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적당한 힘
김정미(필명 김도은)
새를 쥐어 보았습니까?
새를 쥐고 있으면 이 적당한 힘을 배우려 학교엘 다녔고 친구와 다퉜고 매일 아침 창문을 열고 온갖 소리를 가늠하려 했었던 일을 이해하게 된다
온기는 왜 부서지지 않을까
여러 개의 복숭아가 요일마다 떨어지고 떨어진 것들은 정성을 다해 멍이 들고 꼼지락거리는 애벌레를 키운다
서로 다른 힘을 배치하는 짓무른 것들의 자세 새로운 패를 끼워 놓고 익숙한 것을 바꿔 넣으면 손을 빠져나간 접시가 깨졌고 칠월이 손에서 으깨어졌고 몇몇 악수(握手)가 불화를 겪었다
세상의 손잡이들과 불화하든
친교를 하든
모두 적당한 힘의 영역이었을 뿐
몰래 쥐여준 의심과 아무렇게나 손에
쥐고 있던 새의 기록에서
별똥별을 본다
적절한 힘을 파는 상점들이 있었으면 해
포장도 예쁘게 해서
심지어 택배로 보낼 수 있었으면 해
평평하고 고요한 힘
고요해서 막다른 골목만큼 지루하고 착한 힘
모자라거나 딱 맞는 힘이 아니라
오르막을 오를 때 내리막을 힘을 딛고 올라가려 하는,
내가 알지 못하는 모든 일들을
데려오거나 데려간 그 힘
손 닿는 곳마다 손잡이가 있는 건 아니니까
하루를 조금 더 올라가 보려는 거겠지
한 발 한 발 올라간다고 해서 다 볼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삐딱하게 어둠이 잡음으로 끼어들어도
멈추지 않으려는 거겠지
불편한 새를 손에 쥐어 보기 전에
적당한 힘 하나 손금으로 열어두어도
괜찮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