가보내게 된 것이다.
친정어머니 살아생전에 부어준 어머니의 깊은 사랑을 한시도 잊지 않고 살아온 생질녀는, 자신이 받은 그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살아남은 외가의 삼촌인 나와 대구와 상주시의 이모 둘에게 마음의 선물을 준비했다.
대구 현대백화점에서 고른 따뜻한 이불 한 채씩을 보내는 중에 우리집에 택배된다는 소식을 오늘 아침 택배 회사에서 카톡으로 전해온 것이다.
오늘 우리 집에 도착할 정성은 단순한 이불이 아니다. 여덟 살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여읜 서러움을 이겨내고 훌륭한 어버이가 된 생질녀의 대견한 마음이자, 세상을 떠난 내 누님이 하늘에서 친정 식구들에게 전하는 따뜻한 체온이다.
그리고 이 모든 복과 인연은 태곳적부터 우리 조상님들께서 먹여주시고 보살펴주신 신선하고 귀한 선물이라 생각 된다.
우리 부모님의 외증손자이자 내 종손자가 되는 뿌리 깊은 나무 같은 아이가 오는 10월, 축복 속에 첫걸음을 내딛는다.
영광된 기쁨과 누님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조상님의 은덕에 깊이 감사하며 기도한다.
새롭게 출발하는 어린 부부가 부처님의 가피 아래 서로를 아끼고 영원히 사랑을 나누며, 보람되고 복된 삶을 살아가기를 온 마음으로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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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들보들 '닥스?이불'은 나는 만지도 못했는데,
할멈이 당신 방으로 가져 들어가다.
ㅡ나는 마, 잊아뿔랍니다!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