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두레박 신부의 영적일기(연중 제31주일)
인연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제가 목포 연동 성당에서 사목할 때, 공소에서 3박 4일 피정을 마치고 나오면서 몸과 마음이 너무나 지쳐 있었습니다.
때마침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 내리는데, ‘내가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거지’ 하며 후회스러운 마음도 들고, 허전하고 외로웠습니다.
그런데 배에서 내려오니 뜻밖에 본당 신자이신 한 할머니가 저를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원래 본당에서 말씀도 별로 없으시고 가난하게 혼자 사시는 할머니이셨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할머니가 제 모습을 보시고 활짝 웃으시면서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빠른 소리로 외치십니다.
“신부님, 신부님이 공소에 가 계시는 동안 본당 미사에 가도 손님 신부님만 계시고, 본당 신부님 안 계시니까, 왠지 마음이 허전하고 해서, 매일 배 도착하는 시간에 나와서 기다리셨다.”라는 것입니다.
부족한 이 본당 신부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장대비를 맞아가며 저를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할머니의 말씀을 통해 제 마음을 위로하시고 치유하셨습니다.”
“천국의 열쇠”라는 책을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 살아가면서 기쁜 일이 있는데, 가장 기쁜 일 한 가지는 한 인간이 적어도 다른 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아멘.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신앙생활 핵심에 대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첫째는 “너의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사실, 저희가 하느님을 사랑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는 저희를 너무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특히, 하느님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아드님을 보내주셨고, 그리고 그 소중한 아드님께서 저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 이처럼 저희를 사랑하셨기에”라고 고백할 수 있기에 저희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습니다.
둘째는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말입니다. 이웃을 사랑하되, 자기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절대 쉽지 않습니다.
서로 바쁘기에 무관심하게 되고, 심한 경우에 이웃끼리 서로 힘들기도 합니다.
마태오 복음 19장에 보면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스승님,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라고 묻자,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떠나갔습니다. 그 사람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사람에게 선한 일은 이웃을 위해 자기 재물을 나누는 희생과 배려였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고통받고 있는 이웃에게 측은한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바로 ‘측은지심으로 바라보라’라는 것입니다.
그때 예수님께서 말씀하실 것입니다.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 아멘.
사랑하는 고운 임들!
어느 주일에 형제님께서 미사성제에 참례하고 나오셨는데 입이 퉁퉁 부어 있었습니다.
‘왜, 그렇게 입이 부었냐?’고 물었더니 그 형제님이 말하기를‘이놈에 입이 맨날 욕만 하고, 거짓말하고, 상처를 주고 싸움질만 하고 해서 자주 실수하여 크게 망신을 당하고, 너무 화가 나서 ‘주먹으로 입을 쥐어박았다.’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형제님에게 ‘입이 무슨 죄가 있습니까? 정작 잘못된 마음을 쥐어박아야 합니다.’
즉, ‘심보를 바꾸어야지요’라고 했더니, 형제님은 ‘신부님 말씀이 맞습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잠언 4장 23절 말씀입니다.
“무엇보다도 네 마음을 지켜라. 거기에서 생명의 샘이 흘러나온다.”
분명한 것은 고운님들 마음속에 희망과 사랑과 믿음이 있고, 하느님의 기적을 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말씀과 성체, 그리고 강복을 통해 고운님들의 마음을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는 것입니다.
하오니 고운님들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의 말씀으로 맺은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희망의 힘과 능력을 얻어,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극복할 수 있으시기를 바랍니다. 아멘.
저 두레박 사제도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몸과 마음이 아픈 고운님들과 아픈 이들을 돌보는 고운님들, 그리고 고운님들의 자녀에게 주님의 치유와 회복의 은총이 임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영적일기를 마무리하면서….
하느님께서는 말씀과 성체, 강복을 통해 마음을 위로하시고 치유하시니, 고운님들은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인연들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치유와 회복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강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 전능하신 천주 성부와 (+) 성자와 성령께서는 고운님들에게 강복하시어 길이 머물게 하소서.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첫댓글 “이 세상 살아가면서 기쁜 일이 있는데,
가장 기쁜 일 한 가지는 한 인간이 적어도
다른 한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입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