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점! 50점이에요! 누가 뭐라고 하던 상관 없어요. 저 젊은 친구, 경기장을 흥분의 도가니탕으로..."
07년도 슬램덩크 콘테스트는 그때 흥분했던 케니 스미스나 찰스 바클리, 매직 존슨등을 제외하더라도 농구에 대한 지식이 크게 없는 사람들이라도 놀랄만한 덩크가 마구 튀어나왔었다.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백보드 덩크를 시도하던 이궈달라도, 테이프 하나 붙였다가 욕본 조쉬 스미스도 아니었다. 바로 키높이 구두에 깔창을 두개 깔은 효과를 보여주는 덩크화를 신고도 키가 175에 불과한 작은 거인 네이트 로빈슨이었다.
사실 작은 거인이라고 쓰기도 상당히 껄끄러운게 필자 키도 저 친구랑 키가 비슷해서(...) 쓰기는 싫지만, 여하튼 놀라운 사실은 NBA에서는 결코 평균에도 가지 못할 키를 가지고 코트를 휘젓는 선수들은 오래전부터 한두명씩 있어왔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선수들은 상당히 Unique했으며, 그 수도 많지가 않았다. 그도 그럴듯이, 그정도 키로는 왠만한 노력이 아니고서야 NBA라는 대형 리그에서 살아남기가 너무나도 어려웠고, 또 대부분 그정도의 키를 가진 사람들은 농구를 생업으로 시작하려고 들지 않았다. 하지만 NBA의 역사에는 그런 노력의 천재들, Little Giant들이 자신의 이름을 금속 활자에 깊숙히 박아넣었고, 또한 그런 선수들을 우러러보며, 아이들은 심장을 키워나갔다.
네이트 로빈슨 역시 그런 아이들과 다를 바 없었다.
로빈슨은 객석의 스퍼드 웹을 모시고 나와 자신의 덩크를 도와달라 부탁하였고, 이 레전드는 순순히 승락했다. 그리고 그런 스퍼드 웹을 단숨에 뛰어넘어 원핸드 덩크를 찍어내리며 화려한 신고를 하였다.
현재 뉴욕 닉스의 가드로 뛰고 있는 네이트 로빈슨의 키는 공식적으로 175cm이다. 평균적으로 가드들이 180cm를 넘는 것을 보면 네이트 로빈슨의 키는 상당히 페널티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뉴욕 닉스는 속공 농구의 명장 댄토니를 사령탑에 앉힌 이후 엄청난 공격 농구를 구사하기 시작했고, 로빈슨은 그 공격 농구에 자리를 잡았다.
이번시즌, 뭐 득점력은 원체 꽤 있던 선수였고, 공격력은 그렇다 치고 넘어가더라도, 가장 놀라운 점은 아마 리바운드가 아닌가 싶다. 29분 출전하면서 무려 4개를 잡아내고 있다. 거기다가 오펜스 리바운드가 1.3개, 턴오버 개수도 많은 편이 아니다.
여담이지만, 재밌는 점은 그의 커리어 블락 횟수에 있다. 데뷔 시즌에 1개, 그 다음 시즌에 6개, 그리고 그 다음 시즌인 07-08시즌에 1개를 기록했는데, 그 1개가 하일라이트에서 야오 밍의 굴욕으로 자주 나오는 야오 밍 블락이었다. 지못미 야오밍...
본문으로 돌아와서, 사실 개인적으로 이 선수의 성공은 딱히 기대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해왔었다. 그도 그럴 듯이, 스퍼드 웹은 덩크 콘테스트에선 분명 위대한 선수임에는 틀림없지만, 그가 전성기를 가졌던 기간은 길게 잡아봐야 5년이고, 그것도 아틀란타가 아닌 킹스에서의 활약이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좋아하던 선수였던 얼 보이킨스는 연장전 최다 득점기록은 있었지만, 위협적인 선수는 아니었고, 오히려 수비에서는 정말 오버 패스가 쭉쭉 들어가게 해주는 자동문에 가까웠다.
잔인하지만 그것이 한계점이었고, 그것을 뛰어넘은 선수는 아이버슨 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버슨은 키가 170대의 선수는 아니었다. 하지만 로빈슨은 해내고 있고, 자신이 강한 무기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잠깐 추억으로 돌아가서, 모두 마이클 조던이 주연으로 나왔던 애니메이션이자 영화였던 "스페이스 잼"을 기억하는가?
영화에선 꼬마에게 블락당하고 교회에서 트레쉬토킹 안하겠다고 기도하던 찰스 바클리나 무서워서 경기 못하겠다고 하소연하던 블레이드 디박이 기억에 더 남을지도 모르지만, 영화상에서 농구기술을 빼앗긴 다섯 선수는 이렇게였다. 찰스 바클리, 션 브레들리, 패트릭 유잉, 래리 존슨, 그리고 타이론 보그스, 흔히 우리들에게 '먹시' 보그스로 알려진 선수다.
아마 키 작은 선수의 계보 중에 가장 뛰어났던 선수는 '먹시' 보거스였을 것이다.
먹시 보그스는 키가 160에 불과했고 웨이트도 64킬로그램인 작고 단단한 선수였다. 이 Wake Forest 출신의 작은 선수는 무려 14년 동안 NBA 리그에서 활동하였다. 득점과 어시스트로 평균 더블더블을 기록한 시즌도 있으며 전성기적엔 어시스트가 9.28이나 되었다. 보그스는 아프리카에서 자고 있는 사자를 창으로 사냥하다가 스카웃(?)당해온 마누트 볼이란 선수와 함께 듀오를 이루며 워싱턴 불렛츠를 이끌기도 했다. 재밌는 건, 이 작은 선수가 77경기 이상 출장한 시즌이 9번이나 되고, 그중 전부 선발로 출장한 시즌이 두번이며, 마지막으로 80경기를 뛴 시즌은 99-00시즌이었다는 것이다.
일단 네이트 로빈슨이 그를 뛰어넘긴 글렀다. 키가 더 크니까(!).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로빈슨 이야기를 해보자.
하지만 네이트 로빈슨이 단지 키는 작지만 그를 극복한 NBA 선수가 아니라 키 작은 슈퍼스타로 성장한다면, 정말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가능성은 낮다. 키를 운동능력으로 극복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새터에서 술이 쓰다고 쏘맥해서 먹는거랑 별반 다를리 없는 일이다. 당분간은 로빈슨은 댄토니 농구 밑에서 막강한 화력을 뿜어낼테지만, 그것도 잠시 뿐일 수도 있다. 쏘맥 후엔 그 후유증이 엄청나니깐 말이다.
그의 활약에 고춧가루를 뿌리고 싶은 맘은 없지만, 사실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가 정말 문자 그대로 매우 역설적인 작은 거인이 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지 평범한 NBA 선수로 끝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일 것이다.
허나, 그는 믿고 있다. 그 속에 타오르는 그의 심장은 자신보다 더 큰 그 어떤 선수보다도 붉게 타오르고 있을 테니 말이다.
첫댓글 숨어있는 진정한 외계인중 한명........
타이론 보그스 유잉도 한 경기에 두 번 블럭한 적 있지 않나요?
유잉인지는모르겠고 올라주원을 블락했던걸로 기억합니다
보이킨스와 샼 사진을 보니 정말 고대에는 2미터가 훨씬넘는 사람들을 보고 거인이라고 부를만 했네요 지금이야 워낙 세상이 발전했고 키가 큰것에 익숙해졌지만 말이죠
보그스와 마뉴트 볼 사진은 nba역대 최장신과 최단신 사진 아닌가요? ㅎㅎ 근데 예상보다 덜차이나보이네요 샥하고 보이킨스차이랑 비슷해보임..
보그스 하체 짱이네요!
멋진 글과 사진 잘 봤습니다. ^^b
2년전인가.. 샘카셀도 한경기에 두번 보이킨스에게 블락 당했었는데 ㅋㅋ
농구명문 웨이크 포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