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드연기법 리 스트라스버그 수업 일지 1월 3일 (월)

[김학건]

- 작품 분석법

1. 나는 누구 인가? 

가령 내가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 라고 가정 해보자. 그러면 내가 로미오로서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내 이름은 로미오 몬테규 이탈리아의 베로나에서 태어나 몬태규 가의 아들로서~' 라는 형식으로 태어났을때부터 작품속에서 시작 되는 배경까지 캐릭터로서의 일기를 써보는 것이다.

2.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작품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 들을 정리한다. 1막이 시작하여 1막이 끝날 때 까지 1막 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각 막별로 그리고 전체 막 별로 전체의 시야와 나의 캐릭터로서의 시야로 정리 하는 것이다. 전체의 시야라고 해서 각 캐릭터 별로의 시야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관객으로서의 나로서 기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캐릭터로서의 시야로 정리 할 때는 내가 이 장소에 도착하기전에 무슨 일을 하고 있었고 어떻게 왔는지에 대한 전사도 함께 기록하면 좋다.

3. 다른 인물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내 주변의 인물간의 관계를 정리한다. 내가 꼬스차라면 니나와는 서로 사랑 하는 사이 이므로 친밀한 사이 일 것이고 뜨리고린은 보기도 싫은 사이 이니 눈엣가시 같은 사이 일 것이다. 단, 주의할 점은 내가 정리한 이 관계도는 나만이 갖고 있을 수 있도록 개인화 시켜야 한다. 상대방과 대화로 합의점을 찾고 수용 할 수는 있어도 내가 정리한 이 관계도를 상대에게 강요하거나 해달라고 요구해선 안된다. 그것은 배우에게 독약을 주는 행위나 다름이 없다. 관계의 조율은 연출 및 작가가 하는 것 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4. 만약 작가가 이 말들(대사)를 쓰지 않았다면 나는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쉽게 말하자면 대사를 내 말로서 표현 하는 것이다. 영어 단어로는 'paraphrase'라고 하는데 뜻은 '(특히 더 이해를 하기 쉽게)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한다' 라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여기엔 함정이 하나 있는데 내 말로 한다고 하여서 대사 자체를 처음부터 전부 내 말로 바꿔서 연습을 진행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그건 캐릭터로서가 아닌 나로서의 말로 변형 되기 때문이다. 4번 문항의 분석법은 가령 '너 어디에 있었어?' 라는 대사가 있다면 내가 이 대사를 내 말로 했을땐 '너 12~1시 사이에 어디에 있었어?' 라고 말하는것이 편하다면 편한 대사로 연습을 해본 뒤 마지막에는 원래 대사로 돌아와 '너 어디에 있었어?'라고 다시 함축 시키는 것이다. 즉, 한 대사에 담겨있는 여러의미를 '왜 하는지'로 접근해서 그걸 내 말로 풀어보고 마지막엔 다시 묶어서 대사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나중에 무대에선 자연스레 내 말이 나오게 되어있고 또 대사에 얽매이지도 않게 되서 대사를 내뱉는것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진다.

5.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집 인가? 학교 인가? 혹은 어디론가 향하는 버스 인가?' 를 정리하는 것이다. 공간이 주는 힘은 무시 할 수가 없는게 내가 어디에 있는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여러분 들도 결혼식장에 있을때와 장례식장에 있을때 서로 다른 무게감과 행동이 무의식적으로 나오지 않는가? 그리고 대본에 나온 공간을 머릿속으로 그려서 무대로 옮겨 오고 그 공간에 대한 믿음이 강할수록 충동이 생기며 내가 굳이 무엇인가를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지 않아도 충동에 의해 행동하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인지도는 필수 요소이다.

6. 이 장면 (씬) 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2번 문항에도 기록 하였지만 전사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내가 꼬스챠로서 2막에서 등장하기 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었고 또 상태는 어떠하며 왜, 무슨 이유로 이 장소 (무대)에 들어왔는지 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없다면 등장 할 때의 꼬스챠는 그냥 스토리 텔러가 되버릴 것이다. 전사 즉 전의 상황을 알고 있어야 내가 이 장면에서의 상황과 목표가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7.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캐릭터의 목표다. 꼬스챠로서의 1막의 목표는 '어머니께 연극 무대를 성공적으로 보여드리는것'이 될 것이다. 그런식으로 2막 3막 4막 까지의 캐릭터로서의 목표를 찾아내서 분석 하는 것인데 이때 막 별의 목표와 더불어 캐릭터로서 인생의 목표 하나를 설정 해두는것도 좋은 방법이다. 갈매기라는 작품의 시작과 끝에서만의 목표가 아니라 내가 꼬스챠로 살아갈때 어떤 인생에 관한 목표를 설정 하면 각 막 별로도 좀 더 구체화된 목표를 설정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관객들만이 아닌 내가 (캐릭터가) 갖고 있는 목표가 있어야한다. 관객도 알 정도로 쉬운 목표는 캐릭터를 1차원 적으로 보여주게 만든다. 관객들이 눈치 채지 못하는 나 만의 심도있는 목표를 가져야 한다.

8. 지금이 언제인가?

시대와 배경을 분석 하는 것이다. 아서 밀러의 작품 '시련'을 예시로 설명 하자면 '시련의 배경은 12~18세기 동안 일어난 마녀 사냥 및 재판이 배경이고 대본을 읽어봤을때 그렇다고 너무 중세 시대도 아닌 대략적인 17세기 후반대가 시대적 배경이다.' 라는 식으로 대본을 읽고 대본에서 서술되는 시대적 묘사나 소품 등으로 분석 하고 기록 하는 것이다. 이때 구체적으로 기록이 가능하다면 더욱 좋다. 5번 문항인 장소와 많이 연결되는 부분인데 마찬가지로 내가 어느 시대에 어떤 배경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분석 할수록 캐릭터에 더 섬세하게 다가가고 더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전체적인 배경을 기록한 후 각 막별로의 시대 및 배경을 분석하면 더욱 좋다. 각 막별로 시간이 흘러 있기 때문이다.

9. 왜 나는 이런 언행을 하고 있는가?

어떻게 보면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문단 일지도 모르겠다. 항상 '왜'를 우선적으로 생각 해야 한다. 이 캐릭터가 왜 이 행동과 말을 하고 왜 화가 났을까?를 먼저 생각해야지 이 캐릭터의 대사를 읽어보니 화를 내는거 같은데 어떻게 화를낼까?로 접근하면 캐릭터도 아니고 나도 아닌 무언가 이상한 존재가 되어서 극을 망치게 된다. 이 캐릭터가 왜 화를 내는지에 대한 이유를 찾아내고 그것을 내 말로 바꾸어서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전달만 하게되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나고 '어떻게'가 저절로 나오게 될 것이다.

※ 항상 노트에 9가지 작품 분석법을 적는 습관을 들여야한다. 내 손으로 노트에 직접 새길때마다 내 몸에 새겨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하지만 한 가지 주의 해야 할 점은 9가지 작품 분석은 무대에 올라가는 순간엔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무대에 올라가서는 상대방과 목표 그리고 상황만 인지 하고 있어야 한다. 내가 분석한 9가지의 분석을 무대에서 표현하려고 하는 순간 가슴 (진심)이 아닌 머리 (가식)으로 연기 하여 죽어버린 연기가 되기 때문이다.

-무대에 들어가기전 알아야 할 5가지

1. 내 목표는 무엇인가?

2. 나의 이 목표는 얼마나 중요한가? (need)

3. 나는 내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서 어디까지 행동 할 것인가?

4. 내 앞의 장애물은 무엇인가? (충동, 갈등)

5. 내 앞의 상대방과의 관계는 무엇인가?

※ 이 또한 한 번 머릿속으로 훑은 후엔 상대에게 집중 해야한다.

- 감각훈련

머릿속의 생각을 남들에게 보여주는 순간 그건 행위를 하는 것이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약 어부로서 그물을 만지고 있다면 그 그물의 촉감 및 무게 등 그 그물이 갖고있는 특징과 형태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손으로 만져본다. 아주 천천히 말이다. 그리고 그물이 조금씩 느껴진다면 그물에 미끼를 단다던지 그물을 물 속에 던지다던지 그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 다음 행동으로 넘어가기 위해 조급하게 행위를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철저히 머릿속으로 계산된 행위이지 내 모든 오감이 느껴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천히 내 오감을 이용하여 내 앞의 물질을 느껴보는 것이다.

- 즉흥 훈련

º 목표가 정해진 즉흥 훈련에선 어떤 특정한 상황속에 나만이 갖고 있는 목표를 뚜렷하게 그리고 봐야하며 그것을 성사시키려고 해야한다. 하지만 다른 목표를 가진 상대방을 어떻게든 이겨내라는 뜻은 아니다. 가끔은 내 목표를 일부러 상대에게 알려주거나 보여줘도 무관하다. 그로 인해서 또 새로운 호흡이 들어오고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여 즉흥을 더욱 재미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º 머릿속의 이미지를 표현하려고 하지마라. 위에 서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가슴으로 느끼고 그 느낀것을 내뱉는 것이지 머리로 그린 내 상황을 표현하려고 하면 그것은 나 뿐만 아니라 나를 보는 관객들도 답답하게 만들고 짜여진 것처럼 보여지게 되기 때문이다. 절대 보여주기식으로 즉흥을 표현하려고 해선 안된다.

º 상대의 말을 듣고 반응 해줘야 하며 그로인해 느껴지는것을 표현 해야 한다. 느껴진대로만 표현해야지 거기에 무언가를 더 얹어서 과장된 것을 표현하려고 해선 안된다. 마찬가지로 그것도 보여주기식 연기이다.

★ 과제: 독백 준비 (단, 혼자 나와서 하는 독백이 아닌 다른 사람과 함께 할 수 있는 독백을 준비 해보자.)

ex) 어떤 사람은 아스트롭의 독백을 어떤 사람은 바냐의 독백을 준비 했다면 둘이 나와서 아스트롭의 독백을 할 때는 바냐가 들어주고 바냐의 독백을 할 때는 아스트롭이 들어주면서 한 명씩 그 사람의 독백을 들어주고 반응하며 그 상황속에서 노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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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수업을 통해서 또 다시 많은 것을 느끼고 자기 반성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항상 나는 무언가를 완벽하게 하거나 혹은 더 해보려고 하는 욕심을 부리는 습관이 있다. 이젠 의식적으로 그리고 습관적으로 그것을 빼보려고 노력 하고 있지만 무대에서 나도 모르게 그 욕심들이 새어나와 장면을 망치곤 하는데 오늘도 그 습관이 나온것이었다.

그래서 이 글을 적으면서도 스스로 다시 한 번 리마인드를 하게 되었다. 나는 연기를 왜 하는지 부터 시작해서 무대에서의 나를 그려보며 그리고 다음에 준비 할 땐 지적 받았던 것들을 빼버리는 생각 까지 말이다.

그러다보니 또 머릿속이 꽉 차고 답답함을 느꼈는데 그럴때마다 천천히 호흡하고 내뱉을때 잡 생각 및 오늘 했던 나의 실수에 대한 자책등 부정적인 생각들을 내뱉으니 한결 나아지는 기분도 들었다. 

그리고 다시 들숨으로 들이쉴 때 진근선배님이 내게 해주셨던 말씀들을 내 몸속으로 새겨 넣어보았다.

"느낀 만큼만 해. 너가 생각한것들은 이미 너의 몸 속에 다 내재되있으니까 보여주려고 하지마 브로"

항상 명심하도록 다짐하고 오늘의 일지를 마무리 짓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