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조>
낙일은 서산에 져서
이정보
낙일(落日)은 서산(西山)에 져서 동해(東海)로 다시 나고
가을에 이운 풀은 봄이면 푸르거늘
어떻다 최귀(最貴)한 인생은 귀불귀(歸不歸)를 하느니
♣어구풀이
-낙일(落日) : 지는 해
-서산(西山) : 서쪽 산
-동해(東海) 동쪽 바다
-이운 풀 : 시든 풀. ‘이울다’는 꽃이나 잎이 시들다의 뜻. 즉 ‘시들다’의 옛말
-어떻다 : 어떠하다가, 어떻게 하였기로
-최귀(最貴)한 : 가장 귀한
-인생(人生) : 사람의 목숨
-귀불귀(歸不歸) : 한 번 가서 돌아오지 않음.
♣해설
-초장 :지는 해는 서산을 넘어 갔다가도 다음날 새벽에는 동쪽 바다 위로 다시 떠오르고
-중장 : 가을에 시든 풀은 봄이 돌아오면 다시 푸른 빛을 띠고 살아나는데
-종장 : 어떻게 해서 가장 기한 사람의 목숨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하는가?
♣감상
이 시조는 인생무상(人生無常)을 노래한 작품이다. 해는 지면 이튿날 다시 떠오르고, 풀
들은 지고 나면 이듬해에 다시 싹을 피운다 즉 우주는 운행하여 마지 않고, 자연은 순환하
여 마지 않건만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사람만은 한 번 가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고 하는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것이다.
♣작가소개
이정보(李鼎輔), 1697~1766) : 자는 사수(士受), 호는 삼주(三州), 본관은 연안(延安),
호조참판(戶曹參判)을 지낸 바 있는 이우신(李雨臣)의 아들임.
영조 8년에 문과에 급제하여 예문관교열(藝文館校閱), 사헌부지평(司憲府持平)을 거쳐
예조판서(禮曹判書)에 까지 이르렀음. 시호(諡號)는 문간(文簡)이며, 그가 남긴 시조는
무려 81수가 됨. 그것은 모두 벼슬길에서 물러난 만년의 작품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