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태화강 주변을 산책하며 도심 속에서 강과 정원 그리고 대나무 숲이 이렇게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도시가 과연 우리나라에서 몇 곳이나 되겠는가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태화강을 품고 있는 도시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그야말로 축복을 받는 느낌을 가집니다. 울산시는 그 동안 오염하천인 태화강을 명실상부한 생태하천으로 만들기 위해 전력을 기울였고 그 결과 태화강 정원은 현재 제2의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 위한 절차를 밟을 만큼 도심속 생태정원으로써의 이미지를 구축하였습니다. 그러나 현재 1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순천만 정원과 비교할 때 우리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태화강 정원은 삼호동쪽 철새공원과 태화동쪽의 대나무숲을 포함한 지역으로 순천만 정원과 크기는 거의 비슷합니다. 하지만 실제 정원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곳은 태화동쪽의 대나무숲 주위이며 면적으로 보면 50만 제곱미터 정도로 순천만 정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합니다. 내용적인 면에서도 순천만 정원은 8개의 큰 주제 속에 약 100개의 小주제로 된 짜임새 있는 구조로 돼 있어 한번 둘러보려면 하루해가 저물 정도입니다. 반면 태화강 정원은 태화동의 정원과 대나무숲 부분을 제외하곤 크게 둘러 볼 곳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또 태화동쪽과 삼호동쪽이 연결돼있지 않기 때문에 관광객들이 둘러보는 곳은 대나무 숲 주위의 태화동쪽 정원이 거의 대부분입니다. 국가정원으로 지정받는 궁극적인 목적은 도시 이미지 재고를 통한 관광활성화입니다. 따라서 지금 당장 태화강 정원이 국가정원으로 지정을 받더라도 실제 관광효과가 얼마나 클 것인지 생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지난해 순천만 정원에만 600만명이 몰려들었는데 울산 전체 방문객수가 700만이 조금 넘었다는 사실을 비교하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국가정원으로 지정을 받고 또 그로 인한 관광증대를 극대화하기 위한 장기적 계획수립이 필요합니다. 순천만 정원과 비교되는 새로운 국가정원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힘을 모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태화동쪽의 `꽃의 정원`, 삼호동쪽의 `숲의 정원`과 남산근린 공원을 편입시켜 하늘정원이라는 컨셉을 구성하고 수평적인 순천만 정원의 배열과 비교될 수 있도록 수직적인 요소를 첨가하는 것입니다. 또 남산도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관광객들이 은월루와 남산루에 싑게 접근해 도시전체를 관망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색다른 공간을 제공하는 것도 필요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강변도로를 지하화하고 지금의 도로부분은 어린이와 노인들이 함께 어울려 세대 간 단절을 해소시키는 `어울림 놀이터`로 만들고 태화강과 남산을 연결시켜 하나의 공간으로 만들어가는 부분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또 장기적으로 태화강 정원, 남산, 옥동 군부대를 지나 울산 대공원으로 이어지는 하나의 큰 생태 축을 형성시킴으로써 울산이 산업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 생태정원도시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전환점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환경파괴에 대한 논란이 야기될 수도 있으나 파괴가 아닌 친환경적인 이용이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환경파괴라는 용어 대신 현재의 환경을 좀더 아름답게 보존하려는 `환경의 선한 이용`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됩니다. 사람이 많이 접근하는 관광지일수록 자연이 아름답게 가꾸어지고 잘 보존되고 있다는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따라서 태화강 정원을 국가정원으로 만들기 위한 정치적인 노력을 기울이기 전에 궁극적인 목적인 관광산업의 부흥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전제에 부합되는 인프라부터 구축해야 합니다, 단시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태화강정원의 인프라 구축은 지금처럼 어려운 울산 경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수 있을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관광도시로의 전환을 꿈꾸는 울산시 정책의 성공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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