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의료대란은 국민과 전공의, 의대생들 그리고 대형병원만의 대란이다. 대형병원은 정부가 혈세를 투입해서라도 의료 민영화가 완료되는 시점까지는 끝내 살릴 것이니 국민과 전공의 그리고 의대생들만의 대란이라고 봐도 큰 무리는 없다.
사실 나는 의사들이 의료 대란으로 더 큰 이익까지 가져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정부를 상대로 투쟁을 경고하던 모든 기득권 의사들이 사직은 물론 휴진조차도 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의사들이 혹시 이번 의료 대란을 더 반기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했고 언론에서 현재 개원의와 봉직의(월급을 받는 의사)들이 의료 대란의 반사 이익을 보고 있다는 뉴스를 조그마하게 신문의 한구석에서만 보도하는 모습을 보고 진리를 찾았다고 확신을 하게 된다.
의사들도 절대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지 않는 일반 중생들인데다 정치인, 법조인, 기업인들과 더불어 우리 나라 최고의 두뇌들만이 모인 세상에서 가장 똑똑한 집단이다. 그들이 투쟁을 하지 않을 때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아래에 나만의 뇌피셜을 덧붙이는데 진리가 아닐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개원의와 전임의 이상의 봉직의로 대표되는 대다수의 의사들은 이번 의대 정원 확충으로 무시당했다는 생각에 기분만 살짝 안 좋은 상태다. 그래서 절박한 상황의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투쟁을 하는 척 하고 있지만 명분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는 똑똑한 분들인지라 이번 의료 대란으로 자신들에게 커다란 이익이 생김을 파악하고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것이다.
전공의의 이탈로 대형병원과 수련병원의 운영이 제대로 안되자 수많은 환자들이 개원의들에게로 몰려갔다. 정부의 강공과 전공의들의 투쟁이 계속 된다면 이런 황금 찬스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만일 정부가 끝내 양보하지 아니하고 전공의들을 법적으로 처리하여 내년 전임의가 되는 길을 끊는다면 봉직의들이 바라던 의사 수 부족이 더욱 큰 현실이 되어 시장의 원리상 봉직의가 받는 월급이 인상될 가능성이 거의 전부이다. 정부의 의료 개악이 확정되고 수많은 전공의가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다른 길을 찾는다면 봉직의들에겐 말 그대로 황금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내년에 입학하는 값싼 의대생들이 전임의가 되는 10년동안 그들은 가장 비싼 의사가 되어 더 큰 부와 권력을 손에 쥘 수 있다. 10년 후에 의사가 많아져도 이미 의료계에서 자리를 잡은 그들은 전혀 위협받지 못한다. 그 새로운 인력은 현재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경쟁자이지 자신들의 경쟁자는 아닌데다가 지금까지처럼 자신들이 가진 기술을 선별적으로 극소수에게만 전수해면 아무리 많은 수의 의사가 있어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 새로 늘어난 의사 인력들은 영원히 인턴과 레지던트같은 반쪽짜리 의사로 남아 자신들이 하기 싫은 허드레 일들만 하게 된다.
이 부분에서 논리를 펼치며 현재의 전공의들이 빠른 시간 안에 전임의가 되는 길을 포기하고 절대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는 불가사의한 이유를 이해하게 되었다. 병원으로 돌아가도 선배 의사들이 자신들에게 고급 의술을 가르치지 않을 것임을 정확히 알기에 최저 임금도 확보되지 않는 지금 돌아가면 전공의들은 자신들이 영원히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는 노예가 된다는 현재와 미래를 직시하고 해외 진출과 진로 변경을 포함한 다른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들을 돌아오게 하려면 정부는 그들이 공언한대로 먼저 전공의들의 처우를 개선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예산상의 문제로 그건 사실 불가능하니 정부는 전공의들을 상대로 겁박이나 거짓말밖에 동원할 수 없다는걸 전공의들이 알고 있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의료계를 개혁한다는 정책이 오히려 현 의료계의 특권을 더 강화시키고 있으니... 의사들에게 복수했다며 박수를 치는 국민들에게 대단히 불편한 글이지만 진리는 진리이니 어쩔 수가 없다. 극렬한 좌우 투쟁 속에서 정의당이 망하고 기존 민주당과 국힘이 망하고 이재명 당과 윤석렬 당만 살판났듯 국가 차원의 싸움이란 본디 그런 것이다.
의대 정원 확충과 의료 대란이 기존 의사들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어 기존 의사들이 뒤에서 말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만일 실질적인 투쟁을 한다면 진정으로 국가를 걱정하는 훌륭한 의사들이죠. 부디 윗 글에서 언급한 내 생각이 틀려서 의사들이 대한민국 의료의 파탄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투쟁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여 무턱대고 진리만 말하는 나보다 더 옳은 길을 가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시위를 하는 장소는 좁디 좁고 대국민 홍보도 거의 하지 않고 시간도 짧고...
아무리 생각해도 기득권 의사들은 소극적이니 모든 짐은 결국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지고 가야 합니다.
의대 정원 확충과 의료 대란이 기존 의사들에게는 오히려 도움이 되어 기존 의사들이 뒤에서 말만 한다고 생각하는데 만일 실질적인 투쟁을 한다면 진정으로 국가를 걱정하는 훌륭한 의사들이죠. 부디 윗 글에서 언급한 내 생각이 틀려서 의사들이 대한민국 의료의 파탄을 막기 위해 신중하게 투쟁을 하고 있음을 증명하여 무턱대고 진리만 말하는 나보다 더 옳은 길을 가기를 바랍니다.
의대 증원 숫자를 제외한 모든걸 원점 재검토할 수 있다? 아! 큰 일이다. 아무 계획도 없이 추진한 의료개혁임을 고백하는 말로 들리는구나...
서울대 병원 대학교수를 대상으로 한 파업 투표에서 6:4의 비율로 찬성이 많았다네요. 실제 행동에 옮긴다면 정말로 후배들을 위하는 의사가 더 많은 겁니다. 환자를 위해서는 파업을 안해야 하니 양심적이란 단어를 쓰기는 어렵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