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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회원제 마트 성장세
중국 창고형 회원제 마트 전성시대
최근 중국 창고형 회원제 마트의 성장세가 주목받고 있다. 2023년 3월 10일 코스트코는 정식으로 중국에 세 번째 매장을 열었다. 이번에 새롭게 상하이 푸동(上海浦东)에 오픈한 매장은 15,000㎡ 규모에 1,000대 가량의 주차 공간을 마련했다. 이는 상하이 지역의 두 번째 코스트코 매장이며 해당 신규 매장은 정식으로 오픈하기 전부터 이미 8만여 장의 유료 멤버십을 발급했다. 오픈 기념 할인 가입비인 199위안으로 계산해도 이미 약 1,600만 위안을 벌고 시작한 셈이다.
2019년 8월 27일 상하이에 첫 매장을 낸 코스트코는 개점 3일 만에 10만 명 이상의 유료 멤버십을 유치했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를 기반으로 이번에 3번째 매장을 오픈했으며 2023년 내에 닝보, 항저우, 선전에 매장을 열 계획이다. 최초 오픈 이후 4년간의 시간은 코스트코가 중국 시장에서 지속 성장할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점쳐본 시간이었고 이제 그 가능성이 확신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
이번 상하이에 오픈한 코스트코 매장은 중국 내에서는 3호점이지만 전 세계 코스트코로 보면 849호점이다. 2023년 중국 설 연휴 2주 기간에 걸쳐서 중국 상하이 1호점이 전 세계 코스트코 매장에서 매출액 1위를 달성한 것이 코스트코 본사 경영진에게 중국 시장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었으며 따라서 향후 코스트코의 공격적인 확장이 펼쳐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코스트코의 중국 진출 업력은 4년 밖에 안된 것에 비해 코스트코의 경쟁자인 샘스클럽(월마트 산하 창고형 회원제 마트)은 1996년에 중국 선전(深圳)에 처음 진출해 업력이 30년 가까이 됐다. 진출 기간이 상당히 오래된 만큼 이미 중국 지역에서 코스트코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자리 잡고 운영 중이다. 샘스클럽의 모회사인 월마트는 지난 몇 년간 중국 본토에 100개에 달하는 여러 매장을 닫은 것에 비해서 회원제 마트인 샘스클럽만 나홀로 성장하고 있다.
2022년 12월 기준으로 샘스클럽은 이미 25개 도시에서 4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가장 최근 베이징에서 오픈한 매장은 다싱(大兴)에 위치하며 2만㎡ 이상의 규모다. 중국 전역에 다수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2022년 기준 유료 회원수는 400만 명이 넘는다. 전 세계 창고형 회원제 마트 시장에서 따지면 코스트코가 회원수 1억 명 이상을 보유하여 1위지만, 중국만 놓고 본다면 샘스클럽이 1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코스트코의 인기로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구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같은 한국 토종 창고형 회원제 마트가 생겨났듯이 중국에서도 역시 코스트코, 샘스클럽 같은 외국계 창고형 회원제 마트가 큰 인기를 끌자 중국 토종 마트인 알리바바 계열의 허마, 외국계 유통망인 까르푸 등에서도 회원제 마트를 잇달아 오픈했다.
창고형 회원제 마트의 성장 이유
코스트코 및 샘스클럽 등의 창고형 회원제 마트가 중국을 비롯하여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분석이 이뤄졌다.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나눠서 볼 수 있다.
첫째, 제품의 가성비 만족
품질 좋은 제품을 싼 값에 공급하는 유통망의 본질에 집중했다. 창고형 회원제 마트는 전반적으로 일반 마트에 비해서 취급 상품 수(SKU)가 현저히 적다. 과거 전통적인 마트의 경우 1만 개에서 많게는 10만 개 SKU에 달하지만 코스트코와 샘스클럽 같은 경우 모두 4000 내외의 SKU에 불과하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게 제공하진 못하지만 그만큼 공급업체로부터의 구매 수량을 늘려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여 최저가로 제품을 매입한다. 여기에 최소한의 운영 수수료(매장 임차료, 직원 인건비 등, 코스트코 같은 경우 14% 이하, 만약 14% 이상일 경우 이사회 승인 필요)만 붙여서 저가로 회원들에게 판매한다.
둘째, 높은 멤버십 갱신율
전통적인 마트는 제품의 매입가와 매출가의 차이를 통해서 이윤을 창출하고 있으나 회원제 마트는 최소한의 수수료만 붙여서 판매 중이므로 상품 차액으로 인한 이윤이 크지 않다. 이들의 실질적인 수익은 회원에 받은 연회비가 약 70%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 하고 있다. 따라서 회원제 마트는 회원들의 유료 멤버십 갱신률을 매우 중시하는데 코스트코 같은 경우는 무려 90%가 넘는다. 즉 90% 이상의 고객들이 만족하여 멤버십을 유지한다는 뜻이다. 고객의 유료 멤버십 만족도를 높이려면 고객들이 유료 멤버십 이상으로 이득을 보았다는 만족감이 중요한데 성공한 회원제 마트는 모두 이를 해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셋째, 자체 브랜드(PB) 상품의 개발 및 흥행
코스트코의 커클랜드(Kirkland), 샘스클럽의 멤버스마크(Member's Mark)는 전부 해당 회원제 마트의 PB 상품으로 이 상품들의 판매량 호조가 매출액에 상당 부분 기여한다. 특히 코스트코의 PB 상품은 전체 매출액의 3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다. 물론 이 외에도 도심 외곽지역에 자체 건물 설립하여 임차 및 관리비 절감, 매장 자체를 창고식으로 진열해서 물류비 절감, 인테리어 최소화로 비용 절감, 셀프 계산 등으로 인건비 절감, 광고비 최소화, 카드 수수료 최소화 등의 다양한 최저가 실행 방안들도 있다.
중국 창고형 회원제 마트의 최근 트렌드
1. 대량 구매로 객단가 견인
중국에서는 지난 3년간 강력한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인해 언제 어디서 갑자기 봉쇄되어 집에 고립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한동안 사재기 행위가 벌어진 적이 많다. 도시 및 지역 봉쇄이 임박했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 때 중국인들이 가장 애용한 쇼핑 장소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회원제 마트다. 대용량의 포장에 저렴한 가격이니 이보다 더 안성맞춤인 쇼핑 장소는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상기 특수 상황을 제외하고서라도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은 다 각자 중국에서 이미 살아남는 법을 터득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이들 회원제 마트는 크게 두 가지 상품 카테고리로 중국 소비자의 사재기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먼저 식품류다. 갓 구운 각종 베이커리류, 로스트 치킨과 훠궈용 냉동 소고기 롤, 신선한 두리안과 딸기, 대용량 신선 우유 등 중국 유명 SNS에서 자주 대중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회원제 마트들의 대표적인 미끼 상품들이다. 또 하나는 중국에서 인기 많은 고급 제품군이다. 중국의 명주인 마오타이, 애플 아이폰, 버버리 트렌치 코트, 다이슨 헤어드라이기 제품을 정품 보장을 하면 정가보다 싸게 파는 것이다. 최근 코스트코 3호점의 시범 영업 시간에 BMW 신에너지 자동차(i3, iX3모델)까지 선보인 바 있다.
일반적으로 비식품류 가격은 보통 일반 매장보다 30%에서 최대 60%까지 저렴하고 식품류는 10%에서 20%까지 저렴하다. 각종 미끼 상품의 위치를 수시로 바뀌면서 소비자들이 지나가는 동선마다 새로운 제품들로 충동 구매를 부추긴다. 게다가 한 품목의 포장단위까지 크다보니 커다란 카트에 이것저것 넣고 계산하다 보니 객단가가 상당히 높게 나온다. 코스트코의 객단가는 일반 대형 마트인 월마트보다 약 2.47배 높은 936위안이고, 샘스클럽은 월마트보다 약 1.68배 높은 557위안이다. 소비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담은 카트 가득한 제품에 놀라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고 계산대 앞에 줄 선 많은 이들이 자기와 같은 것을 알고 이내 안심하는 경향을 띤다.
2. 인플루언서의 적극 활용
위에 언급한 미끼 상품들은 하루 아침에 생겨난 것들이 아니다. 하나같이 중국의 회원제 마트들이 오랜 기간 공을 들여서 만들어낸 바이럴 마케팅이다. 중국 대표적 SNS인 위챗의 펑여우취엔(朋友圈, 모멘트)은 물론이고 비리비리, 틱톡, 샤오홍슈 등의 각종 숏폼 동영상 플랫폼에서 샘스클럽이나 코스트코를 검색한다면 관련 검색어로 샘스클럽 매장탐방(山姆探店), 코스트코 미식공략(开市多美食攻略) 등의 각종 영상이 등장한다.
이런 수많은 영상에서 해당 회원제 마트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 혹은 상품들을 알려주면서 이 제품들의 품질과 맛 그리고 가성비를 강조한다. 실제로 보고 있으면 상당히 많은 양을 담고 있는 베이커리, 육류, 채소, 과일 등이 다른 일반 마트과는 확연히 구분될 정도로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 다만 중국 전체로 따진다면 회원제 마트에 유료 회원으로 가입해서 실제로 장을 본 사람들은 14억이 넘는 전체 인구 중에 극소수에 불과하다. 중국에 42개 매장을 가진 샘스클럽 유료 회원 약 400만 명, 코스트코는 이제 막 3호점이 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 토종 회원제 마트는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이므로 회원수는 당연히 많지 않다.
따라서 그만큼 회원제 마트의 향후 발전 공간이 크다고 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중국인들 눈에 이런 인플루언서의 회원제 마트 탐방 영상이 놀랍기도 하고 일견 놀이 공원처럼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 하는 쇼핑몰을 이해하지 못한다. 아마 대부분의 중국 소비자는 과거 회원비를 내는 마트의 비즈니스 모델을 본 적이 없으므로 멤버십 카드를 단순한 입장료로 이해하는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수만에서 수십만 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입장료까지 내고 마트에 들어가야 하는 것은 소비자에 대한 우롱이 아니냐는 의견과 실제로 가보니 가성비가 좋아서 충분히 유료 회원에 가입할 만하다는 내용까지 다양하다. 어찌됐든 이런 영상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며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하게 된다.
3. 새로운 중산층 신분의 상징
대부분 고객이 일반 마트보다 더 많은 양의 상품을 한꺼번에 구입해서 객단가가 높고 백화점보다 싸게 명품을 구입하거나 마오타이 등의 고급 주류를 몇 박스씩 담아가는 소비자들도 흔하므로 여기나 드나드는 사람들의 소비 수준은 결코 작지 않다. 게다가 회원제 마트의 유료 회원은 중국 전체 인구에 매우 적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이 희소성이 유료 회원들에게는 상당한 만족감을 주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샘스클럽의 유료 멤버십을 가진 회원의 이미지가 중국 1~2선 도시에 살며 상당히 높은 수준의 소득과 소비를 지향하는 사람들로 형성되고 있다는 뜻이다.(실제로 샘스클럽은 1~2선 도시에만 매장을 운영 중)
그래서 샘스클럽 기사나 영상에 자주 언급되는 댓글 중에는 ‘샘스클럽이 판매하는 것은 토마호크 스테이크도 로스트 치킨도 아닌 바로 중산층 신분의 새로운 상징이야’, ‘샘스클럽에서 로스트 치킨만 사는 이들은 샘스클럽의 찐(진짜) 회원은 아니지, 전혀 샘스클럽을 모르는거야.(즉, 치킨 말고도 좋은 상품들이 많은데 인터넷에서 자주 회자되는 로스트 치킨만 사는 건 샘스클럽 초짜라는 뜻)’라는 내용이 있을 정도다.
점차 이런 분위기가 확산되자 한국 중고거래 사이트인 당근마켓에 해당하는 중국의 시엔위(闲鱼)에서는 코스트코나 샘스클럽의 연간 회원비는 내기 싫지만 도대체 어떤 분위기인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소액만 내면 입장을 같이 해주는 게시글도 상당히 많다. 샘스클럽의 경우는 유료 회원은 5명까지 지인을 대동하고 입장할 수 있지만 상품 결제는 반드시 유료회원 전자카드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이미 샘스클럽이 중국에 상륙한지 어언 30년이 되어가는데 최근 몇 년에 이르러서야 중국 유통업계의 대대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다른 이유가 아니라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 성향이 업그레이드되었고 중산층이 전체적으로 확대되었으며 젊은 고객들이 성장하면서 소득 수준도 올라갔기 때문이다.
시사점
1996년 중국 선전에 처음 진출한 샘스클럽은 여타 회원제 마트와는 또 다른 특이 사항이 있다. 코스트코에서도 한국 제품을 포함한 다양한 해외 수입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샘스클럽에서는 한국 제품, 그 중에서도 대기업 제품 못지 않게 중소중견기업의 생활소비재 및 식품류를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KOTRA에서 접촉한 많은 다른 중국 유통망(대형 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 리테일 등)에서도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있었지만 대다수의 경우 판매하기 수월한 한국 대기업 제품이나 지명도가 높은 한국 제품을 주로 선호하는 경향이 컸다.
2020년 KOTRA 선전 무역관은 샘스클럽의 구매부서 첫 접촉을 시작으로 2021년부터 매년 한국 중소중견기업의 ‘샘스클럽 신규입점 지원사업’을 진행했고 그 결과 상당히 의미 있고 규모도 상당한 입점 계약을 이미 여러 건 성사시킨 바 있다. 3년째 샘스클럽 입점사업을 진행해 본 바에 따르면 중국 1선 도시인 선전의 소비 시장은 한국에 결코 뒤지지 않은 수준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그만큼 고객들이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만 소비자들을 대변하는 샘스클럽 구매 담당자의 눈높이는 상당히 까다롭다. 또한 샘스클럽과 유사업종인 코스트코 등에 납품 이력이 있다면 조금 더 높은 평가를 받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만약 샘스클럽에 납품 이력이 있다면 향후 코스트코 입점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KOTRA와 입점지원 사업을 같이 해온 샘스클럽 구매 담당자 A씨는 "여전히 한국 제품은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편이므로 가격과 품질이 맞다면 유명 상품이 아니더라도 유통 거품을 최대한 제거해 수입 물량을 확보하길 희망한다. KOTRA에서도 적합한 기업을 소개해주길 바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각 유통망의 특성과 해당 유통망이 현 유통시장에서는 갖는 위치에 따라서 우리 한국 기업의 접근 방향도 달라져야 하므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소비재 기업들도 중국 유통망의 전체적인 동향에 대해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
자료: 코스트코, 샘스클럽, 허마 공식사이트, 틱톡, 비리비리, 기타 인터넷 자료 KOTRA 선전 무역관 종합
출처
KOTRA 선전무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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