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의 외전 군가
공자의 사상의 중심을 형성하는 <예(禮)와 악(樂)>은 유교의 기초 뿌리이며 유교국가의 뼈대이다.
이렇게 <예>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법도는 수직적인 계급 체계에 근간을 두고, 윗 선과 아랫 선은 <인(仁)>을 바탕으로 질서를 구쳬화 하여 <예> 를 실현하는 수직 체계이다.
공자의 <악(樂)>은 자연의 숨결인 리듬에 맞추어 그것을 타고 움직이는 <소리>로 온 세상에 수평으로 흐르는 <하늘의 소리>이다.
< 예와 악은> 수직과 수평의 합성 개념으로 <예>는 땅의 질서에 속하고 구체적이고 <악>은 하늘의 평등에 속하고 추상적이다.
이러한 두 가지 사상이 국가나 조직을 형성하는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가를 수호하는 군대라는 특수한 조직과 음악은 마치 병사와 수녀같이 아주 동떨어진 이질적인 것 같지만,
군대에서 음악은 군인들의 사기와 긍지를 높여주기도 하고, 사회와 고향, 두고 온 연인을 그리는 마음을 달래 주기도 하는 특효약이며.
쓰기에 따라서 독약이 되어 돌아오는 자충수가 되기도 한다.
군대와 음악 사이에서 음악은 때로는 핵폭탄 보다 무서운 치명적인 무기가 되기도 한다.
춘추전국 시대, 최고의 기개를 자랑하던 초패왕 항우의 용맹한 군사 들도 고향에 두고 온 가족을 그리는 향수 어린 초나라 훈악기의 연주소리에 전의가 꺽여 패배를 하고 만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로마군의 트럼펫소리는 아군에게는 사기를, 적군에게는 두려움을 안겨 주는 심리적 무기로 로마군의 강력한 상징으로 전쟁터에 화려하게 등장 했다.
오늘날 프랑스 국가로 불리는 <라 마르쎄예즈> 는 나폴레옹 시대 때 등장한 군가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살벌한 전장에서 위용을 떨쳤던 나폴레옹 군대의 용맹은
<적들의 피로 들판을 강물처럼 흐르게 하자> 는 이 군가에서 나왔다.
나폴레옹이 진군 하면서 나지막하게 군가를 부르기 시작하면 곧 전군이 합창을 하면서 공격을 했다.
그리고 그 기세에 적들은 사기가 꺽여 항복을 했다.
2차 세계대전때 본격적인 <심리전>부대가 등장하여
적국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심리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고향을 떠나 살벌한 전쟁터에 나와 있는 젊은 군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음악은 이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고도의 무기였다.
특히 고향에 두고 온 애인 목소리 같은 가녀린 여성의 목소리로 반전 주제가 더해지면서 <기다리고 있다. 돌아오라>, <총을 버리고 꽃을 들어요> 라는 가사가 더해지면 전투의지는 상쇠 되고 향수병이 퍼져 나갔다.
독일군에게 독약 같았던 < 릴리 마를린>이란 노래는 많은 탈영병을 양산 시켜 결국은 독일을 패망으로 이끌었고,
태평양 전쟁에서 미군을 향수병에 걸리게 한 일본군 심리전의 <도쿄로즈>라고 불린 가수도 심리전의 대표적인 예다.
대한민국 해병대의 군가들은 선배들의 피와 목숨으로 신화같이 쓰여진 군가이기에 더욱 실감이 났고, 가사 하나하나에 그 의미가 남달랐다.
천편일륜적인 <자유와 펑화를 지키자>, <조국을 수호하자 >, <군인인 그대가 자랑스럽다>, <부모형제를 위해 잘 싸우자>는 식의 이런 가사가 아닌 우리 해병대가 지향 해야 될 목표가 구체적인 암호들로 숨겨져 있었다.
우리는 <나가자 서북으로 푸른 바다로> 의 가사를 부르며 비록 지금은 좁은 국토에서 살지만, 원래 우리 고구려 조상들의 고토인 요동벌판과 장보고 장군이 누비던 태평양 바다를 꿈꾸었다.
그리고 우리는 <오대양과 육대주에 이름을 떨치자 해병대 용사여>를 부르며 세계 어디에 투입 되더라도 적을 섬멸하고 <임무완수>를 할 수 있는 세계를 상대하는 부푼 도전을 키웠다.
그 짧은 군가 속에는 바로 우리 인족의 진취적인 기상이 숨겨져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해병대가
동해의 솟는 해를 가슴에 안고 저녁 바다 밀물의 파도를 타며
가는 곳마다 그 이름 승리의 용사
오 아느냐 대한 해병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나가자 해병대
우리들은 대한의 바다의 용사 충무공 순국정신 가슴에 안고
태극기 휘날리며 국토 통일에 힘차게 진군하는 단군의 자손
나가자 서북으로 푸른 바다로 조국건설 위하여 대한 해병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팔각모사나이
팔각모 얼룩무늬 바다의 사나이 검푸른 파도타고 우리는 간다
내 조국 이 땅을 함께 지키며 불바다 헤쳐간다 우리는 해병 팔각모 팔각모 팔각모 사나이 우리는 멋쟁이 팔각모 사나이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부라보해병
귀신잡는 용사 해병 우리는 해병대 젊은 피가 끓는 정열
어느누가 막으랴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라이라이라이라이 차차차
사랑에는 약한 해병 바다의 사나이 꿈속에서 보는 처녀 달링 아이 러브 유
오늘은 어느 곳에 훈련을 받고 휴가는 어느 날짜 기다려지나
우리는 해병대 ROKMC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 싸워서 이기고
지면은 죽어라 헤이빠빠리빠 헤이빠빠리빠 부라보 부라보 해병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해병대행진곡
서쪽 하늘 십자성은 별들의 꽃이려니 우리는 꽃피었다 국군중의 꽃이로다
우리의 가는 곳 오대양과 육대주에 이름을 떨치자 해병대 용사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983년 겨울,
실무에 배치된 우리는 진해해병훈련소와 후반기 교육장에서 배운 근사한 해병대 군가 말고 와일드한 사내들만 우굴거리는 소굴에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사가> 즉, <외전군가>가 엄청나게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매운 시집살이를 했던 우리 할머니들을 조사해 보면 그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리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시집살이 노래>였다.
그 속에 스트레스를 푸는 온갖 <욕, 해학 문자, 육두문자>를 써가며 지독한 시집살이를 견뎌 냈었다.
어쩌면 <욕>이 없었다면 우리 할머니들은 화병으로 다 쓰러졌을지도 모르겠다.
대한민국 욕쟁이 할머니들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누가 작곡을 했는지 모르는 곡도 있고, 가요, 팝송에서 곡을 따 온것도 있었다.가사는 전부 시집살이 노래같이
<욕문자 >, <육문자>,의 외설적인것이 대부분이고 <고단한 훈련 >, <지랄같은 내무생활>, <그리운 연인 >에 대한 한탄과 푸념과 그리움이 전부였다.
그런데 이상한게 이 <외전군가>의 가사들은 무슨 마력을 지녔는지 한번 들으면 귀에 쏙쏙 들어오는 그런 가사였다.
지독하게 암기사항을 못외우는 놈들도 장문의 이 노래들을 한 번 들으면 곧장 따라 부르는 신통한 힘이 있었다.
옛노래를 연구하다 보면 유난히 힘든 일을 할 때는 <욕 가사 >와 <육두 가사>가 많이 등장한다. 지배 당하는 쫄병 입장에서 보면 가난한 머슴들과 입장이 같다 보니 일의 고단함을 공식적으로 푸는 유일한 통로가 바로 이 <외전군가>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곤조가
흘러가는 물결 그늘 아래 편지를 쓰고요, 흘러가는 물결 그늘 아래 춤을 춥니다.
처녀 열 아홉 살 아름다운 꿈속의 I LOVE YOU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차차차~~ 라이 라이 라이 라이 차차차~~
당신만이 그리워서 키스를 하고요 당신만이 그리워서 헤드플레이 칩니다.
오늘은 어디 가서 땡깡을 놓고 내일은 어디 가서 신세를 지나
우리는 해병대 ROKMC
헤이 빠빠리빠 헤이 빠빠리빠
때리고 부시고 마시고 조져라 헤이 빠빠 리빠 헤이 빠빠 리빠
아침에는 식사당번 저녁에는 불침번에 때때로 완전무장 연병장을 구보하니
이것이 쫄병생활 저것이 신병생활 알고도 모르는게 쫄병인가 하노라
우리 마누라 키가 작아 키가 작아 싹싹하기는
그만인데 그만인데 부엉이 눈깔을 뜰 때면 뜰 때면 자동차 헤드라이트 못 당해 못 당해
yes OK 나는 좋아 좋아 좋아
yes OK 나는 좋아 좋아 좋아
가만히 살짝이 오르세요 아프지 않게요. 언제나 수줍은 긴자꾸 우리 마누라
살 많은 통통 바디 뼈 없는 순살 바디 강원도 비탈 바디 충청도 멍청 바디
경기도 뺀질이 바디 전라도 깽깽 바디 제주도 밀감 바디 경상도 문딩이 바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쏟고디고가
국 쏟고 바디 디고 디고디고
입대 주고 뺨 맞고
요사이 긴자꾸가 유행이더냐
입에도 문수가 있나
명태 대가리 사이즈가 있나
명 명 명태 뿔라진데 철사 줄 매고
입 입 입 째진데 반창고 붙여라
포항에 중앙대학 바디나 공장에 밤만 되면 해병혼이 끄떡 끄떡
꽃 처럼 피어나는 포항에 아가씨 오늘은 너희들의 바디 검사다
통바디 털바디는 갑종을 주고요
밑바디 개바디는 을종을 주고요
질임 독매 결사 반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여군미스리
치마를 홀랑벗고 모자도 벗고 해병대에 몸을 바친 여군 미쓰리
때때로 휴가 때는 짜증도 나지만 해병대가 원한다면
온몸에 선착순
선착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외전군가>도 나름대로 법칙이 있었다.
첫째, 추임새 법칙이다
쫄병들은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부르면 25개월 이상 복무한 말년들이 <헤이 헤이. 차차차 >같은 추임새를 넣어 주는데
이것도 잘 넣어주면 나름대로
흥을 돋구어 주면서 사내들 냄새를 풍기며 멋이 있었다.
둘째는 합창의 법칙이다.
군가도 노래이다 보니 엄연히 리듬이 있고 화음이 있다.
인솔자가
"행진간에 군가한다 군가는 IBS가 2부 합창 시 작!"
하면 1,2소대가 먼저 하고 3,4소대가 잠시 뒤에 따라 하는 돌림 노래가 형성 되는데, 서로 안지려고 악다구니를 하지만 박자만 척척 맞으면 부르기에 따라서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었다.
140키로의 IBS고무보트를 머리에 이고, 차가운 바다와 잔인한 모래사장을 선착순을 하면서 보트페달에 모래밥을 먹는 끔찍한 고통을 잊기에는 이만한 < 외전군가 >가 없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묵사발가
저 넓은 바다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그 사람은 누구인가 해병대라네
해병대가 가는곳에 묵사발 있고 해병대가 가는곳에 승리가 기다린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IBS가
빳다도 아구창도 나홀로 씹어 삼키며 시궁창과 화장터를 누비고 다녀도
사랑에는 마음 약한 의리의 사나이 난폭한 해병대라 욕하지마라
오늘도 고무보트에 목숨을 바친 이름모를 영혼들도 알아줄 날 있으리라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긴빠이가
해병대 왔다갔다 없어진것 있나없나 봐
이몸이 여자라서 해병대 사랑했나 봐
포항의 아가씨야 해병대 믿지를 마라
따묵고 돌아서는 조지고 돌아서는
해병대 말짱 도둑놈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해병대의 밤은 무척 길다.
순검이 끝나고, 24시까지 두들겨 맞고 야간 근무에 투입 되면 몸은 천근만근 녹초가 되고 코피가 툭툭 흘러내린다.
특히 달이라도 휘영청 뜬 날이면, 고향생각, 애인생각, 친구생각이 저절로 돋아 난다.
그리고 가슴에 달린 작대기 두개 계급장을 보면 한심 하고 서글픈 생각에 저절로 눈물이 진다.
지금의 내 신세가 3박4일 특휴를 나가 들렀던 용산역 왕대포집 17번 엘레나 마담의 신세와 별다를게 없어 보였다.
그런 날은 애꿎은 운명의 그 여자의 모습이 자꾸 떠오른다.
싸구려 분칠에 막걸리 자국이 안 빠진 빨간 바지를 입고, 서투른 표준말에 혀 꼬인 소리로
자기는 해병대 오빠가 아주 맘에 든다며
아무도 모른다는 자기 본명을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류 순 아"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서울의 왕대포집
서울의 왕대포집은 해병대의 안식처 서울의 시청가는 해병대의 보금자리
막걸리 한사발에 목로주점 주인마담 해병대의 사랑을 받고
하루밤 풋사랑에 순아는 울었다오 나 없이 살순 없다고
계급이 쫄병이라고 사랑에도 쫄병이더냐 목로주점 주인마담 눈물의 순아야
내 이름은 순아랍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엘레나예요
그냥 그냥 17번으로 통한답니다 술이 좋아 마신 술이 아니랍니다
괴로와서 마신 술에 내가 취해서 고향의 부모님이 고향의 여동생이
보고파서 웁니다
그날밤 그역전 카바레에서 보았다는 순아는 거짓이예요
실패 감던 순아가 다홍치마 순아가 오늘밤도 파티장에서 춤을 춥니다.
순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