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게인 3, 커버곡의 재탄생
◀살아야지(임재범) ◼25호 강성희
◀기대앉은 오후에는(김광석) ◼49호 소수빈
◀천 개의 바람이 되어(임형주) ◼47호 테종
◀곡예사의 첫사랑(박경애) ◼46호 신해솔
◀사랑하긴 했었나요?....(잔나비) ◼56호 손예지
◀당신만이(이치헌과 벗님들) ◼16호 호림
◀낙하(AKMU) ◼59호 추승엽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참가자들은 대부분 기존가수들의 노래를 골라 나와 거기에 자신의 색깔을 입혀 노래를 부릅니다.
이렇게 부르는 노래를 커버(Cover) 곡이라고 부릅니다.
‘Cover’의 사전적 의미는 덮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원래 것이 보이지 않는 상태가 되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원곡을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잘 감싸 안아 버무려서 불러야 제대로 잘 커버한 노래로 평가받을 수 있습니다;
원곡자와 똑같이 부르는 것은 모창(Mimicking)이라고 입니다.
따라 부르는 것은 가창(Singing)입니다.
가장 비슷한 모창자를 찾아내는 ‘히든 싱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 있긴 하지만 보통의 경우,
특히 경연 프로그램에서는 비슷하게 잘 불러도 좋은 평가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이와는 달리 편곡과 기교, 혼합 등의 음악적 기법을 활용해 자신의 의도대로 노래하는 커버곡의 경우 평가가 달라집니다.
커버 음악은 노래를 부르는 사람이 기존의 노래를 자기 스타일에 맞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얼마나 매력적으로 표현하는지가 좋은 평가를 받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그래서 커버 음악은 아마추어나 신인들이 자신의 음악에 대한 꿈을 이루게 만드는데 다리 역할, 즉 가교역할을 합니다.
싱어게인 시즌 3, 3라운드 라이벌 대결에 나선 참가자 24명 모두 기존가수들의 노래 가운데
자신에게 맞는 노래를 골라 나왔습니다.
이들도 무명이긴 하지만 자신 노래로 앨범을 낸 경력이 있는 가수들입니다.
그런데도 경연에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자기의 노래를 가지고 나오면 당장 어필하거나 공감을 얻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급적 자작곡을 피하고 커버곡으로 승부를 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 과정에서 원곡과 다른 맛을 지닌 멋진 노래가 재탄생하기도 합니다.
싱어게인 3, 3라운드 라이벌 대결을 거쳐 4라운드에 진출한 참가자는 모두 열여섯 명입니다.
라이벌 대결에서 이긴 12명과 추가합격자 세 명, 슈퍼어게인 진출자 한 명 등 모두 열여섯 명입니다.
라이벌 대결에 나섰던 스물네 명 모두 기존가수들의노래를 골라 커버곡 대결을 펼쳤습니다.
지난주 라이벌전을 거쳐 4라운드에 진출한 참가자와 그들의 커버 노래를 만나봅니다.
전설적인 혼성 블루스 그룹 ‘신촌 블루스’의 보컬인 25호 가수 강성희부터 만나봅니다.
그룹의 이름 만 알려져 있을 뿐 자신은 ‘찐무명’이라든 강성희입니다.
라운드마다 대단한 실력으로 화제가 됐던 그녀는 심사위원인 임재범의 노래 ‘살아야지’를 골라 나왔습니다.
이 노래는 2004년 임재범의 5집 앨범 공존(Coexistence)의 마지막에 피아노 버전으로 수록된 곡입니다.
당시에 히트한 노래는 아니지만 임재범이 콘서트에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노래로
자주 부르면서 알려졌습니다.
당시 40대의 임재범이 불렀던 노래를 지금 40대의 강성희의 감각으로 만들어 낸 ‘살아야지’입니다.
자신만이 노래로 부르겠다는 말대로 자신 색깔의 커버곡이 만들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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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소수빈은 잘 준비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2016년 데뷔 이후 꾸준히 자신의 음악 세계를 가꾸어 온 무명입니다.
작곡, 작사 능력은 물론 편곡에도 탁월한 실력을 갖춘 올 라운드 싱어송라이터입니다..
게다가 ‘고막 남친’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지녔습니다.
무엇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음역 대와 음악 스타일을 정확히 알고 이를 커버곡이나 경연곡에 반영하는 영리함까지 갖췄습니다.
소수빈은 김광석의 포크송 ‘기대어 앉은 오후에는’이라는 노래를 골라 나왔습니다.
1992년 김광석이 3집 앨범에 담은 곡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노래는 아닙니다.
하지만 김광석 마니아들이 소중하게 아끼는 곡입니다.
동물원 원년 멤버인 유준열이 작사 작곡했습니다.
핵물리학 석사로 관련 회사를 운영하며 여전히 동물원과의 연을 놓지 않고 있는 유준열의 섬세함이 느껴지는 노래입니다.
김광석의 원곡과 다른 느낌으로 소수빈이 담백하고 깔끔하지만 여운이 남는 노래로 재탄생시킨 커버곡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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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빈은 경쟁상대인 같은 싱어송라이터 47호 가수테종을 8대0으로 누르고 압승했습니다.
그런데 완패한 테종도 나중에 김이나의 슈퍼어게인으로 4라운드에 진출하게 됩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두 사람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결과로 이해됩니다.
또 한 사람의 ‘고막 남친’ 테종이 커버한 임형주의 ‘천 개의 바람이 되어’를 들어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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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살의 연천 산골 소녀 46호 신해솔은 엄마가 좋아하는 노래 박경애의 ‘곡예사의 첫사랑’을 골라 나왔습니다.
무려 45년 전인 1978년 노래입니다.
당시 MBC 서울국제가요제 금상을 타면서 가수도 노래도 유명해졌습니다.
첫사랑에 대한 가슴 졸이는 표현들이 애절한 이 노래는 투병 중인 아내를 생각하며 작곡가 정민섭이 만들었습니다.
신해솔이 태어나던 2004년 그해 이 노래를 부른 박경애는 투병 중에 안타깝게도 쉰세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신해솔이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서 부른 故박경애의 ‘곡예사의 첫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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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에서 46호 신해솔과 같은 팀이 돼 듀엣을 불렀던 56호 손예지는 이번에는 라이벌이 돼 경연을 펼쳤습니다.
경연도 경연이지만 그녀는 잔나비의 긴 제목의 노래로 자신의 팬이 될 예비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고 나섰습니다.
파워풀한 에너지를 발산하며 건반을 두드리며 풀어간 그녀의 커버 곡은 심사위원의 찬사가 뒤따랐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다움 팬카페가 당장 생길 정도로 파급효과가 컸습니다.
‘사랑하긴 했었나요? 스쳐가는 인연이었나요?
짧지 않은 우리 함께 했던 시간들이 자꾸 내 마음을 가둬두네’ 무려 40자가 넘는 제목의 커버 노래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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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들의 표는 4대4로 갈렸습니다.
누구를 합격시킬 것인지를 놓고 오랜 심사위원들이 고민하면 머리를 맞댔습니다.
그 과정에서 윤종신과 코쿤의 맞선 의견이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46호 신해솔이 선택을 받았습니다.
그 선택에 논란이 따랐지만 56호도 결국 나중에 추가합격으로 4라운드에 올랐습니다.
마빈 게이(Marvin Gaye)는 소울 음악의 새 지평을 연 미국의 전설적인 R&B 뮤지션이었습니다.
임재범으로부터 한국의 마빈 게이 같다는 칭찬을 들었던 16호 호림은 이치헌과 벗님들의 ‘당신만이’를 들고나와
소울 감각이 충만한 새로운 노래로 재탄생시키면서 임재범의 칭찬에 부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한 지하 골방에서 함께 음악 했던 심사위원 코쿤을 기분 좋게 만들어 줬습니다.
‘당신만이’는 여러 명의 가수가 커버하거나 리메이크한 인기곡입니다.
특히 슈퍼스타 K-6에서 곽진언과 김필, 임도혁이 커버한 이 노래는 당시 음원차트 1위를 휩쓸기도 했습니다.
16호 호림의 색깔로 풀어낸 ‘당신만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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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호에 앞서 라이벌 대결에 나선 59호 추승엽은 음악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뮤지션입니다.
존 레논을 연상케 하는 외모에 화려한 기타 연주 개성 있는 음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가늘고 찢어지는 목소리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가수입니다.
실용 음악학원 원장으로 대학에서 강의하기도 합니다.
그는 2001년 AKMU의 노래 ‘낙하’를 골라 나왔습니다.
김이나의 말대로 그는 이 노래를 완전히 해체해서 자신만의 스타일의 노래로 재창조했습니다.
원곡도 이찬혁의 천재성이 돋보인 대단한 노래로 아이유가 피처링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나를 믿고 떨어져 눈 딱 감고 낙하 하!’ 이 노래의 낙하는 추락이 아니라 비상이 될 수 있는 역설적인
메시지를 담은 위로와 희망의 노래입니다.
추승엽표 ‘낙하’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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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nZxoiINZsV8?si=rwMYTo0aKyJLu1fb
라이벌 대결에서 16호가 5대 3을 이겼지만 59호 추승엽은 추가합격으로 4라운드에 올라갔습니다.
1호 이바다와 60호 김수영도 라이벌전에서 이겨서 4라운드에 올랐습니다.
그녀들의 커버 노래는 아쉽지만 여기에서는 건너뛰도록 합니다.
내일부터 Top 10(Ten)을 뽑는 경연이 시작됩니다.
번호를 걸고 하는 마지막 경연입니다.
경연 방식이 바뀌지 않았다면 16명의 4라운드 진출자가 4개 조를 편성해 경연을 펼칩니다.
각 조에서 어게인을 얻은 순서대로 1.2위는 Top 10에 진출하고 나머지 두 자리를 두고
각 조의 3, 4위 여덟 명이 패자부활전을 벌입니다.
그렇게 열 명이 정해지면 그들은 번호를 버리고 이름을 되찾게 됩니다.
번호만 있는 무명 가수로 출발해 이름을 찾은 유명 가수가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