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분심(大憤心)이 필요합니다 / 성수스님
옛날 중국의 양무제가 절을 수천 개를 짓고 금탑을 여러 군데 쌓고 했는데도 달마대사가 좋은 일을 많이 하라고 하였습니다.
그러자 양무제가 “중국 천하에 절을 많이 지었는데 내 공덕이 얼마나 됩니까?” 하고 달마대사께 물으니까 ‘소무공덕(所無功德)’이라 했어요. 터럭만한 공덕도 없다는 얘기입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상을 내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짜 열반상을 구하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도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원효대사 말씀에 ‘올 때는 빈손으로 오고 갈 때도 빈손으로 가니 진짜 가져갈 것은 뭐냐 하면 내가 일생에 잘못한 업을 지고 간다’고 했습니다.
눈만 깜빡해도 의미를 알아 인식하는 것이 화두입니다.
말의 알맹이를 척 알아들을 수 있을 정도로 공부를 해야 합니다. 불교가 융성하려면 불자들도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불법은 깨달음을 얻을 것이냐 말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20년, 30년, 60년을 살아도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른다면 삶을 헛산 것입니다.
보살과 거사들의 도가 철철 넘쳐나는 사자새끼가 되어야 합니다. 적어도 생사고해를 넘고자 하면 천하를 쥐고 흔들 수 있는 그런 기백과 용기와 분심(憤心)이 충만해야 합니다.
나와 내가 만나면 딸이 어머니 만나는 것보다, 아들이 아버지 만나는 것보다, 어느 누구를 만나는 것보다도 그렇게 좋고 반가울 수가 없습니다. 나를 외면하고 다른 물질 환경에만 끌리고 팔려서 허덕허덕하다가 진흙탕에 빠지면 어느 누가 건져 주겠습니까?
내 손으로 밥을 먹고 내 발로 걸어 다닐 때 설 땅이 어디 있는지 한번 살펴봐야 됩니다.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숨을 들이쉬고 내쉬기 전에 해결하겠다는 단호한 결심을 가지고 불도는 왜 닦아야 하는지, 또 누구를 위해서 닦고 무엇 때문에 불도를 닦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우물쭈물 미루다 보면 수만 겁이 지나도 불도와의 거리가 멀어질 뿐입니다. 그래서 발심이 중요한 것입니다. 발심을 하고 나면 ‘쇠뿔을 단김에 빼라’는 속담처럼 대분심(大憤心)이 필요합니다.
불도는 익혀서 연습하는 게 아니고 ‘이것이냐’ 혹은 ‘저것이냐’를 일도양단하는 것입니다.
1초도 늦추지 말고 용기와 분심을 내어 수미산을 뛰어넘어야 비로소 불도의 맛을 조금 알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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