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참을수록 심해지는 배뇨장애, 커진 전립샘 묶어 합병증 위험 줄여 해결
[중앙일보]
박정렬 기자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신승제 원장이 커진 전립샘을 묶어 배뇨장애 증상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유로리프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인성욱 객원기자
특수 금속 실로 전립샘 크기 축소
환자 대부분 시술 당일 일상 복귀
수술로 인한 부작용 걱정 덜어줘
전립샘비대증 최신 치료법
박모(70)씨는 60대 중반부터 배뇨장애를 앓았다. 전립샘비대증 진단을 받아 약을 먹었지만 볼일을 봐도 시원하지 않고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에서 깨는 날이 점점 늘었다. 지난해 초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로는 건강에 대한 걱정에 배뇨장애 증상이 겹치며 우울증까지 생겼다.
가족의 권유로 병원을 찾았지만 박씨는 성 기능 장애와 같은 합병증이 겁나 선뜻 수술에 나서지 못했다. 그대로 뒀다간 전립샘이 커져 소변 길(요로)이 아예 막히는 요로폐색으로 악화할 위험이 컸다. 고민에 빠진 그에게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 신승제(35) 원장은 커진 전립샘을 절개하는 대신 묶어서 부피를 줄이는 유로리프트(전립샘결찰술)를 권했다. 박씨는 시술 당일 소변줄을 제거한 뒤 퇴원했고, 이제는 전보다 훨씬 가벼운 삶을 살고 있다.
시술받은 날 소변줄 떼고 퇴원
전립샘비대증은 남성이라면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질환이다. 노화·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도를 감싼 전립샘이 커지면 빈뇨·절박뇨·야간뇨 같은 배뇨장애 증상이 나타나 삶의 질이 뚝 떨어진다. 신 원장은 “전립샘은 시간이 흐를수록 크기가 커지고, 이로 인한 배뇨장애 역시 점차 심해진다”며 “소변을 짜내려 방광 근육이 두꺼워지면서 과민성 방광을 비롯해 심한 경우 요로폐색, 방광 결석 등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립샘비대증 초기에는 약물이나 식이조절, 운동 등으로 증상을 관리할 수 있다. 약물은 전립샘을 자극하는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을 억제하거나 주변 근육을 이완시켜 배뇨장애를 개선하는데, 복용을 중단하면 증상이 재발해 꾸준히 먹어야 한다. 약물 종류에 따라 발기부전, 성욕 저하, 기립성 저혈압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작거나 방광 변성이 심한 경우 요로폐색을 경험한 환자는 수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전립샘의 크기를 줄여야 한다. 전립샘비대증의 근본적인 치료로 꼽히지만 커진 전립샘을 자르거나 태우는 과정에 조직·혈관 손상을 피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신 원장은 “수술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방광과 밀접한 부위를 손봐야 해 요실금, 역행성 사정(정액이 방광으로 역류하는 현상) 등의 합병증을 완벽히 막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최근 주목받는 치료가 유로리프트다. 요도를 통해 내시경과 특수 금속 실(결찰사)을 집어넣은 뒤 비대해진 전립샘을 묶어 크기를 줄이는 최신 치료법이다. 한번의 시술로 배뇨장애를 즉시 개선할 수 있고 절개를 하지 않아 통증·출혈, 역행성 사정과 같은 합병증 위험이 적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에 이어 2015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으며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받았다.
신 원장은 “유로리프트는 국소마취로 10~20분이면 치료가 끝나고 대부분은 입원 없이 곧장 일상생활로 복귀한다”며 “나이가 많거나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 스텐트 시술을 받았거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약물치료를 중단하지 않고 시술을 받을 정도로 환자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배뇨장애 개선 효과 반영구적
유로리프트에 쓰는 결찰사는 금속 재질로 끊어지거나 늘어날 염려가 없다. 치료 효과가 반영구적으로 지속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호주 등 19개 의료기관에서 전립샘비대증을 앓는 50대 이상 206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대조시험(RCT)을 진행한 결과, 유로리프트 시술을 받은 그룹은 대조군보다 3개월 만에 배뇨장애 점수(국제 전립샘 증상 점수)가 88%나 개선됐고 효과가 5년 후까지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 기능도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했다(캐나다 비뇨의학회지, 2017).
유로리프트의 발전은 현재 진행형이다. 전립샘은 사람마다 크기·형태가 달라 삽입하는 결찰사의 각도와 위치, 개수도 차이가 있다. 의료진의 숙련도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결찰사의 개수가 늘어 치료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거나, 애꿎은 위치를 묶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스탠탑비뇨의학과의원이 국내는 물론 호주 등 해외 의료기관과 정기적인 교류를 진행하는 배경이다. 신 원장은 “유로리프트에 대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미국 등 해외에서는 유로리프트가 수술을 빠르게 대체하는 상황”이라며 “전립샘비대증 환자에게 최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정기 화상회의와 같은 학술 교류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건강한 가족] 참을수록 심해지는 배뇨장애, 커진 전립샘 묶어 합병증 위험 줄여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