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일은 초등학교 위장전입 문제로 같은 아파트 주민들이 범법자가 되거나 협조자가 되고, 1차와 2차 아파트 주민간 갈등과 주민 자치 센터의 행정력 낭비 등을 초등학교 배정 자체를 합리적으로 바꿈으로서 해결하였다. 교직의 경험을 살려 교육청 장학사를 설득해 오로지 나 혼자만의 힘으로 해낸 일이다. 나중에 나의 업적에 숟가락을 얻는 사람이 있어 주민들은 내막을 오해하기도 하지만 정치인들이란 본디 그런 존재이니 굳이 해명하고 다니지 않았다.
대신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아파트를 농락하지 못하도록 선거관리위원회 일을 하면서 엄격한 중립을 유지하였다. 선거관리위원회 위원들은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유력 후보 둘을 각각 지지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한 후보 쪽의 지지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그 후보에 유리한 방향으로 일이 진행되었다. 누가 누구의 지지자인지 100%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두 파로 나뉘어진 것과 한 쪽의 지지자가 많은건 100% 확실한 증거가 있었다. 두 후보가 모두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가 어떤 일을 하는지를 알고 사석에서 표를 냈기 때문이다.
두 후보의 압력을 받으면서도 그런 더러운 꼴을 두고 보지 못하는 나는 엄격하게 중립을 유지하며 공평한 방향으로 선거관리위원회를 이끌고 갔다. 항상 내 말이 맞으니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은 언제나 내 의견대로 진행되었다. 그렇게 단 한번의 아파트 회장 선거를 완벽하게 공평하게 치러내고 나는 선거관리위원회를 탈퇴하였다. 공평한 사람은 언제나 모두의 공적이 되는지라 그 어떤 현실적 이익도 없이 내 건강만 상하는 길을 계속 갈 수는 없는 일이었다.
대신 나는 통장의 직위를 이용해(뒷 돈을 받지 않는다는 가정하에 서울에서는 통장이나 동대표가 한낱 심부름꾼에 불과하지만 부산에서는 주민들에게 의무도 요구하는 한 동네의 지도자였다.) 몇몇 동대표를 설득해 입주자 대표회의 임원진을 뽑을 때 힘의 균형을 이루어주었다. 인간들은 힘의 균형이 깨질 때 강자에 속한 존재는 누구나 악인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파트 발전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 발생한 리모델링 추진 위원회와 입주자 대표회의의 충돌도 나의 중재로 평화를 찾기도 했다.
그때 알게 된 동대표 중 하나가 의정 갈등으로 사망했다는 소식을 어제 접하고 충격을 받는다. 경제적으로 가장 잘 사는 동대표로 소문난데다 나름대로 아파트를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는 자부심을 엄청나게 표를 내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그가 찬 물을 먹고 장이 꼬였는데 수술을 하러 간 병원에 준비가 부족해서 다른 병원으로 이동하다 장이 썩어 사망하였단다. 너무 쉬운 수술인지라 의정 갈등 상황이 아닌 평소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금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는 유일한 동대표가 말을 한다.
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대책없이 무조건 지르고 보는 정치인들이여! 그대들은 그대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기는한가?
부디 잘못 알고 전달한 말이기를 바란다.
PS : 이 글을 지인들하고 공유했더니 자기 아는 사람도 이번 의정 갈등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해 죽었다고 하는 지인들이 상당수 등장한다. 두려운 일이다. 그런데 왜 언론에는 이런 뉴스가 나오지를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