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층 진료비 본인부담 상한액 598만→1014만원으로
건보 재정 악화에 전년比 70% 올려
재정부담 고소득층에 전가 비판도
가구당 최고 소득 분위(10분위)에 해당하는 환자가 병의원에 갔을 때 본인이 부담하는 진료비 상한액이 지난해 598만 원에서 올해 최대 1014만 원으로 1.7배 오른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은 2023년 진료비 본인부담 상한액을 조정하면서 10분위 소득분위 환자부터 본인부담금 상한액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소득분위는 가구당 소득수준을 10%씩 10단계로 나눈 것이다. 최저 소득구간은 1분위, 최고 소득구간이 10분위가 된다.
본인부담 상한제는 과도한 의료비 지출을 막기 위해 소득분위별로 상한액을 정하고 이 금액을 넘는 의료비가 발생하면 건보 재정으로 부담하는 제도다. 즉, 소득 10분위(직장가입자 기준 지난해 월 건보료 23만5970원 초과)의 상한액이 1014만 원이 되면 연간 진료비가 이 금액을 넘지 않는 한 본인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그동안 본인부담 상한액은 소비자 물가 변동률과 연동해 통상 5% 안에서 인상돼 왔다. 하지만 건보 재정이 최근 급격히 악화되면서 본인부담 진료비를 늘려 급여 지출과 불필요한 진료 횟수를 줄여야 할 상황이 됐다.
지난해 12월 복지부가 건보 지속가능성 제고 공청회를 통해 공개한 건보 본인부담 상한액 개편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50%(1∼5분위)는 기존 본인부담 상한액을 유지하고 6분위 이상부터 상향 조정된다. 당시 복지부는 6∼7분위는 289만 원에서 375만 원, 8분위는 360만 원에서 538만 원, 9분위는 443만 원에서 646만 원으로 인상하는 초안을 제시했다.
매년 일률적으로 인상되던 본인부담금 상한액이 소득에 비례해 그 부담이 커지는 구조로 개편되는 셈이다. 고소득층 환자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부분이다. 건보공단은 “나머지 소득분위인 1∼9분위의 본인부담금 상한액은 아직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김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