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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종말
우주의 종말(宇宙의終末, 영어: Ultimate fate of the universe)은 천체물리학에서, 우주의 마지막 단계에 대한 논의다. 다양한 과학이론을 통해 다양한 종말이 예상되고 있고, 우주의 수명도 유한과 무한 모두 제시되어있다.
우주는 대폭발에서 시작되었다는 빅뱅 우주론은 많은 과학자들의 지지를 받고있다. 우주의 종말은 우주의 질량과 에너지의 비율, 우주의 평균 밀도, 우주의 팽창률과 같은 물리적 성질에 영향을 받는다.
우주의 종말에 대한 몇 가지 이론
20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정상 우주론이 주류였다. 그러나 1920년대에 허블이 우주가 팽창한다는 것을 발견하여, 우주의 시작과 끝이 과학적 연구의 중요한 대상이 되었다.
우주의 시작에 대한 주요 이론은 대폭발 우주론이다. 우주의 종말에 대한 이론은 크게 세 개로 나눌 수 있다.
1. 종말은 없다.
현재의 관측결과와 달리, 우주는 현재 상태 그대로 영원히 존재한다.
정상 우주론
우주의 팽창, 수축이 영원히 반복된다.
빅 바운스
2. 영원히 죽음을 맞는다.
우주 자체의 종말은 아니지만, 우주 내부의 모든 존재가 영원한 평형 상태에 도달한다.
열죽음, 빅 립, 빅 프리즈
언젠가 중력이 우주의 팽창을 극복하고 우주는 수축한다.
빅 크런치
3. 일시적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대폭발과 빅 크런치가 영원히 계속된다.
현대의 이론은 일반 상대성 이론을 바탕으로 하고있다. 위의 이론들은 대부분 일반 상대성 이론적 방정식의 결과이며, 우주의 평균 밀도와 우주상수의 값과 같은 매개변수만 다르다. 로저 펜로즈의 등각순환우주론에서는 빅 크런치 없는 영구적인 순환을 주장하기도 한다.
두 종류의 종말
공간의 곡률이 0이거나 음수인 열린 우주와, 곡률이 양수인 닫힌 우주에서 우주의 종말은 크게 달라진다.
1. 열린 우주
열린 우주는 영원히 팽창하면서 열사를 맞이한다. 이러한 우주 모델에서 먼 미래에 일어나는 현상을 시간순서대로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지만,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항성 형성 정지
현재 우주의 물질 중, 양성자와 중성자 등의 중입자의 대부분은 천체, 특히 항성과 성간물질의 형태로 존재하고있다.
항성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화한다. 가벼운 항성은 백색왜성으로 일생을 마무리한다. 무거운 항성은 초신성 폭발로 물질의 대부분을 방출하여 성간물질로 돌아가며, 방출되지 않은 부분은 질량에 따라 중성자성이나 항성 블랙홀이 된다. 성간물질의 밀도가 높아지면 다시 항성이 형성된다.
이렇게 중입자는 재활용되지만, 항성 진화 과정에서 백색왜성, 중성자성, 항성 블랙홀 등의 밀집성의 형태로 고정되는 질량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재활용되는 중입자의 양은 점차 줄어 성간물질이 고갈될 것이며, 그에 따라 새로운 항성 형성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항성 형성이 정지되기까지는 1014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항성형성이 정지될 경우, 우주에는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천체가 점차 감소하게 된다. 그리하여 이 시기의 우주에서는 주로 식어가는 밀집성의 열에 의해 방출되는 적외선과 전파가 관측될 것이다.
블랙홀의 성장
은하 하나에서 초신성 폭발은 100년에 한 번 꼴로 일어나며, 여기에서 하나의 은하에 약 108개 정도의 항성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은하의 중심에는 초대질량 블랙홀이라는 거대한 질량의 블랙홀이 존재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블랙홀은 주위의 물질을 흡수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질량이 큰 천체는 계의 중심으로 모이는 경향이 있다. 블랙홀이 성장하면서 은하의 중심을 향해 모여들어 결합하여 더욱 커지게 된다. 결국에는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은하 전체의 질량을 모두 흡수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에 이르기까지는 1030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물질을 흡수하면서 성장하는 블랙홀의 주위에는 강착원반이 형성된다. 강착원반은 X선이나 감마선을 방출하는데, 이 시기의 우주에는 이러한 X선과 감마선만이 관측된다.
블랙홀로 인해 최대한 결합할 수 있는 것은 하나의 은하단 규모다. 그보다 더 큰 구조는 중력보다 우주의 팽창에 의해 멀어지는 속도가 빨라 결합할 수 없다. 따라서 블랙홀의 성장과정은 블랙홀의 질량이 은하단의 규모가 될 때 그치며, 그 후에는 이러한 초거대 블랙홀들이 우주에 흩어져 서로 멀어지게 된다. 마침내는 서로 멀어지는 속도가 광속을 넘어서서, 영원히 서로를 볼 수 없게 된다.
블랙홀의 증발
블랙홀의 온도가 외계보다 높은 경우 열복사를 하며 질량을 잃어 증발하게 된다. 이것을 호킹 복사라고 하는데, 현재의 우주 온도인 2.7K에서는 달 질량 정도의 작은 블랙홀만 증발하게 된다. 하지만 우주가 팽창하여 우주의 온도가 60nK까지 내려갈 경우, 질량이 항성 정도인 블랙홀도 증발한다. 온도가 10-19K까지 내려갈 경우 질량이 은하 규모인 블랙홀도 증발하기 시작한다. 은하 규모의 거대한 블랙홀이 증발하기 시작하기 위해서는 우주의 크기가 지금의 1019배 정도가 되어야하며, 거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7300억년 정도로 추정된다.
블랙홀이 증발하기 시작하더라도, 블랙홀이 완전히 증발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질량이 태양 정도인 블랙홀의 증발시간은 약 10의 67승년이다. 증발에 걸리는 시간은 블랙홀의 질량의 3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은하 규모의 블랙홀이 완전히 증발하기까지는 약 10의 100승년이 소요된다.
방사선만 존재하는 우주
블랙홀이 모두 증발한 뒤, 블랙홀이 증발하면서 방출한 광자만이 우주를 채우게 된다. 이 시기의 우주는 절대 영도에 무한히 가깝기 때문에, 광자의 에너지는 아주 낮다. 따라서 물질입자가 생성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로지 방사선만이 존재하는 우주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며, 절대 영도에 무한히 가깝게 냉각된다.
이 극저온 상태를 빅 프리즈 혹은 빅 칠이라 부른다. 이것은 엔트로피 증가와는 다른 물리적 과정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며, 엔트로피 증가에 의해 발생하는 열사와는 다른 상황이다.
양성자 붕괴
대통일이론에 따르면, 중입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양성자도 붕괴하게 된다. 하지만 양성자의 수명은 적어도 1033년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양성자는 붕괴하기 이전에 대부분이 블랙홀에 흡수된다.
2. 닫힌 우주
닫힌 우주에서는 팽창속도가 점차 감소하게 되며, 곧 우주가 수축하게 되어 빅 크런치를 맞게 된다.
포지트로늄
우주의 마지막 단계에서 우주는 한동안 전자와 양전자가 서로의 궤도를 돌고 있는 포지트로늄으로 차게 된다. 그러나 그마저 매우 먼 거리에 떨어져 있어서 서로 영향을 미치기 힘들다.
최근의 우주론의 영향
급팽창
급팽창 이론에 따르면, 급팽창 이전의 곡률이 어떠하든, 급팽창 이후의 곡률은 거의 0이다. 즉, 우주는 거의 평탄하다. 평탄한 우주는 열려있기 때문에, 우주는 열사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흑물질 발견
기존의 관측에서는 우주의 밀도는 우주를 평탄하게 하기 부족했다. 따라서 급팽창 이론이 예상한 평탄한 우주는 관측결과만이 뒷받침하고 있었다. 하지만 암흑물질의 간접적인 관측결과가 쌓인 결과, 우주의 밀도가 예상치가 크게 늘어 우주가 평탄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가속 팽창 발견
이전까지는 우주 상수가 0일 것으로 가정되었다. 하지만 WMAP 등의 관측에 의해 우주가 가속팽창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었다. 2003년에 우주는 모든 물리적 결합이 풀려버리는 빅 립으로 끝난다는 논문이 발표되었다.[1] 이 가설에 따르면 우주 상수가 시간에 따라 증가하여, 강력한 가속팽창에 의해 모든 물리적 구조가 입자단위까지 찢어지게 된다. 그리하여 우주는 영원히 가속 팽창되면서 입자만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우주 미래 시나리오
225,000,000년 후(2억 2천 5만년 후)
태양은 하나의 은하년을 완성함. 은하년은 우주의 연도이며 은하를 중심으로 태양계가 한 번 공전하는 시간임.
600,000,000년 후(6억년 후)
지구에서는 더 이상 일식을 관찰할 수 없게 됨. 조석력의 가속도 때문에 지구에서 달 까지의 거리는 매년 약 3.8cm씩 증가함. 6억년 후에는 거리가 약 23,000km로 증가함. 동시에 태양은 상당한 양으로 대형화되고 있음.
750,000,000년 후(7억 5천만년 후)
궁수자리 왜소은하는 은하수 은하에 종속됨. 이제는 은하수 은하에서 관찰 가능.
3,800,000,000년 후(38억년 후)
안드로메다 은하와 우리 은하가 합쳐져 거대한 은하, 즉 밀코메다가 탄생함.
100,000,000,000년 후(1천억년 후)
처녀자리 초은하단이 뭉치기 시작함. 똘똘 뭉친 처녀자리 초은하단은 하나의 거대한 은하를 형성함.
1,000,000,000,000년 후(1조년 후)
많은 은하에서 별들의 형성이 줄어듬. 상당수 부분의 은하가 사라지고, 별 형성에 중요한 가스 구름들이 고갈됨.
2,000,000,000,000년 후(2조년 후)
초은하단 너머의 은하들은 관찰 불가능. 암흑 에너지(척력)가 우주 팽창을 가속화 함.
20,000,000,000,000년 후(20조년 후)
적색왜성이 죽기 시작함. 우리 은하에서 가장 오래 살았던 적색왜성이 사라지기 시작함. 적색왜성의 죽음 뒤에는 흑색왜성들이 남음. 흑색왜성 들은 소량의 방사능을 분출함.
100,000,000,000,000년 후(100조년 후)
이젠 우주에서 별들이 사라지고 있음. 남은 유일한 별의 질량 개체는 백색왜성, 중성자별과 블랙홀 뿐임. 갈색왜성은 아직 남아있음. 대부분의 별은 블랙홀로 빨려들어감.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년 후
중성자별, 백색왜성, 블랙홀은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개체임.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년 후
오직 블랙홀과 아원자입자 만이 남음. 우주의 개개 입자들은 엄청난 확장 속도로 인해 산산히 쪼개짐. 블랙홀 역시 호킹복사로 증발하게 됨.
10의 100승년
마지막 남은 블랙홀이 증발하게 됨. 이 시점에서 우주는 광자, 중성자, 전자와 양성자로 구성되어 있음. 이들 사이에 어떠한 상호작용도 없으므로 본질적으로 우주는 죽었다고 할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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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립
Big Rip - 대열구, 大裂口 / 대파열, 大破裂
1. 개요
빅뱅 우주론에 입각한 우주 종말 가설.
2. 설명
빅 프리즈 이론과 비슷하지만, 암흑에너지(척력)의 양이 과도하게 높아질 경우 일어나는 종말 시나리오다.
빅 립이 일어날 조건은 현재 밝혀진 것이 거의 없는 암흑에너지의 성질에 좌우된다. 암흑에너지가 우주의 크기에 상관 없이 밀도가 변하지 않는 우주상수의 형태로 존재한다면 우주는 빅 프리즈로 끝나게 된다.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에 의하면 꾸준하게 우주상수가 지지 받고 있으므로 표준 우주론에서는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불변한다는 가정 하에 세워졌다. 그러나 이 가정에 대한 관측상의 증거가 아닌 이론적 근거는 현재 전무한 상태이다.
만일 암흑에너지의 성질이 우주가 팽창할수록 밀도가 증가하는 것이라면, 빅 립이라는 훨씬 더 놀랍고도 끔찍한 결말이 기다리고 있다.
이 척력 에너지는 이미 물리학의 기본 상호작용 중 중력보다 큰 상태로, 우주는 산산히 흩어지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입자 간의 척력이 점점 강해져서, 중력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제일 약한 약한 상호작용부터 시작해 전자기력, 강한 상호작용까지 다 이기면서 은하와 별은 물론 원자와 원자핵까지 모든 물질이 죄다 뜯겨져 소멸하는 종말이다.
현재 우주의 암흑에너지는 엄청나게 멀리 떨어진 은하단 사이를 갈라놓는 수준[2]에 머무르고 있는데, 빅 립은 별이나 행성을 찢어놓는 것도 모자라 결국 원자핵과 핵자까지 분해 시켜버릴 것이다. 특정 시점에 도달하면 (계산상으로) 암흑에너지의 양은 무한대로 발산하고 반대로 우주의 밀도는 0으로 수렴하며, 공간의 팽창 속도가 광속을 넘어서게 되면서 최종적인 우주의 종말이 이루어진다.
일부 천문학자 및 물리학자들은 빅 립과 빅뱅 직후의 인플레이션 사이의 유사성에 주목하여 어쩌면 이전 세대의 우주가 빅 립을 일으킨 결과 우리 우주가 탄생했을 수 있다는 가설을 내놓기도 한다. 그랬다면 지금 우주의 중력이 이전 세대 우주의 핵력 정도 되는 위치의 기본 상호작용이었을지도 모른다.
빅 립 이론은 암흑에너지 상태방정식이라 부르는 w값에서 출발한다. w값은 암흑에너지의 총량이 우주 부피의 w제곱에 반비례함을 의미한다. 이 w값이 얼마냐에 따라 우주의 운명을 추측할 수 있다.
w가 -1보다 작으면, 암흑에너지는 '유령 에너지(phantom energy)'라고 불리는 형태가 되며 우주 팽창이 극도로 가속화되어 원자까지도 찢어지고, 마지막에는 시공간 자체가 찢어져버려 입자와 입자 사이의 거리가 ∞가 되고, 결국 無가 된다. 즉 시간과 공간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진다.
w가 정확히 -1이면, 우주 상수와 동치이므로 절대로 빅 립으로 끝나지 않는다.
w가 -1보다는 크고 0보다는 작으면, 우주가 팽창할수록 암흑에너지의 양은 증가하지만, 가속 팽창으로 인해 밀도가 낮아져서 결국 빅 프리즈로 끝난다.
현재 관측을 통한 가장 최신 측정치는 -0.99로서, 이는 우주가 빅 립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w값이 -1.5일 경우 시나리오이다. w=-1.5이면 지금으로부터 약 220억 년[3] 뒤에 빅 립이 발생한다. 제시된 시간은 빅 립 발생 시점으로부터 n년 전임을 의미한다.
빅 립 2억 년 전: 이 시점부터는 척력이 중력보다 강해져 은하들이 흩어진다.[4]
빅 립 6000만 년 전: 은하계의 중력이 천체들을 붙들어두기에 너무 약해지면서 결국 은하계가 해체된다. 이것은 빅 프리즈에서는 무려 1000경 년이 지나야 발생할 것으로 추측되는 일이다.
빅 립 3개월 전: 항성의 중력이 행성들을 붙들어두기에 너무 약해지면서 행성계가 해체된다.
빅 립 30분 전: 항성, 행성들이 해체된다. 이 시점에서 만약 문명이 남아 있었다면 갈기갈기 찢어지면서 순식간에 멸망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빅 립 10-19초 전: 원자핵에 이어 핵자가 해체된다.
빅 립 발생: 시공간 자체가 찢어지면서 입자와 입자 사이의 거리가 무한대가 되어, 시간의 의미를 상실한 세계가 된다.
https://naver.me/xoYkWiLQ
빅 프리즈
"생애 처음으로 우주는 영원하고 불변하게 됩니다. 우주는 더 이상 무질서해질 수 없기 때문에 엔트로피는 마침내 증가하길 멈추게 됩니다. 아무 일도 없을 것이고, 일어나지도 않을 겁니다. 영원히."
- 브라이언 콕스, 영국의 물리학자
Big Freeze - 대동결, 大凍結 / 대냉각, 大冷却
1. 개요
빅뱅 우주론에 입각한 우주 종말 가설.
2. 설명
빅 크런치와 반대되는 개념의 우주 종말로, 열적 사멸이라고도 불린다. 우주가 끝없이 팽창하며 엔트로피가 극도로 높아진 끝에 결국 모든 입자가 붕괴하고[3] 광자, 중성미자 등의 아원자 입자만 남게 되는 종말을 뜻한다. 현재 정설로서 가장 지지 받는 우주 종말 시나리오이다.[4]
이명으로 빅 칠(Big Chill, 대냉각) 또는 열적 사멸(Heat Death/Thermal Death)이 있다. 열적 사멸이라는 이명이 붙은 이유는 열 때문에 죽는다는 의미가 아니고, 열 자체가 죽는다는 것이다. 우주가 팽창하는 만큼 평균 온도와 밀도는 계속 내려가며 절대영도(0K)에 근접할 것이기에 빅 프리즈, 빅 칠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특히 이 시나리오가 열역학에서 말하는 열적 사멸로도 불리는 이유는 빅 프리즈와 열적 사멸의 진행 과정이 상당히 유사하기 때문이다. 열적 사멸은 우주의 물질이 점차 흩어지고 섞여서 어디나 다 같은 균일한 우주가 되는 것으로 별도, 은하도, 블랙홀도 없이 우주 전체가 동일한 거시적 상태인 최대 엔트로피 상태가 되는 것을 말한다.
그렇지만 우주가 진정으로 랜덤한 운동을 한다면, (즉 Ergodic하다면) 아주 긴 시간을 거치며 우주는 모든 가능한 상태를 전부 경험하게 될 것이고 그 중에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중력에 의해서가 아니라도 푸앵카레의 재귀 정리에 의해 우연히 원래 상태인 한 점에 모이는 상태도 언젠가는 거치게 되며 이를 통해 재차 빅뱅이 일어날 수 있다. 이전 우주에서 빅뱅이 일어나 다시 우주가 태어나고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는 이론은 등각순환우주론 문서로. 이런 상태가 반복되는 우주의 푸앵카레 재귀 시간은 대략 10의 10승의 10승 56승 [5]년 정도이다. 이건 현재 수준의 팽창률을 유지할 때 이야기고 팽창 속도가 천체의 이동 속도를 넘어선다면 재귀 시간이 훨씬 길어지게 된다.
중력이 다른 요인보다 강할 경우에도 빅 프리즈는 완전한 정지가 아닐 수 있는데, 확률적으로 엔트로피가 최대인 균일 분포가 중력 입장에선 최대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중력에 의해 다시 뭉치기 시작하고... 다만 중력이 제일 약하다는 게 문제다.[6]
현재의 관측 결과로는 우주가 빅 프리즈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먼 거리에 있는 Ia형 초신성을 관측한 결과 암흑에너지에 의해 우주의 팽창 속도가 느려지기는커녕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 추세가 유지된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우주의 팽창 속도는 계속 증가하여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포함된 국부 은하군[7]을 제외한 현재 인류가 관측 가능한 모든 은하들이 보이지 않게 될 것이다.
우리 우주가 빅 프리즈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인지 유독 빅 프리즈를 막을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자주 거론되지만, 우리 우주 내부의 존재가 빅 프리즈를 막는다는 것은 곧 기존의 물리법칙을 뒤집는다는 것과 같다. 즉, 제2종 영구기관이 존재해야 한다는 말인데, 과거에 흔히 생각하던 형태의 영구기관은 사실상 유사과학의 영역에 있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더군다나 아래에 언급될 빅 립과 달리 명칭이 빅 '프리즈'로 되어 있다는 점 때문에 그다지 주목을 받지 못 하는 사실이지만, 상술했듯이 빅 프리즈 역시 단순히 우주가 얼어붙기만 하는 게 아니라 기본 입자가 점점 붕괴하면서 물질 구조를 더 이상 이루지 못 하고 끝나는 상황이다. 빅 립과 물질 구조의 붕괴 과정은 다르지만 물질 구조를 더 이상 이룰 수 없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다. 설령 양성자가 붕괴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10의 40승년 부터는 가용 에너지 부족으로 인해 문명이 더 이상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후 충분히 긴 시간(
10의 10승의 26승 년 이상)이 주어지면 남은 천체들이 양자 터널링 현상으로 인해 점점 압축되어 블랙홀로 붕괴한 뒤 호킹 복사가 나타나고 열적 사멸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매체에서는 빅 프리즈가 꿈도 희망도 없는 암울한 미래[8]인 것처럼 말하지만, 어차피 멸망하는 것은 어느 쪽이든 매한가지라면 인류가 그나마 오래 살 수 있는 것은 빅 프리즈다. 우주 전체가 태양보다도 뜨겁게 타오르다 결국엔 원자핵 하나보다도 작은 크기로 뭉쳐지는 빅 크런치나 생명체는 물론이고 모든 원자핵, 쿼크까지도 갈기갈기 찢어버리는 빅 립과 달리 빅 프리즈에서는 우주가 서서히 죽어가면서 아주아주 오랫동안 유지된다. 과학 기술이 발달해서 생명을 유지할 물질과 에너지만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면 다른 두 시나리오에 비해 압도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문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양성자가 붕괴한 이후에도 포지트로늄과 같은 입자들이 다시 모여서 물질 구조를 형성할 수 있으며, 이 새로운 물질 구조로 이루어진 생물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측하기도 한다. 만일 존재한다면 지금 우리의 입장에서는 가장 단순한 단세포 생물도 수천만 광년에 걸쳐 퍼져 있는 소립자의 안개처럼 보이리라고 추측한다. 이러한 생물체가 다시 뭉쳐서 이성을 지닌 지적인 생물체를 이루려면 천문학적이라는 말로도 모자랄 만큼 까마득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사실 양성자와 중성자가 붕괴했을 정도라면 지금의 우주에 대해 알아낼 방법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한 생명체에게 우리의 존재는 마치 우리에게 빅뱅 후 10-12초 시점에 아주 작은 물질로 이루어진 지적 생명체가 존재했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위의 유튜브 영상에서 물리학자 미치오 카쿠는 우주의 열적 죽음이 오기 전에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한 점에 막대한 양의 에너지를 집중 시켜 새로운 아기 우주를 창조하고 그 우주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이 파트에서 소개된 영상은 양성자 붕괴가 일어난다는 전제하에 나온 시나리오이다. 만약 양성자 붕괴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상황은 굉장히 달라질 수 있고, 다음과 같이 전개된다. 제4천년기 이후 문서로.
서기 1정(10의 40승) 년: 인류 또는 다른 문명이 우주 공간에서 생존 가능한 마지막 시간대[9]이다. 이 시간대 이후로 사실상 블랙홀 에너지조차 사용이 불가능해지면서 모든 생명체는 완전한 종말을 맞게 된다. 물론 시간 규모가 규모다보니 그 종말의 과정은 아무리 짧아도 최소 수 조년 이상은 걸릴 것[10]이고 그 시간 동안 수 억 세대 이상에 걸쳐 굉장히 완만하게 개체 수와 가용 에너지가 줄어드는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서기 10불가사의(10의65승) 년: 암석 같은 단단한 물체를 이루는 원자와 분자들이 양자 터널 효과에 의해 재배열된다. 이 정도로 긴 시간이 지나면 모든 물질은 유리와 같은 비결정질 고체가 되어 유체의 속성을 띠게 된다.
서기 10의 1500승년: 남아있는 천체를 구성하는 원자들이 철-56으로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이때 흑색왜성은 철 별(Iron star)이 된다. 빛은 사라진 지 오래고, 이 별들은 암흑뿐인 우주를 그 뒤 붕괴될 때까지 떠돌게 된다.
서기 10의 10승의 26승 년: 철 별이 양자 터널링을 통해 중성자별이나 블랙홀로 붕괴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서기 10의 10승의 76승 년: 남아 있는 모든 물질이 블랙홀이 되는 가장 오래 걸리는 시간이다.
서기 10승의 10승의 120승 년: 마지막 블랙홀이 소멸하고 열적 사멸을 맞는 가장 오래 걸리는 시간이다.
3. 대중매체에서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 소설 《최후의 질문》에서 이 빅 프리즈로 우주가 멸망한다. 이후 나오는 종교와 과학을 결합한, 기발하면서도 충격적인 반전이 인상적.
판타지 RPG인 위쳐 3의 재앙인 백색 서리도 일종의 빅 프리즈와 유사한 것으로 설명되고 있다. 다만 단일우주가 아니라 여러 다원우주에 걸쳐 퍼져나가고 있는 게 특이한 점.
어드벤처 게임 아우터 와일즈는 빅 프리즈로 인한 우주 종말의 직전 시점에 탄생하고 지성체로 진화한 불운한 종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닥터후에서도 빅 프리즈를 최종적인 우주 종말로 설정하고 있다.
이요와의 곡 '열이상'에서 열 죽음 및 빅 프리즈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우주는 10억 년마다 셀레스티얼이 탄생해야만 우주를 지속적으로 존속 시킬 수 있다는 설정이 있는데, 셀레스티얼 중에서도 수장에 속하는 아리솀에 말에 따르면, 셀레스티얼은 막대한 에너지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존재인 만큼 셀레스티얼이 존재하지 않으면 우주가 어둠에 삼켜지고 모든 생명이 죽는다고 한다. 간접적으로나마 빅 프리즈를 언급한 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