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에 비자중단 中, 美엔 “항공편 증편” 유화 제스처
“美와 순조로운 운항 재개 추진”
中외교 “韓日 검역 강화는 차별”
한미일 3국 공조 갈라치기 해석도
중국이 한국에 당분간 중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중단한다고 밝힌 지난 10일 오후 서울 중구 중국비자신청서비스센터가 운영을 중단한 모습이다.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이 중국발(發) 입국 규제를 강화하자 중국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는 비자 발급을 중단하는 보복 조치를 취하면서도 미국에는 거꾸로 유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한미일 3국의 중국 대응 공조에 균열을 내기 위한 의도적인 ‘갈라치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12일 텅쉰왕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량난(梁楠) 중국민항국 운수사(司·국) 사장은 10일 외국 상공계 인사들을 초청한 간담회에서 “8일부터 중국과 외국 항공사들의 운항 재개 신청을 받고 있다. 중국과 미국 항공사가 시장 수요에 맞춰 양국 간 항공편을 운영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미국을 콕 찍어 언급했다.
그는 “민항국은 미국 측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미중 항공편의 순조로운 운항 재개를 추진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미국과의 적극적인 항공편 증편 및 인적 교류 확대를 시사한 것이다.
친강(秦剛) 외교부장은 한국과 일본에 대한 중국의 조치가 정당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이 중국 국민에 대해 취한 조치는 차별적이고 과학적이지 않으며 과도했다”면서 “중국이 대응할 이유가 있다”고 했다.
10일 중국은 한국과 일본에 대해 모든 종류의 단기비자 발급을 전격 중단했다. 한국과 일본의 중국발 입국 규제에 대한 보복 조치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 20여 개국에는 미국도 포함됐다. 미국은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탑승 48시간 전에 실시한 코로나19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했다. 그런데도 미국에 대해서는 오히려 항공편 증편을 적극 요구한 것이다.
한국과 일본은 중국발 입국자가 자국에 도착한 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 곧바로 격리하는 등 방역 수위가 가장 높은 편이다. 한국은 중국인에 대해 관광 목적 단기비자 발급도 중단했고, 중국은 맞대응 조치를 했다. 다만 일본은 비자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데도 중국은 일본에 대해서도 전체 비자의 수속 절차를 모두 중지시켰다.
이를 두고 일본에 가장 강한 조치를 취함으로써 한미일 3각 공조에 균열을 꾀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한미일 3국의 대중국 공조 체제에 균열을 노린 것”이라며 “일본에 대해 가장 강력한 조치를 취하면서 한국을 좀 더 중국 쪽으로 끌어들이거나 최소 미중 간 ‘중립지대’에 머물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고 평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