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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수필 Re: 조금이라도 덜 쪽팔린 인간이 되는 게 목표
정임표 추천 0 조회 29 26.05.25 15:22 댓글 4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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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6.05.25 18:35

    첫댓글 기왕 드라마 이야기가 나왔으니, 드라마로 한번 풀어 보겠습니다. 오해영의 작품 중에 ‘나의 해방일지’라고 있습니다. 여기 나온 대사 중에 ‘끼리끼리는 과학’이란 대사가 나옵니다. 그 대사를 듣는 순간 픽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친구들을 보면 그 나물에 그 밥이듯 비슷한 인간끼리 모이는 모양입니다. 그렇게 한 세상 사는 거지요. 나이 칠십을 앞둔 지금까지 그렇고 그런 부류들이랑 음담패설이나 하고 살아온 인생입니다. 그래서 괜히 고상한 척하는 짓은 제 체질에 맞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자기 나름의 틀을 만들어 놓고 모두가 그 틀 안에서 살아달라고 강요하면서 그게 정답이라고 우기는 사람을 보면 정말 답답해서 미칠 것 같거든요.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세상이 있는 것이 아닐까요? ㅎㅎㅎㅎ

  • 작성자 26.05.25 22:36

    유당 선생님께서 모르시는 게 한 가지 있습니다. 사람의 대화는 '끼리끼리 과학'이 아니고 대화에 참여한 인물 중에 가장 낮은 정신레벨 수준에 맞춰주게 된다는 것이지요. 이건 헤르만 헷세가 소설 <데미안>에서도 그려 보여 주고 있지요. 싱클레어가 프란츠 크로머라는 거칠고 낮은 수준의 인물에게 휘말려 자신의 세계가 오염되고, 그의 수준에 맞춰 쩔쩔매는 장면이지요.

    거기에 못 맞춰주는 성격도 있는데, 그런 분은 대게가 침묵하거나 다음에는 절대로 함께 자리를 안 한다는 것입니다. 프란츠 크로머 같은 자들이 권력자가 되면 언어의 마술 효과 그걸 잘 아니까, 분위기를 제압하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내 뱉지요. 그러면 나머지는 전부 알아서 기게 되지요. 그런 인간들 많이 봐 왔습니다. "지록위마"고사 아시지요? 나는 그런 인간들 대할 때 바로 면전에서 "너 말 조심해!" 하고 쏘아 줍니다. 그래도 계속 육두문자 쓰면서 떠들면, "일체 코피가 터지고 갈비뼈가 부러지더라도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각서쓰고 깨끗하게 주먹으로 붙자고 격투 신청을 하지요. 그 정도로 세게 나가면 말로 한몫 보려는 자들은 대게 수그려 들지요.

    농담이 아니고 경험 사례 입니다. ^^

  • 26.05.25 21:41

    [언뜻 생각나는 한 사례}

    초년 팔자가 매우 사나웠던 한 여인이 마침내 와인 바를 열었습니다.

    '아무리 술을 팔더라도 인테리어는 고급스럽게 와인 가격은 높게 하면
    손님들도 저절로 걸러져서 분위기도 우아해지지 않을까?'

    이게 와인 바를 연 주인장의 의도였는대,
    막상 판을 벌이고 보니,
    이게 전혀 아니었다는 겁니다.

    '내가 돈을 많이 버는 건 좋은데,
    어째 멀쩡하게 생긴 작자들이 와서
    기껏 한다는 이야기가 연예인 스캔들 또는 음담패설....
    비싼 술을 마시고 내내 시시껄렁한 잡담이라니!'

    업주가 비천한 생활상에 넌더리를 내며 자괴감에 한동안 시달리다가 문득 안 거죠.

    '아하! 이 양반들이 저마다 가면을 쓰고 그럴 듯한 행세를 하다가
    그나마 숨 돌릴 구석을 찾아 와서 이러는구나.
    이게 딴에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는 방식이구나.'

    사정을 이렇게 알고 나니 그 사람들이 새롭게 보이는 거죠.
    이리하여 야차(夜叉)가 순식간에 보살(菩薩)이 되었답니다.



    *최근 제가 한 반성.
    '내가 어쩌다가 여태껏 이런 생각을 한 번도 못했을까?'



  • 26.05.26 11:11

    선배 한 분이 잡지사를 차렸습니다. 한참 '아리랑'이나 '명랑'같은 대중 잡지가 유행할 시기에 정말 멋진 사람들, 고상한 사람들을 위한 잡지를 만들고자 없는 돈 있는 돈 다 끌어모아 잡지를 창간했습니다. 일 년을 못 버티고 폐간하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대중 잡지가 왜 필요한 지를 몰랐습니다. 뭐라고 유식한 척하며 말하고 있지만 듣는 사람이 뭔 소리하는 지도 모른다면 그건 그냥 허공에다 잘난 체하면서 남을 업신여기는 행위 이상은 아니라고 봅니다.

    '아하! 이 양반들이 저마다 가면을 쓰고 그럴 듯한 행세를 하다가
    그나마 숨 돌릴 구석을 찾아 와서 이러는구나.
    이게 딴에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달래는 방식이구나.'

    김인기 선생님의 촌철살인같은 한마디가 저를 반성하게 만들고 고개 숙이게 만듭니다.
    고맙습니다. 우매한 저를 항상 깨우쳐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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