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목나무에 정성을 대해 물을 준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하나 마나한 일이고 실험이다. 하지만 우리의 인생에서는 그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다만 어리석음 때문에 깨닫지 못하고 알지 못할 뿐이다.
어제 우연히 아는 분의 유투브를 보다가 고구마 발육상태에 대한 귀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즉 모종하고 70일이 경과한 지금의 상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 고구마순 밑을 조심스럽게 파헤쳐 뿌리가 달려진 상태와 크기를 보면 올해 고구마 재배의 성패여부가 판가름난다는 정보였다. 미처 생각지 못한 귀한 아이디어이다.
사실 작물마다 특성이 있다. 물을 좋아하는 작물이 있는가하면 대다수의 작물들은 과습을 싫어한다. 특히 고구마는 장마철 땅이 물에 잠기는 것을 극히 싫어해서 줄기만 무성하게 자라는, 전문용어로 "과번무"현상을 나타낸다.
19년도 당첨되었던 도시농장 텃밭에 고구마 1단을 심었는데, 고구마순이 엄청나게 무성해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놀라워했다. 우리역시 기대를 갖게 되었고, 부푼마음으로 고구마를 캣더니 결과는 너무나 참담했다. 고구마는 줄기만 키웠을 뿐 정작 필요한 뿌리는 달아주지를 않았다. 그야말로 예수님이 책망하신 잎만 무성한 무화과나무가 된 셈이다.
전문가들의 조언을 따라 무성한 잎을 억제하기 위한 영양제들을 알려주는 방식대로 몇번에 걸쳐 뿌려줬지만 백약이 무효한 셈이다. 너무나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토지사용료에 모종값 그리고 비료대금 등등. 재배를 위해 투입된 노동력의 댓가는 계산도 못한다.
다행히 지난해 지인으로 부터 제공받은 2단의 모종중 마사토 토질의 건조한 밭에서는 50킬로라는 놀라운 수확량이 나왔다. 전문농가도 어려운 수치라고 모종을 제공해주신분도 놀라워 했다.
올해도 몇단의 모종을 이곳 저곳에 심었다. 발육상태가 궁금해 두곳의 상태를 확인해 보는데, 낮아서 습한 밭에 심겨진 고구마는 그야말로 무성한 잎에 비해 고구마는 거의 달리지 않은 상태였다. 그야말로 고목나무에 온갖 정성을 들인 셈이다. 이런 상태에서 고구마는 잎만 키울 뿐이다. 그래서 두주 후 모두 걷어내고 김장무를 심을 계획이다.
놀라운 경험이다. 주의일을 한답시고 자신의 열정으로 하는 모든 일은 그야말로 죽은나무에 물주기와 무엇이 다르단 말일까?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것이 나의 인생이었고 나의 사역인 셈이다. 그러니 당연히 만족할만한 열매를 보지 못했다.
금년의 고구마 재배를 통해 놀라운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게 된다. 사역자는 당연히 나는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가 사는 삶을 살아야 한다. 죽은 나무에 평생을 물을 준다하여도 싹은 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