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김호연 어게인
얼마 전에 jiny가 추천해준 <불편한 편의점>을 재미있게 읽고
그 소설을 쓴 지은이 김호연 님의 다른 작품들을 들러보다가 알게 된
<망원동 브라더스>를 읽었단다.
이 소설은 2013년 제9회 세계문학상 우수상을 받기도 한 소설이란다.
<불편한 편의점>은 서울 청파동이 주무대였는데,
이번에 읽은 <망원동 브라더스>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서울 망원동이 주무대란다.
망원동이라는 동네를 들어보긴 했는데,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몰라서 찾아보니
마포구에 있는 동네로구나.
책 표지의 그림에는 네 명의 남자가 그려져 있는데,
제목의 브라더스가 그 네 사람의 이야기겠구나, 하면서 책을 펼쳤단다.
이 소설의 주인공들도 전에 읽은 <불편한 사람들>의 주인공들처럼
사람 냄새 풀풀 나고 정 많은 사람들이 나온단다.
책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으면 종이 냄새보다
사람 냄새가 날 것 같은 그런 소설이었단다.
1. 하나 둘 모여들기
가난한 만화가 영준은 망원동 옥탑방에서 혼자 생활했단다.
그런데 어느날 캐나다 이민을 갔던 김부장님이 세 달 만에 돌아왔단다.
같이 갔던 다른 식구들은 캐나다에 그대로 둔 채 말이야.
이혼은 아니고, 아이들은 캐나다에서 공부하고 아내는 그 애들 뒷바라지하고
홀로 귀국을 한 거야.
이민을 가기로 했던 거니까 집도 모두 처분하고 가서,
김부장님은 마땅히 갈 것이 없어서 영준의 집에 찾아왔어.
당분간 신세 좀 지겠다면서 말이야.
영준과 김부장님은 어떤 관계냐고?
김부장님은 전직 출판사 영업부장이었고,
그 출판사에서 예전에 영준의 만화를 내서 알게 된 사이였단다.
김부장님의 이름은 김창경이란다.
영준은 일자리를 구하겠다고 일부러 연락 끊긴 만화가의 아이 돌잔치에 가기도 했어.
그곳에서 학습만화를 그리는 동료 만화가를 만나서
자신도 학습만화 출판사 관계자를 소개받고 긍정적인 이야기도 들었어.
자신의 창작 만화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영준,
자존심을 버리고 학습 만화의 문을 두드린 거지.
그런데 그 돌잔치에서 영준은 옛 싸부를 만났어.
그 싸부는 한 때 잘 나가는 스토리 작가였지만,
지금은 사고뭉치로 이혼당할 위기에 몰렸지.
그렇게 돌잔치에서 재회했던 싸부가 영준의 옥탑방에 찾아왔어.
이미 김부장님은 좁은 옥탑방을 피해 옥상에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었어.
이렇게 동거인이 하나 둘 늘어나자
깐깐하기로 둘째가기 서러운 슈퍼할아버지가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어.
김부장님이 왔을 때는 알겠다고 했는데,
싸부는 물러서지 말다툼을 했지.
그런데 다음만 싸부는 슈퍼할아버지의 바둑친구가 되었단다.
2. 우탕탕 이야기
영준은 학습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으나,
그 좁은 방에서 티격태격 하는 김부장님과 싸부로 인해
제대로 그릴 수 있을 지 모르겠구나.
그들을 내칠 수도 없고 말이야.
김부장님은 마트 개업식 이벤트 행사로 열린 빨리 먹기 대회에 참가했는데,
(영준과 싸부도 참가하긴 했지.. 공짜로 먹을 것을 준다는데…)
2등을 했단다.
1등은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삼척동자라는 별명을 가진 이였는데,
알고 보니 영준의 대학 후배여서 아는 척을 했지.
그 이후 삼척동자는 옥탁방에서 자주 놀러 왔어.
1등 상품을 받은 텔레비전도 들고 와서 옥탑방에 설치했단다.
점점 옥탑방은 일인당 평균면적이 줄어들고,
혼자 조용히 작업할 시간이 줄어들었어.
….
김부장님이 가끔씩 해장국을 끓어주었는데 그 맛이 끝내주었어.
그 실력을 죽이기 아까워서
김부장님은 해장국집을 차리려고 했지.
싸부가 아이디어를 하나 냈어.
싸부의 후배가 아구찜 식당을 하는데, 아침 시간에는 영업을 안 하기 때문에
그 식당에서 새벽과 아침 시간에 해장국을 해 보라고 말이야.
그렇게 해장국집을 시작했단다.
그러나 집과 식당은 차이가 있었어.
장사가 잘 안되었단다.
삼척동자는 고시원에서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당연하듯 떨어지고 김부장님의 해장국집을 도와주었어.
해장국집은 다행히 조금씩 잘 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자리를 잡아갔단다.
그 좁은 옥탑방에서 남자 네 명이 북적이다 보니, 싸움이 안 날 수가 없단다.
그래서 홧김에 영준은 이사를 가야겠다고 마음먹고 집을 알아보았어.
그러다가 자기의 예산에 맞는 괜찮은 집이 있었는데
문제는 그 집 주인 선화가 이사 갈 집을 구해야
그 집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
지금 당장 급한 게 아니라서 기다리겠다고 했지.
그러다 보니 문자를 보내게 되었고, 서로 호감을 갖게 되었고
결국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
무료하고 똑 같은 날이 이어지던 어느날
이웃 건물에서 불이 났어.
그곳에서는 싸부가 짝사랑하고 있던 남편 없는 연숙 아줌마가 살고 있었지.
그런데 그 연숙 아줌마와 중학생 딸이 아직 빠져 나오지 못했어.
싸부는 짝사랑의 힘으로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그 건물로 뛰어들어가
연숙 아줌마와 딸을 데리고 나왔단다.
그런 싸부의 모습은 동영상을 찍혀 나중에 텔레비전 뉴스에까지 나와
영웅 취급을 받게 되었어.
만화협회에서도 그에게 다시 연락이 와서 그는 일자리도 다시 생기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짝사랑하던 연숙 아줌마와 사랑하게 되었단다.
싸부가 가장 해피엔딩인 것 같구나.
….
어느날 영준은 이 망원동 브라더스 인간들을 웹툰으로 그려보기로 했단다.
창작은 역시 자신의 경험에서 만들어져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지.
그렇게 소설은 끝이 났단다.
전에 읽은 <불편한 편의점>은 너희들도 함께 읽어도 좋았지만,
이 <망원동 브라더스>는 초등학생이 읽기에는
좀 성인들의 이야기가 나와서 지금은 추천하기가 뭣 하더구나.
나중에 커서 유쾌하고 사람 냄새는 소설이 읽고 싶을 때 읽어보렴.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PS:
책의 첫 문장: 김 부장은 길치가 분명하다
책의 끝 문장: 그렇게 망원동 옥탑동의 밤이 깊어갔다.
책제목 : 망원동 브라더스
지은이 : 김호연
펴낸곳 : 나무옆의자
페이지 : 344 page
책무게 : 470 g
펴낸날 : 2013년 07월 10일
책정가 : 12,000원
읽은날 : 2022.05.04~2022.05.08.
글쓴날 : 2022.05.2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