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역사문화연구회에서 5월을 맞아
강상면 송학리의 반달할아버지 묘역을 찾았습니다.
반달할아버지, 다들 아시지요?
'설날, 반달, 기찻길 옆, 고드름, 어린이날 노래,
따오기, 달맞이, 새나라의 어린이, 나란히나란히.....'
바로 어린이들에게 꿈과 사랑을 심어준
동요 작곡가, 작사가 겸 아동문화운동가
윤극영(尹克榮, 1903 ~ 1988) 선생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어린이들이 일본 창가를 부르는 것을 보고
조선의 아이들을 위한 노래를 만들기로 결심합니다.
처음 선을 보인 곡이 '설날'이라는 동요이고
두 번째로 만든 곡이 바로 '반달'입니다.
또한 일제의 눈을 피해
자신이 만든 동요를 널리 보급시키며
민족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1940년대 간도 용정에서 교편을 잡았을 때
친일 행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일제의 선전 기관이던 한 단체의 회장으로 활동했으니
선생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음은 어쩔 수 없습니다.
친일파로서 단죄를 받아 마땅하겠습니다만
86세로 별세할 때까지 600여 곡의 노래를 남겼으니
선생이 우리나라 동요에 미친 영향만큼은
한편으로는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회원들 모두의 마음은 무겁기만 했습니다.
간도에서 친일 행위를 하는 동안
훗날 이러한 역사적 심판으로 힘들어하게 될 줄을
선생은 과연 몰랐을까요.
우리가 역사를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선생은 사후 선영이 있는 양평에 묻혔습니다.
선생의 친일 행위에 대한 논란 여부를 떠나
우리 동요에 미친 선생의 공을 생각해
묘역 일대를 '반달 공원'으로 조성하고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이벤트를 기획한다면
스토리텔링을 도입한 양평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