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뉴스1 2013-2-7
러시아, 쿠릴열도에서 대규모 군사훈련...日반발 불가피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러시아가 일본과 영토 분쟁 중인 쿠릴열도(일본명 북방영토)에서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RIA노보스티 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일본의 '북방 영토의 날'을 이틀 앞두고 러시아가 쿠릴열도에서 군사훈련을 감행함에 따라 일본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북방영토 문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지난 1981년부터 해마다 2월 7일을 '북방영토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군 당국은 전날 부터 쿠릴열도에서 태평양 함대 소속 함정들과 공군 전폭기 등 육·해·공 합동 대규모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알렉산드르 고르데예프 동부군관부 대변인은 "기관포 부대와 태평양함대 전력, 공군 및 방공부대 등 병력이 훈련에 동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에는 1000여명의 병력과 300대 이상의 군 장비 등이 동원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군 총 사령부는 이번 훈련이 정기 군사 훈련의 일환이며 재난상황에 대비한 물자 보급 훈련과 조난 선박 구조 작전 등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 훈련이 실시되는 지역에 대한 구체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과 러시아는 쿠릴 열도의 에토로후(擇捉), 쿠나시리(國後), 시코탄(色丹), 하보마이(齒舞) 등 쿠릴열도 최남단 4개섬에 대한 영유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 4개 섬은 1905년 러·일전쟁의 승리로 일본이 차지했다가 이후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망하자 러시아(구 소련)로 넘어갔다. 일본은 쿠릴열도를 '북방영토'라고 일컬으며 러시아에 '4개섬 일괄 반환'을 요구해왔다. 러시아 또한 2차 대전 후 국제적 합의에 따라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다며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훈련에 대해 요미우리 신문은 러시아가 이달 중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인 모리 요시로(森喜朗)전 총리와의 회담을 앞두고 북방영토의 실효지배를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모리 전 총리는 이달 내 아베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에게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고 오는 4~5월께 아베 총리의 러시아 방문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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