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는 새차를 한대 뽑았다. S는 행복한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새차를 장만한 지 수 개월이 지났다. S는 그 차가 자신의 재산 목록 1호라고 늘 자랑했다. 어느날 비가 많이 왔다. S는 근무를 마치고 나에게 버스 정류장까지 좀 태워 달라고 부탁을 했다. 나는 차에 문제가 생겼느냐고 S에게 물었다. S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답했다. "비가 와서 차가 지저분해질까봐 차고에 놔두고 왔어." 나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리고 S를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줬다. S는 첫사랑에 빠진 소년처럼 차를 아꼈다. S 는 날씨가 쾌청한 날에만 차를 가져왔다. 그런데 몇 달 후 S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다. S가 퇴직하던 날에도 비가 왔다. S는 나에게 버스 정류장까지 태워 달라고 요청을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S는 괜찮아 보였다. 그에게는 아직 보물 1호인 새차가 있다는게 위로가 되는 것 같았다. 나는 가끔 S의 차를 한 대 때리는 시늉을 하곤 했다. 그러면 S는 부엉이 눈으로 황급히 달려와서 혹시 차가 다친 곳은 없는지 병원의 의사처럼 세세하게 살펴보곤 했다. 이제 쓸쓸한 계절이다. 하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은 안 쓸쓸하다. S의 특별한 사랑이 기억나는 하루였다. 큰 체구에 장난감같은 차를 애지중지하던 S는 요즈음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첫댓글 S가 누구인지~^궁금합니다요^^
ㅎㅎ 그 S님 ᆢ 차는 뽑는 날부터 감가상각이
가장 크다는 것을 아시나 몰러요??
나를 위해 달려줄 붕붕이의 존재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자부심이 될테니 그 값은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