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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딜리아니의 영원한 여인 잔느
영화 모딜리아니
여기, 서로 다른 여인을 그린 두 점의 초상화가 있습니다.
모드 아브랑트의 초상 (1908년, 헥트 미술관 )
앉아 있는 잔느 에뷔테른느 (1918년, 이스라엘미술관)
한 눈에 봐도 전혀 다른 화풍의 두 그림은 놀랍게도 같은 작가의 작품입니다.
첫 번째는 이탈리아의 화가 아메데오 모딜리아니가 1908년 그린 '모드 아브랑트',
두 번째는 같은 작가의 1918년 작품인
'앉아 있는 잔느 에뷔테른느'입니다.
첫 번째 그림의 주인공 모드는
모딜리아니가 화가의 꿈을 안고 파리에 정착한 뒤
처음 만난 '첫 번째 연인'이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의 주인공 잔느는
서른다섯 살로 요절한 모딜리아니의 '마지막 연인'이었습니다.
모드는 모딜리아니에게 배신의 상처를 안긴 뒤
냉정하게 떠났고,
잔느는 모딜리아니가 병으로 사망한 다음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연인의 뒤를 따라갔습니다.
두 작품 가운데 우리에게 친숙한 '모딜리아니스러운' 그림은 역시 두 번째 작품입니다.
기형적으로 긴 목과 길게 과장된 코,
둥글게 처진 어깨, 눈동자 없이 텅 빈 아몬드 형 눈. 여기에 한 가지 덧붙이자면, 살짝 기울어진 머리.
앉아 있는 갈색 머리의 어린 소녀 (1918년, 피카소미술관)
●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여인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여
언제나 점잖은 편 말이 없구나
관이 향기로운 너는
무척 높은 족속이었나 보다
물속의 제 그림자를 들여다보고
잃었던 전설을 생각해 내고는
어찌할 수 없는 향수에
슬픈 모가지를 하고 먼 데 산을 바라본다
-노천명 '사슴'
인체의 비례가 완전히 무너지고,
어찌 보면 다소 괴기스러운 느낌마저 드는 '모딜리아니스러운' 특징들은 글로 써 놓고 보면
무척 비정상적입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실제 그림으로 만나면
모딜리아니의 여인들은 하나같이 참 아름답습니다.
미인대회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움과는 전혀 다릅니다. 그런데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뭐랄까, 보는 이의 가슴을 저리게 하는 먹먹한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요?
입술을 꼭 다물고 관람객을 쳐다보는 여인들의 모습에서 알 수 없는 깊은 슬픔이 느껴지는 건,
아마도 '비운의 천재화가'로 불리는
작가의 삶이 그림 속에 스며 있기 때문일 겁니다.
노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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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 정보입니다.
잘 보았습니다.
"모딜리아니"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