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일 오후에 대학동창모임이 있다.
동창 중에서도 음악과 출신의 신앙인들이며 서로에게 영적 육적으로 큰 힘이 되어왔다.
지난번 모임에 3월 모임은 1인당 45,000원짜리 맛난 고기를 먹기로 시간과 장소를 정했는데
친구 중에 한명이 위 치료 중이라 죽만 먹고 있으며 다른 메뉴도 있냐고 챗방에 글을 올렸다
모두들 그 친구의 댓글은 무시(?)하고 맛집의 장소와 시간을 확인하느라 신나는 글만 올린다.
2인분은 거뜬히 먹을 거라고 나도 들떠있었다.
아픈 친구가 눈에 밟혔다.
몇 년 전 망년회 때 유명한 호텔에서 만찬을 하기로 했다.
나는 전주에서 출발해야 해서 도무지 그 시간에는 당도할 수 없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친구들은 진행했고 결국 나는 불참했다.
그때 참으로 섭섭했던 나...아파서 죽만 먹고 있다는 친구도 꼬기를 제대로 먹지를 못할 터이니 섭섭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맛난 것은 다음으로 미루고 이번에는 모두 싼 것으로 먹자’ 고 했다.
모두가 찬성을 했는데 단 한사람 목사 사모가 맛난 꼬기를 포기하지 못하고 삐졌다
챗방에 침묵만 흐르는데...
용기를 내어 설교(?)를 했다.
가톨릭으로 말하면 지금 사순시기
어제의 말씀은 부자와 나사로
가장 와 닿는 부분이
부자가 나사로를 미워해서 내쫒지도 않았다
(나 같으면 내 집 대문에 진을 친 거지를 경찰에 신고했겠지)
자기가 번 자기 돈으로
매일 맛난 것 먹고 잔치를 벌렸으니
죄 지은 것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러나
나보다 어려움에 처한 자들에게
나의 돈
나의 시간
나의 따뜻한 마음
나의 손 내밈...
부자에게는 혹시 그런 것이 부족하였던 것은 아닐까?
난 부자라서 지옥을 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온 몸이 종기투성이 거지라서
아브라함 품에 안겼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이 세상에서 고통이 컸다는 그것만으로
천국에서 위로를 받는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적어도 주님을
나의 주인으로 여겨야하고
주인으로 여긴다면
주인의 말씀에 귀를 기우려야한다
더더구나 명령이라면
무조건 순종복종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경신애인*
성경을 요약하면
하나님사랑 이웃사랑!
말은 쉬워도
실천은 무지무지 어렵다
친구를 위해
목숨은 못 내어 주더라도
바쁜 일상 중에
친구의 얼굴을 보기위해
시간을 내어주고
아픈 친구를 위해
맛난 음식을 뒤로 미루고
만나면 무조건
밝은 미소 맑은 마음으로
가득 채우고
내가 불편해도
내가 섭섭해도
양보를 해주는 것이
친구사랑 이웃사랑의
*작은 실천*같다
난
맛난 음식보다
좋은 장소보다
아픈 성란이가
시간을 내어 와 준다고 해서 많이 고맙고
전주에 떨어져 있어도
힘내서 오라고 차비를 챙겨주는 모두가 많이 고맙고
아직은 두 다리로 걷고 뛰고
멋 부리고 까르르~ 웃을 수 있어서 너무 고마울 따름이야
내 부탁은
모두가 조금이라도
더 행복할 수 있다면
내가 내어주고
내가 양보하면 좋겠어.
우리 모두 건강에 유의해야할
삭아가는 나이니까
성란이의 아픔이
남의 일 같지 않잖아
원리원칙을 완전히 무시하자는 것이 아니라
시간 장소 맛난 음식보다
같이 늙고 병들어가기 시작하는
우리들...
친구가 더 소중하다는
내 생각이었어.
부디 황사모도
넉넉한 마음으로
함께하길 기대해~
아픈 친구는 물론이고 모두들 (목사사모인 황사모만 빼고)
흔쾌히 망년회 때 꼬기를 먹기로 하고
늘 만나던 뉴코아에서 수다를 풀기로 했다
감동이야...
이런 시기에 그만한 돈으로 먹기엔 과소비 같아서
그냥 누군가 대접한다 해도 안 먹겠다고 할 심정이었는데
특별한 날도 아닌데 이렇게 해야 하나 싶었어... ~란~
아멘!
십자가의 은혜를 생각해봅니다.
값없이 주신 은혜를 생각하면 매사에 감사합니다. ~숙~
이제 이만큼 살았으니
내 주장은 조금씩 뒤로 하고 순리대로 흘러가는 대로 ~해~
신부님!
평소에도 이기적이고 욕심꾸러기공주인 황사모는
결국 제가 끌어안지 못했네요.
설교성 글을 올린 것이 잘한 것인지
황사모의 마음을 다른 방법으로 보듬을 수 있을런지...
사순시기에 큰 숙제가 됐어요.
울 신부님 축일에 저는 뉴코아에서 짱수다장이가 돼있을거예요
신부님의 영명축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그리고 화이트데이 때 주신 사탕 유정란 고맙습니다!
오늘이 내 생의 마지막 날처럼 살고 싶은 바올라올림.
첫댓글 개신교 친구들이라
나사로(나자로) 하나님(하느님) 설교(강론)로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