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5세의 반란(叛亂)-16
마지막 복싱경기
작은 규모의 경기장은 특별히 관심있는 메니아 들과 도박꾼들 호기심 가진 젊은 복싱팬 들 그리고 지역 언론기자들로 꽉 찼다. 사실 PBU는, 특히 무제한급은 자주 열리지 않았다. 정규 체급이지만, 매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관심이 다른 체급별 경기보다는 덜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65세의 할배라는 것 때문에 경기의 질보다는 호기심과 웃음꺼리를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경기도 메인 이벤트로 열리는 헤비급 다음에 열리게 되었다.
대부분의 중량급 이상 선수들은 머리로 싸우기 보다는 힘으로 싸우려 한다. 그것도 일정 부분에서는 맞다. 중량급 이상에서는 주먹에 힘이 있어야 한다. 한방에 케이오(KO) 시킬수 있는 파워 있는 펀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특히 헤비급과 무제한 급에서는 필수적 조건이다. 그러다 보니 체격의 우위로 이기기만 했지 제대로 맞아보지 못한 선수가 많다. 와일드가 그렇고 죠수아가 그렇고 타이슨 퓨리가 그렇다. 그들도 경기중 60% 제대로 맞은 펀치에 휘청거리거나 다운되었다. 그것이 거인 선수들의 단점이다. 이 놈도 같은 부류이다. 그들 나라에서는 뭐든 덩치로 밀어 부쳐 재미 봤거든. 떠밀려서 복싱에 들어와 보니 할만하단 말이야. 덩치로 미니 밀리더라 말이야. 그래서 12전만에 무제한급 챔피언 타이틀 매치에 왔거든. 와 보니, 역시 상대도 지보다 20 센티미터 정도 작거든. 이거 껨도 안되겠구다 한거야. 더구나 65세 할배라... 받아 논 당상이란 말이거든. 이긴거지. 하나 마나야. 돈 안 드는 말 누군들 뭐라 못하냐? 폼 관리 말 관리 액션관리만 잘 하면... 그 뭐냐? 돈이 굴러 들어 오겠거든. 그래서 링에 올라가자 말자 다 이긴 경기니 폼 잡고 멋진 말만 골라서 한 게야.
그러나 이 너마는 아직 어려 더 몰랐다. 프로 경기는 마지막에 웃는 자가 승자인 게야. 그래도 12전을 뛰었는데... 위빙도 할 줄 알고, 빽 스텝 그리고 포워드 스텝도 밟을 줄 알고... ㅎㅎㅎ 그 녀석 꽤나 요란스러웠다.
어쩧든 나는 이 경기에 이겨야 하였다. 그들은 내가 누군지 모르니까 더욱 이겨야 했다. 세희의 도움으로 잠을 잘 자서 컨디션은 아주 좋았다. 나는 락커룸 나무의자에 앉아 눈을 감고 경기를 상상해 보기 시작하였다. 몇 번 본 그의 경기 비디오와 그의 모습을 생각하였다. 중국산 미국인. 2미터 5쎈티. 100kg. 34살. 대단하였다. 평소 같았으면, 엄두는 커녕 옆에 가기도 두려웠을 놈이었다. 게다가 움직임도 빨랐다. 쨩깨들에게 인기도 컸다. 작은 경기장의 5분의 1을 채웠을 정도였다. 나는 시끄러운 만다린을 빨리 재울 필요를 느꼈다. 모든 관람객을 위하여... 뭐 그리 거창할 것 까지는 없어도 나는 4회전에서그를 반 죽였다. 1회전이 시작되자 그는 얕보고 긴 팔을 휘두르며 전진해 왔다. 나 코치가 악을 썼다.
"할배! 피해! 피해! 움직여! 좌우로 빨리 움직여!"
그런데 그게 어디 쉬 우냐? 좀 허둥대기도 하였다. 헛 펀치를 몇 번 날렸지만 조족지혈이었다. 어쩧든 그 놈은 프로 복싱선수 아닌가. 내 수준에서 빨랐다.
"할배! 할배야! 헛짓하지말고, 허허실실해라. 이 할배야!"
세희가 악을 쓰고 있었다. 저게 어떻게 내공 고수가 쓰는 허허실실을 다 아노. 많이 컸다. 그사이, 나는 그 와중에 웃음이 나왔다. 세희는 대단하였다. 이런 일촉측발의 상황에 당사자를 웃게 만들다니... 그래. 허허실실이다. 취권은 못하더라도 허허실실은 얼마든지 할 수 있었다. 니가 소림사 출신이라도 내 허허실실에는 가고야 말 것이다. 나는 이 놈을 그렇게 만들었다.
2회가 시작되면서 그 놈이 붙었다. 계속 붙었다. 그때 세희가 또 악을 써 대였다.
“할배야! 떨어져. 좌 우로 흔들며 피하고 떨어져! 이 할배야!”
누가 모르나? 몸이 같이 따라주어 야지. 나는 서너 방을 맞았다. 다행히 팔로 커버한 위로 맞았기에 다행이었다. 이 정도 체급의 거의 모든 선수에게는 한방이 있다. 제대로 맞으면 상대는 가게 된다. 대부분의 이 체급 경기는 누가 먼저 어디를 가격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그 다음부터는 내가 돌아다닌 2회였다. 그 큰 덩치가 나를 쫓아 다녔다. 한 회 정도는 견딜 만 했다. 3회는 그와 내가 제대로 된 펀치를 서로 한대 씩 주고 받았다. 뒤통수를 맞은 나는 코너의 링에 기대어 돌며 다음 펀치를 피해 겨우 살아날 수 있었다. 그때 나세희의 울음소릴 들었다. 내가 쓰러지기 직전이라고 생각했던가 보다. 나는 그 놈이 서둘러 나를 쫓아와 훅을 치려 하자 나는 그 놈을 슬로우다운 시킬 필요가 있음을 느꼈다. 생각을 하며 경기를 해야지 무식하게 막 치고 박을 수만 없잖아. 그가 주춤하는 나에게 오른 펀지 스트레이트를 뻗었다. 내 얼굴 정면이었다. 맞으면 끝이었다. 글로브가 보였다.나는 재빨리 왼 펀치로 뻗어오는 그 놈의 팔 굽을 올려 쳤다. 그 놈의 주먹은 내 이마를맞히고 위로 올라갔다. 어떤 놈은 지가 친 그 어퍼컷 주먹이 다시 지 이마를 때린 놈도 있더라. 그 놈 오른쪽 팔이 문제가 발생했을 거라 생각 들자 좌측으로 움직이며 오른 펀치로 그 놈의 오른쪽 들린 팔아래 가슴을 쳤다. 그는 '훅' 소리를 내며 비틀거렸다. 그리고 공이 울렸다. 코너로 돌아가니 세희의 얼굴이 말이 아니었다. 그 이쁘던 56세의 거의 할매 얼굴이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내 얼굴 닦으라고 가져온 수건 두개를 자기가 다 닦고 있었다. 그럼 나는 어쩌라고???
"제임스! 여보! 잘했어요. 이제 이겼어요. 마지막 펀치에 저 놈 반 죽었을 거예요. 아주 쌍작살 내 버려욧!"
와따~ 무서웠다. 조롷게 이쁜 입에서 저렇게 지독하게 거친 말이 튀어나오다니...
"오케이. 세희! 집에 갈 준비나 해 놔라!"
내가 한 말은 이것이 다 였다. 4회 공이 울리자 그 놈이 씩씩거리며 중앙으로 나오는데 오른팔이 처져 있었다.그래도 남자라고 왼팔로 잽을 날렸다. 그 잽을 두개나 맞았다. 좀 얼얼하였다. 이거 몇 대만 더 맞으면 그냥 잽에 갈 것 같았다. 그 넘은 아래를 보며 허리를 좀 숙이고 훅을 날렸다. 내가 피하니 바로 쳐졌던 오른 펀치로 어퍼컷을 날렸다. 나는 왼쪽으로 피하며 왼 펀치로 비어 있는 그의 옆구리를가격하였다. ‘엌’ 하며 주저 앉을려는 놈의 왼쪽 정수리를 오른 펀치로 힘껏 가격하였다. 제대로 맞았다. 느낌이 오거든. 게임 끝이었다. 내가 이겼다. 그 다음의 여러 잡 것 들에는 미련 없었다. 나세희의 손을 잡고 우리는 미련없이 경기장을 떠났다. 메이웨더가 다 알아서 할 것이었다.
"할배! 공항에 어떤 묘령의 여성이 마중 나올 거예요. 할배가 원하든 안 하든 뭐라든 할테니까 못이긴 척 다 하세요. 돈도 줄 거예요. 얼마든지 달라 해서 쓰세요. 아셨죠? 그리고 제발 몸 건강하시고 손가락 하나라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나는 언제 어디서든 할배를 다시 만날 거예요. 그때는 할배! 각오해야 해요!"
나세희는 눈물 반 콧물 반인 얼굴로 가슴에 안겨 흐느끼듯 말했다. 나는 마지막 말에 놀라 그녀를 밀치며 물었다.
"무슨 각오?"
"죽을 각오!"
"ㅎㅎㅎ 하하하"
"ㅎㅎㅎ 호호호"
나세희는 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입구에 서 있었다. 나는 나세희에 대하여 아무것도 생각해 둔 것이 없었다. 내가 65세인데... 어쩌라고?
17
하와유(How are you, Korea?) 코리아
첫댓글
따뜻한 말 한마디가 마음에 작은
행복을 준 데요 오늘 하루 예쁜 말 많이
하세요 따뜻한 화요일 보내요 감사합니다.♡
https://cafe.daum.net/rhkdtpck
https://youtu.be/PUD3J8y02X0
PLAY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