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신라면배]
25일 아침은 화창했다. 뿌연 안개에 우울한 빗줄기를 떨어뜨리던 하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루 만에 방긋 웃는다.
퉈지아시 3단의 연승을 저지하고 가뿐한 모습을 보인 강동윤 8단은 왕성한 식욕을 자랑했다. 대회관계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같이 한 강동윤 8단은 사골 우거지탕을 시켜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뚝딱 비웠다.
잠은 푹 잤어요? 하루도 쉬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바둑이라 피곤할 것 같은데요. 잠은 편하게 잘 잤는데 꿈이 좀 안 좋았어요.
무슨 꿈을 꿨는데요? 지는 꿈을 꿨어요. 뭐 꿈은 반대라니까 큰 걱정은 안 들어요.
지는 꿈을 꿨으면 좀 뒤숭숭할 만도 했지만 강동윤 8단은 그런 것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며 하얀 치아를 드러낸다.
저녁때는 뭐했어요? 바둑 연구만 하다 보면 심심할 것 같은데 요즘 스타크래프트는 잘 안 하나 봐요? 예전엔 많이 했는데 요즘은 잘 안 해요. 스타도 많이 하다보니 조금 지겨운 감이 있죠. 차라리 워 크래프트를 하는 게 좋아요.
강동윤 8단은 바둑기사들 사이에 손에 꼽는 스타 크래프트 고수다. 홍성지 7단이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고 있고 강동윤 8단도 그에 못지않다고 얼핏 들어봐서 살짝 질문을 던져봤다(참고로 강동윤 8단의 주종족은 저그고 세 종족 모두 잘 하는 멀티 플레이어다).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모두들 점심식사를 모두 마쳤다. 대국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아 더 이상의 질문은 곤란할 것 같아 자세한 얘기는 현장인터뷰로 돌린다. 강동윤 8단의 모습을 보니 2연승 정도는 충분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