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아무도 없는 줄로만 알았다.
마치 죄를 지은 듯 불안하다.
갑작스러운 후의 등장에 두 사람은 돌처럼 굳어져 버렸다.
잔뜩 긴장한 다율과는 달리, 무표정으로 고개를 숙이는 로이였다.
무서운 얼굴을 하며 로이를 향해 천천히 다가가는 후.
그리고는, 그의 멱살을 쥐며 낮게 으르렁 거렸다.
“묻잖아. 대답해.”
“…….”
로이가 아무 말 없자, 발끈한 후가 주먹을 들었다.
그의 행동에 당황한 다율이 재빨리 그를 저지했다.
친구끼리의 폭력은 절대반대다.
“후야! 싸움은 안돼!”
“넌 빠져.”
“쿡, 여친한테 너무하는거 아냐?”
“말 돌리지 말고 대답해! 새끼야!”
퍼-억!
우당탕!
후의 주먹에 맞아 나가 떨어진 로이가 작게 고통의 신음을 흘렀다.
그 모습을 지켜본 다율이 움칠했지만 움직일 수 없었다.
자신의 손목을 후가 강하게 쥐었기 때문이다.
로이는 어이없는 실소를 터뜨렸다.
후를 친구가 아닌, 적으로 라이벌로서 경계하기로 결심했다.
로이가 후를 노려보며 차갑게 말했다.
“보시다시피, 난 다율이를 좋아해.”
“뭐라고?”
“지금 이 순간부터 너와 난 적이야. 그리고….”
“헛소리 하지마! 너 내 친구 맞냐?”
“난 멤머에서 탈퇴하겠어.”
“!”
“로, 로이!”
로이의 탈퇴선언에 충격을 받은 후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알았고, 지금까지 약 7년 동안 긴 우정을 쌓아왔다.
그런데, 사랑으로 인해 우정이 무너져 버리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로이가 먼지를 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천히 교실 문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어디서부터 일이 꼬였는지 모르겠다. 알 수 없었다.
속마음은 이게 아닌데.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나쁘게 만든다.
이왕 악역으로 남게 되어버린 것.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그는 어찌됐던 상관없지만. 걱정이 되는 사람은. 다율이다.
아오이. 그 여자가 무슨 일을 꾸밀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
행여나 다율이가 상처를 받지 않을까 하는 조바심이 생긴다.
로이가 눈을 질끈 감고는 말했다.
“다율이 너도 조심하는게 좋을꺼야. 후를 너무 믿지마.”
“…….”
“야!”
의미심장한 말을 남겨놓고 사라져버린 로이였다.
로이가 사라진 그곳을 멍하니 바라보는 두사람 이었다.
무지 걱정이 된다. 혼자 끙끙 앓으며 힘들어하는 로이가 안타깝게 느껴진다.
다율은 가슴이 아팠다.
친구가 힘들어 하고 있는데도 아무런 힘이 되어줄 수 없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자신의 마음은 오로지 후를 향하고 있다는 것도 로이에게 미안해진다.
긴장이 풀렸던지 다율이 풀썩 주저 앉았다.
후는 그런 그녀를 자신의 품속으로 가둬버렸다.
다율이 울먹이며 후에게 말했다.
“나, 어떻게 해야 하는 거니….”
“…….”
“로이에게 너무 미안해. 하지만, 멈출 수가 없는걸.”
“넌 아무 잘못 없어. 미안해 하지마. 그녀석은 잠시 방황하는 것 뿐이야.”
“우리만 행복해져도 괜찮을까?”
어떻게 얻은 사랑인데. 다율 만큼은 절대로 놓칠 수 없다.
비록, 일이 쉽지 않더라도 사랑을 지키기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후가 다율의 입술에 부드럽게 키스하기 시작했다.
그가 천천히 리드하며 다율의 입안을 탐색하며 그녀의 온기를 느꼈다.
다율 또한 후의 뜨거운 혓바닥이 느껴지자, 안심했다.
후는 천천히 입술을 떼며 다율을 살포시 안아주었다.
다율의 머리에 얼굴을 묻으며 그가 작게 중얼 거렸다.
“너는 반드시 내가 지켜줄꺼야. 그러니까, 날 믿어.”
--------------------------------------------------------------------------------
이번편은 좀 짧군요-.
그래도 다음편 부터는 길게 나갈 예정이에요!
이 소설이 완결 나는 대로, 새 작품을 연재하려고 합니다.
미리 연습장에 써두는 중인데요.^^;
먼저, 제목을 말하자면.
여왕님에게 순결을..! (※부제:절대복종)
인데요.
인터넷 소설이라기보다, 약간의 로맨스가 섞여있습니다.
남자 주인공을 시점으로 써 보았습니다. :)
다음 작품도 기대해 주세요!
첫댓글 재밌어요 그리고 이 소설 끝나고 새로 연재하신다는 소설도 남자 주인공시점이라 새롭고 재밌을것 같아요 다음편도 기대할께요 ^^
좋아좋아 ! 후도 좋고 로이도 좋고 남자주인공시점은 더좋아요 !
아, 어째요, 로이가 탈퇴를하다니 ㅠㅠ 점점 일이 꼬여버리네요 ㅠㅠ 아, 다음소설도 왠지 제목만으로도 기대가되네요^^ 퍼스트키스님 홧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